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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상속세 점검]'이건희 컬렉션' 왜 기부를 선택했나①국가·지자체 기증분 전액 공제…그외 작품 다수 남아 있어, 재단 출연시 여전한 부담

이민호 기자공개 2021-05-06 13:11:35

[편집자주]

‘이건희 컬렉션’이 삼성가(家) 상속과정에서 이슈화되면서 미술품 상속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려진대로 국가와 지자체에 기증되는 작품 외 삼성문화재단 출연이나 유족 상속분이 여전히 남아 있어 미술품 상속 이슈는 현재 진행형이다. 더벨은 현재의 미술품 상속제도를 살펴보고 그 근간이 되는 시가감정의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5월 03일 13:3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이 ‘이건희 컬렉션’ 작품 대부분을 국립기관과 지자체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결정한 건 상속세 절감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다. 그룹 계열사 지분 상속에 대한 세금 부담이 큰 상황에서 국가·지자체·공익법인 기증분에 대해 상속세를 매기지 않는 현행 상속세법은 절세의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건희 컬렉션 모두가 국가와 지자체에 기증된 건 아니다. 여전히 갈무리가 지어지지 않은 컬렉션 일부가 남아 있다. 국보인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나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등 서양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남은 소장품은 공익법인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에 출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상속세를 부담하지 않으면서 삼성 일가 외부로의 작품 유출을 사실상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미술품 상속 이슈가 다시 한번 불거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남긴 대목이다.

◇’이건희 컬렉션’ 국가·지자체 대부분 기증…미술·세무업계 “예상 외”

최근 유족은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대부분인 2만3000여점을 국립박물관 및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립기관과 광주시립미술관·전남도립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에 기증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이 생전 심미적으로나 학술적으로나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고가의 미술품 수집에 애착을 보이며 타계 이후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이들 작품의 향방에도 미술업계와 세무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국가나 지자체에 대한 기부분은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비과세재산가액으로 분류돼 총상속재산가액에서 전액 제외된다. 삼성의 경우 국립기관과 지자체 미술관에 대한 미술품 기부분이 비과세재산가액이 된다. 상속세율이 매겨지는 상속세과세표준은 비과세재산가액 제외 이후 산출되기 때문에 기부분에 대해서는 절세의 효과가 있다.

이 회장 소장품 대부분을 국립기관과 지자체 미술관에 기증한다는 발표 이후 미술업계와 세무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 작품의 감정시가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굳이 상속받아 세부담을 늘릴 필요가 없다면 공익법인 형태인 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삼성미술관 리움(리움미술관)이나 호암미술관에 기증할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이는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분도 국가나 지자체에 대한 기부분과 마찬가지로 총상속재산가액에서 전액 제외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공익법인에 대한 출연분은 과세가액불산입액으로 분류되는 것만 다를 뿐 공제되는 계산 단계도 비과세재산가액과 동일하다. 물론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 일부 작품이 기증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국립기관이나 지자체 미술관에만 소장품 전부를 내놓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익법인 출연분 전액 공제…외부 유출 방지 효과

리움미술관이나 호암미술관에 출연하면 삼성 일가 내부에 미술품을 지켜내면서도 동시에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점이다. 이들 미술관을 운영하는 삼성문화재단은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공익법인법)을 근거로 하는 ‘주인이 없는’ 비영리 법인이다. 삼성문화재단에 출연할 경우 유족이 소유권을 가질 수 없는 것도 맞다.

하지만 1965년 삼성문화재단 설립 이후 총수인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순서로 이사장직을 맡아온 만큼 사실상 지배력은 삼성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월 이사장직을 내려놨지만 삼성 일가의 품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욱이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4.68%), 삼성화재(3.06%), 삼성SDI(0.58%), 삼성전자(0.03%) 등 그룹 계열사 지분을 일부 보유해 지배구조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익재단이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5% 미만으로 보유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이를 이용해 공익법인을 재벌 일가가 사유화하는 경우 문제가 돼왔다는 점은 부담이다. 미술품의 경우에도 공익법인 출연분을 이용해 사적이익을 추구할 경우 상속세 면제의 이유인 공익재산화에 배치된다. 세무당국이 재벌 출자 공익법인 출연분에 대해 사후관리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런 이유가 크다.

때문에 이 회장 유족의 국가기관과 지자체 미술관에 대한 일부 기증 결정은 이같은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은 이번 결정을 발표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출자 공익법인에 대량 출연할 경우 오히려 간접적인 탈세의 수단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일부 소장품 상속 여지…최고세율 50% 부담

일부 소장품은 기증 없이 이 회장 유족이 상속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상속 작품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술품 상속분은 계열사 지분이나 부동산 등 다른 상속재산과 함께 별도의 공제 없이 상속세과세표준에 그대로 반영돼 세율이 매겨진다.

상속세율에는 10~50%의 5단계 초과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상속세 과세표준에서 △1억원 이하 10% △1억원 초과 5억원 이하 20% △5억원 초과 10억원 이하 30% △10억원 초과 30억원 이하 40% △30억원 초과 50%가 각각 누진적으로 매겨진다.

이 회장 유족은 납부해야 할 총 상속세가 1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상속세율 최상단인 50% 구간에 해당한다. 상속 미술품 평가는 세법상 시가를 따른다. 미술품을 상속받으려면 시가의 절반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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