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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카드부문 분리매각 매력없다? '라이선스 수요 있다'미미한 M/S, 기성 카드사들 관심도 떨어져…빅테크계 금융사는 인수 이점

이장준 기자공개 2021-05-31 08:20:04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8일 08: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통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다시금 분리 매각 방안이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카드 사업부문만 떼어 팔면 포화된 카드업계에서 관심을 보일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신용판매 시장점유율(M/S) 자체가 미미해 투자 가치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럼에도 카드업 라이선스 자체에 대한 수요는 존재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빅테크계 금융사의 경우 기존 인프라도 없는 데다 뱅킹이나 페이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다음달 3일 이사회를 열어 소매금융 매각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통매각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나 선뜻 인수 의지를 내비치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오랜 저금리 기조에 은행 업황이 크게 약화했고 씨티은행 특유의 고비용 인력을 감당하기 어려운 탓이 크다.

통매각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시장에서는 카드 부문 분리매각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씨티카드는 전업계가 아닌 씨티은행 내 영업부문이다. 이를 별도의 법인으로 분사한 후 매각하거나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씨티카드만 따로 매각한다면 기존 사업을 영위하던 카드사가 원매자가 될 수 있다. 국내 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에 오가닉(organic) 성장만으로는 고착화된 M/S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M/S 기준 업계 4위인 현대카드가 잠재 원매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위권과는 격차가 크지만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2위권 경쟁에서는 아직 한 발 밀리는 양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대카드는 씨티카드 인수를 검토했으나 의사결정 단계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초기에는 검토한 바 있지만 최종적으로 의사 없음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검토 단계를 넘어 실제로 인수전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씨티카드의 M/S 자체가 미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업계 카드사와 카드업을 영위하는 은행 등 19개사 중 씨티카드의 신용카드 이용금액(개인·법인카드 일시불 및 할부 이용금액 기준) M/S는 작년 말 기준 1.52%에 그쳤다. 자체 가맹점 망이 없어 사실상 카드 발급사 역할에 그친다는 점도 명확한 한계로 꼽힌다.

실제 인수까지 이어지더라도 씨티카드가 확보한 M/S를 그대로 흡수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매각과 동시에 고객 이탈이 불가피하고 씨티카드만을 사용하는 단독 고객이 드물기 때문이다. 아울러 씨티카드가 혜택이 크기로 유명했던 만큼 마일리지 충당부채도 상당할 것이란 후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씨티카드는 가맹점이 탄탄하고 호텔, 마트, 백화점 등 캡티브(captive) 시장을 아우르는 롯데카드와 비교하기에는 성격이 너무 달라 기존 카드사에게 인수 메리트는 크지 않다"며 "시장에서 거론되는 씨티카드 몸값인 4000억원을 차라리 마케팅에 들인다면 M/S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씨티은행 입장에서 카드 부문 분리 매각이 무의미한 시도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씨티카드의 고객에 집중하기보다는 신용카드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같은 빅테크계 금융사가 대표적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신용카드 겸영업무를 할 수 없다. 또 이미 시장에 플레이어가 많은 만큼 추가 인가에 대한 필요성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최근 지급결제 시장에서 변화가 빠르고 카드업계가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정부로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카드업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업이 뱅킹이나 페이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씨티카드가 구축한 시스템과 노하우를 가져온다는 관점에서는 충분히 인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도 "카카오뱅크가 신용카드업을 영위하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데 기반이 없는 상황"이라며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문제이기는 하나 씨티카드를 인수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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