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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를 할퀴는 공언(空言) [thebell note]

김선영 기자공개 2021-04-08 08:14:37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08: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쌍용자동차의 회생 개시 결정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운명의 갈림길에 선 현시점에 돌연 백기사를 자청하는 인수 의향자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주인이 나타난다면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저 공언(空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한 인수 의향자는 쌍용차 측과 단 한마디의 협상조차 없이 돌연 법원에 투자의향서부터 제출했다.

채권단과의 협상이 필요한 쌍용차의 현주소조차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 투자의향서 제출 소식을 기자로부터 전해 들은 쌍용차는 그제야 사실 확인에 나섰다.

인수 의향을 밝힌 여러 기업은 자금 능력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부는 쌍용차의 장밋빛 미래를 계획하며 미국 시장 진출 포부까지 밝혔다.

하지만 당장 회생 진입을 앞둔 쌍용차의 현실에는 무관심한 듯 하다. 공식적인 자금 증빙과 회생계획안 제출 계획은 불투명하다. 구체적인 인수 절차를 차일피일 미뤄온 HAAH와의 협상과 다를 바 없다.

쌍용차 내부 관계자는 HAAH의 결정만을 기다리며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채권단협의회가 개최된 ARS 기간 인수 의향을 밝히는 곳은 없었다. 사실상 HAAH의 결정에 쌍용차의 운명이 맡겨진 채 협상은 공전을 반복했다.

결국 새로운 인수자는 없었다. 쌍용차의 회생 신청서 제출 계획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HAAH 역시 "인수 의향엔 변함없다"고 답했다. 1년 남짓한 시간동안 의향만 밝힌 채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여러 인수 의향자의 등장에도 쌍용차의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 시장의 관심이 쌍용차에 쏠리자 기다렸단 듯이 인수를 추진하겠다던 이들에게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쌍용차는 회생 진입 이후 협력사와의 거래 관계를 잃는 것은 물론 상장폐지 위기에도 처해있다. 인수 의사가 충분하다면 당장 쌍용차와의 협상에 나서야 한다.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 P-플랜 진입을 고민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쌍용차의 존폐에 수많은 직원과 하청업체의 운명이 걸려있다. 절박한 쌍용차의 운명을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는 불상사는 없길 바란다.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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