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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l Story]진흥기업 채권단, 주식매각 성공 이면에 '오세훈 훈풍'목표수량 빠르게 소화…유통주식수·거래량↑, 블록딜도 성공 기대

김현정 기자공개 2021-04-12 07:58:33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9일 10: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흥기업 채권단이 장내매도 목표 물량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오세훈 테마주' 효과가 자리잡고 있었다. 서울시장 선거가 시작되면서 진흥기업 주식이 급작스레 오세훈 관련주로 부각된 덕분에 성공적 매도가 이뤄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사실 채권단이 올 초 엑시트 계획을 수립했을 당시만 해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후보가 실제 서울시장 당선까지 된 상황이다. 덕분에 채권단이 향후 구상 중인 진흥기업 주식 블록딜 매도 전략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진흥기업 채권단이 지분 매각 추진 재논의를 본격화한 건 지난해 말이다. 이들은 2012년 진흥기업 워크아웃 기간 무담보채권의 출자전환으로 진흥기업 주식 44.11%를 보유해왔다. 우리은행이 가장 많은 25.29%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KDB산업은행(7.59%), 하나은행(4.19%), 신한은행(3.04%), 국민은행(2.78%) 등이 진흥기업 주식을 갖고 있다.

채권단은 2019년 초 진흥기업이 7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0년 말까지 주식을 정리해야 하는 미션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효성중공업이 지분 48.19%를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2대주주 지위 확보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2022년 말까지로 매각 기한을 연장해줬다.

작년 7월 두 번째 매각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자 채권단은 전략적투자자(SI)에게 지분을 통으로 넘기려는 기존 방안은 현실성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이후 작년 12월 쯤 채권단 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은행 측에서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SI로의 일괄 매각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쪼개 파는 것을 고려해보자는 의견을 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올 초 들어 지분 매각 전략을 전면 새롭게 짰다. 큰틀에서 재무적투자자(FI)에게 지분을 매도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투자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FI들에게 블록세일로 지분을 넘기기에는 진흥기업의 장중 주식 거래량이 너무 적었다. 풀려있는 주식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영향이었다. 효성중공업과 채권단 지분을 제외하고 장중에서 거래 중인 지분은 7.7% 가량에 불과하다. 장중에 풀려 있는 주식이 적은 탓에 일일거래량도 그만큼 낮다는 게 채권단 판단이었다.

채권단은 FI가 추후 엑시트할 여건을 미리 만들어놓는 쪽으로 전략 방향을 잡았다. 일평균 거래량 목표를 100만주 정도까지 늘리는 게 목표였다. 이를 위해서는 유통주식수를 늘릴 필요가 있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유통 물량 확대를 위해 주식 일부를 우선 매도해 유통량을 늘려놓고 2차적으로 블록딜 할 FI를 찾기로 했다.

채권단은 3월 초 최종 결의를 마치고 준비를 시작해 3월 말부터 주식 매도에 들어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진흥기업이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기 시작한 것이다.

진흥기업이 오세훈 테마주로 분류된 건 오 시장이 과거 서울 시장 재임 당시 추진한 ‘서해비단뱃길’의 관련 사업자 중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서해비단뱃길은 서울 한강과 경인아라뱃길을 연결하는 사업이었다. 2009년 당시 진흥기업은 경인아라뱃길 제2공구 사업자로 선정돼 한강 인공섬프로젝트를 맡았다. 다만 서해비단뱃길 사업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에 접어든 뒤 철회됐다.

작년 말까지도 2000원 초·중반 선을 맴돌던 진흥기업 주가는 오 시장의 출마 선언 뒤 가파르게 올랐다. 그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3월 말경에는 장중 한 때 4495원(3월 24일)을 찍기도 했다.

채권단은 당초 장내매도 목표물량을 3~6개월 정도에 걸쳐 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오세훈 효과로 진흥기업 주식에 대한 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목표 물량 대부분을 단 열흘만에 파는 데 성공했다. 현재 속도라면 남은 물량도 2개월 내에 시장에서 모두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일일거래량도 채권단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늘었다. 최근 들어 장중에서 하루 동안 거래되는 진흥기업 주식 물량은 200만~400만주에 달한다. 선거 이슈도 있지만 시장에 채권단 물량이 대거 풀린 덕에 거래가 더욱 활발해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 풀려 있는 주식수가 기존 1000만주(7.7%)에서 채권단 지분 매각 후 1700만주(13%)까지 늘었다.

채권단의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 금액도 예상보다 많아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 계획에 따라 진흥기업 경영정상화 작업을 추진하고 역할을 다 했지만 지분 매각이 원활치 않아 속앓이를 해왔다"며 "꾸준히 준비하고 계획했던 과정이 있어 최근의 운도 따라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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