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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통매각 결정에 좁혀진 인수후보군카드사·저축은행 등 단독참여 부담, 금융지주 컨소시엄 등장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1-05-11 07:32:26

이 기사는 2021년 05월 1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인수 후보군도 자산관리(WM)사업에 관심이 큰 금융지주사 쪽으로 좁혀졌다는 관측이다. 통매각을 하게 되면 인수 실탄도 클 수밖에 없어 사실상 금융지주사 외에는 뛰어들기가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소비자금융부문을 WM-카드 등 사업별로 '분리매각'할 경우 원매자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수도권 점유율을 높여야 하는 지방은행부터 사업다각화를 꾀하려는 저축은행, 외국계은행까지 광범위한 잠재인수 후보들이 거론돼왔다. 신규 카드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목적으로 보험사, 증권사 등도 뛰어들 수 있을 거란 관측도 있었다.

특히 동종업계인 카드업계의 관심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카드는 미국 영업방식을 그대로 접목한 만큼 리볼빙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연체율 관리도 우수한 편으로 여겨지기에 고수익 우량 자산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특히 2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드사 중심으로 물밑경쟁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 수를 늘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경쟁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씨티카드의 회원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개인과 법인이 각각 104만8000좌(계좌)와 4만8000좌로 집계됐다. 카드사업부문의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충성도 높은 고객이 대다수여서 무시할만한 수준은 아니란 해석도 있다.

무엇보다 카드사업만 떼어낼 경우 인수 가격 부담이 줄어든다. 한국씨티은행의 예상 매각가는 1조8885억~2조5181억원 수준이다. 한국씨티은행 순자산 6조2953억원에 최근 은행·금융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0.3~0.4배를 적용해 산출한 값이다. 카드 사업만 분리하면 매매가격이 크게 내려가 매각도 비교적 수월해질 수 있다.

그러나 '통매각' 방식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거래가격 부담에 저축은행이나 보험사 등의 단독 참여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KB금융, 신한금융, DGB금융 등 여력이 큰 규모의 금융지주 정도가 인수 의사를 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잉여자본을 쌓을 것을 주문하고 있어 우량한 금융지주라 할 지라도 M&A에 전략적투자자(SI)로 단독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거래대금이 조 단위에 달할 경우 금융당국의 M&A 인허가 여부도 불확실하다는 평이다.

결국 컨소시엄을 꾸려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이다. 카드사, 저축은행, 은행지주 등 다양한 업종이 합종연횡을 이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실사만으로도 WM, 카드 자산 현황을 들여다볼 수 있고 상당한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한국씨티은행이 "통매각을 우선 고려하고 있지만 매수자의 상황에 따라 출구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KB금융의 행보가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경쟁사 대비 WM부문 후발주자로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반면 씨티은행은 국내 은행업에 WM을 처음으로 도입한 곳이다. 프라이빗뱅커(PB) 노하우와 인프라가 상당한 만큼 M&A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KB금융은 무엇보다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한 WM사업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국민은행과 KB증권을 한곳에 합친 WM복합점포 74곳을 운영 중이다. 씨티은행은 서울 반포, 청담 등 알짜 지역 8곳에서만 WM센터를 운영 중이라 흡수하게 되면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다.

OK금융그룹 역시 꾸준히 거론되는 잠재 후보자다. 그동안 최윤 OK금융 회장이 종합금융그룹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쳐온 만큼 은행 매물에 대한 관심도 클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OK금융은 OK저축은행, OK캐피탈, OK신용정보, 아프로파이낸셜대부, OK F&I대부, OK데이터시스템 등 계열사를 확보한 상황이다. 그룹 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이라면 추후 열어놓고 검토할 의지가 있다는 점도 표명한 상태다.

다만 시기상조라는 상반된 관측도 있다. 일단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계열사로 남아있어 대부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의 은행업에 대한 의지가 최근에는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도 들린다"며 "물론 관심은 있지만 금융당국의 인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도 수도권 거점 확보를 위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자본효율성 등을 고려했을 땐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그외 신한금융 등 일부 금융지주도 스터디 차원의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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