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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투자하자"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SI 러브콜 후순위투자 두고 신세계·롯데·넥센·카카오 등 각축

조세훈 기자공개 2021-05-27 10:36:33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6일 12: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추진하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인수에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골프패션 업체를 비롯해 골프채·골프공 등과 연결되는 소재 기업 뿐 아니라 유통 대기업들도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해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10년 전 아쿠쉬네트(타이틀리스트)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둔 휠라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다. 센트로이드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 SI와 협의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센트로이드는 복수의 국내 대기업과 후순위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 센트로이드는 1조9000억원 규모의 인수자금을 △에쿼티(6000억원) △메자닌(3000억원) △인수금융(9000억원)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중 1000억~2000억원을 국내 SI로부터 후순위로 투자받겠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현재 테일러메이드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은 신세계, 롯데, 카카오, 넥센 등이다.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그룹은 단순 유통이 아닌 유명 골프 브랜드를 확보해 차별화를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잔뜩 움츠려들 때에도 골프용품 판매는 증가추이를 보였다. 유통 핵심 제품군으로 만큼 미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국 골프산업 분석기관인 골프데이터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골프용품의 소매 판매액은 28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최근 15년 만에 최고치다. 여기에 한국 골퍼들은 1인당 골프 장비와 의류 지출 비용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골프 판매 라인업을 강화하며 골프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해왔다. 이마트와 SSG닷컴은 올 초부터 골프용품 행사를 시범 운영했으며 봄맞이 골프 대전에서는 국내외 골프 브랜드의 신상품을 선보였다.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유명 골프의류 브랜드인 제이린드버그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대규모 복합 쇼핑센터에 테일러메이드의 의류·장비 매장과 골프 레저 시설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포인트가 많다.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고급 골프 시장에 손쉽게 진출, 골프용품 판매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유통 공룡인 신세계, 롯데가 테일러메이드 투자에 적극 나설 유인이 충분한 셈이다.

타이업업체인 넥센도 출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합성고무 재질인 폴리부타디엔은 타이어의 필수 소재이지만 골프공의 주 원료이기도 하다. 일본 브리지스톤, 영국 던롭 등 해외 타이어업체들은 골프공 생산에 적극 뛰어들어 사업을 다각화했다.

넥센은 '세인트나인'이라는 골프공·골프용품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지만 브랜드파워가 다소 약하다.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힘을 보탠 뒤 골프공 사업을 연계시켜 시너지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현재 세계 골프공 시장은 타이틀리스트가 점유율 46%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캘러웨이(16%)와 테일러메이드(11%) 등이 뒤쫓고 있다. 골프공 소재 분야의 시너지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만큼 넥센의 테일러메이드 투자 의지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최근 고속 성장하는 골프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주체는 스크린골프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VX이다. 카카오VX는 지난해 큐캐피탈파트너스로부터 200억원을 투자유치 받은 이후 '골프존' 따라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골프장 운영·개발사 승산의 경영권을 인수한데 이어 올해에는 스톤브릿지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라그룹이 보유한 제주 세인트포CC를 인수했다. 세계적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와 협업하면 골프장·스크린골프에 특화된 골프존과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이밖에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도 지속적으로 테일러메이드 투자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10년 전 휠라가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뒤 급속히 성장한 성공 방정식을 모방하겠다는 구상이다.

센트로이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채 투자자들과 협상해 조건을 유리하게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러브콜을 보내는 기업이 다수인 만큼 골프채, 골프공, 골프의류 등 분야별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과 손잡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테일러메이드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협조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는 투자 파트너로 낙점되는데 중요한 평가지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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