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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한달 더 검토' 불확실성 장기화…득보다 실 많다분리매각 불가피, '플랜B' 7월 윤곽…고객이탈 가속화 우려

손현지 기자공개 2021-06-07 07:40:1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04일 10: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결국 '플랜B' 쪽으로 기운 모양새다. 당초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원매자 모두 고용승계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영향이다. 이에 따라 분리매각과 단계적 폐지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출구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이 장기화된 것이어서 우려도 크다. 경쟁사들은 한국씨티은행의 고객 유치를 위해 각종 이벤트 등을 불사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딜 논의가 길어질수록 고객 이탈이 더 심화되고 철수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은 3일 이사회 직후 "7월 중 출구전략의 실행 윤곽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금융사 중 입찰 대상자를 선정하고 실사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간을 길게 잡은 건 노조와의 '접점' 찾기가 난항을 빚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국씨티은행 노조 측은 직원 고용승계·근로조건 유지를 담보한 전체 매각에만 협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혀둔 상태다. 부분 매각이나 청산 카드를 꺼내들 경우 '전면전'에 나설 것이라고 엄포를 뒀다.

한국씨티은행 경영진이 지난달 '통매각'을 우선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것도 노조를 의식한 조치였다는 게 중론이다. 당초 씨티그룹 차원에서 분리매각을 권유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고 딜 흥행을 이끌기 위한 선택이었다.

다만 노조의 요구사항은 현실적으로 '무리한' 조건에 가까웠다. 실제 비밀유지협약(NDA)을 맺고 정식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금융사들은 모두 고용승계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자산관리(WM), 신용카드, 대출 등으로 구성된 소비자금융 부문 통인수에 고용승계까지 약속한 곳은 없었다.

결국 한국씨티은행 측은 다음 논의까지 기간을 넉넉히 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전언이다. 입찰 대상자가 정해진 뒤 상세 실사와 조건 협상을 거쳐 최종 '딜'이 원만하게 이뤄진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기간 동안 노조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단계적 사업 폐지'는 직원에게도 최악의 시나리오다. 최대한 노조를 달래 분리매각 방향 선에서 타협을 보겠다는 뜻이다.

다만 속도전을 원하는 씨티은행 경영진과 노조의 이견은 쉽사리 좁혀지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경영진은 가격보다는 '신속한 퇴장'을 원하고 있다. 통매각을 원하는 잠재매수자가 사실상 나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이사회 후 사내 직원들에게 "잠재 매수자들은 인력구조, 과도한 인건비 부담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이러한 매각 제약 사항들은 당행과 금융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이기에 긴 시일을 두고 검토하더라도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논의했다"고 알렸다.

매각이 장기화되면서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도 보다 커졌다. 경쟁사들은 한국씨티은행 고객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SC제일은행은 첫 거래 PB 고객 전원에게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시작했으며 시중은행들도 VIP 고객 유치에 나섰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논의가 길어질 경우 인력구조조정과 고객자산 이전(P&A) 등 작업에 비용이 더 많이 투입될 수 있다"며 "씨티측도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우대금리 혜택을 확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경쟁사의 고객유치가 본격화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매력도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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