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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잎부터 달랐던 제주맥주

박규석 기자공개 2021-05-28 08:18:39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다. 떡잎에 양분이 충분한 식물이 잘자라는 것을 빗댄 표현으로 장래가 유망한 인물이나 기업은 시작부터 남다르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된다.

최근 크래프트 맥주업계 최초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제주맥주도 마찬가지다.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이지만 불과 6년 만에 자본시장의 높은 벽을 넘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인 만큼 향후 성장성 또한 높게 인정받으며 단숨에 업계 넘버원이 됐다. 말 그대로 ‘떡잎’부터 남달랐다.

제주맥주의 빠른 성장 비결에 대해 크래프트 맥주업계에서도 의견이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부분이 있다. 바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의 ‘미래 지향적 투자’ 전략이다. 기업에 있어 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향후 사업 환경 등을 고려한 활동인 만큼 미래 지향적 투자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제주맥주가 신생 스타트업이었다는 부분을 고려할 때 사업 초기부터 5년, 10년 이상을 내다보며 투자 전략을 수립했다는 점은 그 의미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제주맥주의 양조장은 문 대표의 성향이 잘 녹아있는 영역이다. 이 양조장의 초기 연간 생산량은 300만리터(L)로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일반적인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규모다. 현재는 수차례의 증설을 거쳐 연간 2000만리터, 국내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설비 역시 글로벌 톱3 맥주 설비 전문기업 중 하나인 독일 크로네스에서 들여왔다. 현재까지 국내 크래프트 맥주업계에서 해당 설비를 갖춘 기업은 제주맥주가 유일하다. 전 공정 자동화 설비 또한 사업 초기부터 도입됐다.

특히 공정 자동화의 경우 현재 유통 시장에 진출하는 크래프트 맥주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는 시스템이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에 차질 없이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자동화 설비가 필수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투자는 인프라 구축에만 머물지 않았다. 미래 고객 확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그는 제주도 내 맥주 사업장을 직접 돌면서 신제품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제주에 연고가 없었던 만큼 외지인 또는 외부 기업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는 동시에 미래 고객과의 신뢰를 쌓기 위해서였다.

고용 측면에서도 제주도민 채용이 중심이 됐다. 시간이 흐르자 제주맥주에 대한 제주도민의 인식은 내 자식이 다니는 회사, 친구가 다니는 회사 등으로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일부 직원들은 영업사원이 아님에도 지인이 운영하는 가게에 제주맥주의 제품을 납품시키기도 했다.

크래프트 맥주업계는 사업 모델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 전체 맥주 시장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업계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제주맥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사뿐만 아니라 크래프트 맥주업계의 성장까지도 책임진 제주맥주가 보여줄 넥스트 스텝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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