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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HMM 매각하면 누가 원매자로 나설까 현대차·포스코·CJ·HDC 등 잠재 후보…해운업 강화 SM그룹, 2017년부터 산은에 '러브콜'

고설봉 기자공개 2021-06-22 07:46:1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1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HMM 매각(M&A)을 본격화 하면 원매자로 누가 나설까. 지난 14일 이동걸 산업은행회장이 HMM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교환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에선 이르면 연내 M&A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원매자로 누가 나설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HMM의 시총은 6월 18일 종가기준 15조3354억원을 기록 중이다. 시가총액순위는코스피 27위로 높다. 산업은행의 HMM 지분율이 CB 전환 후 24.99%에 다다를 전망이어서 단순 계산만으로도 인수가는 3조8323억원이다. 웬만한 자금력으로는 선뜻 인수에 나설 수 없을 만큼 무게감이 있다.

더불어 산은의 지분과 함께 해양진흥공사(3.44%)와 신용보증기금(6.06%) 등 정부측 지분을 추가로 인수해 경영권을 강화하려면 추가로 1조4569억원이 필요하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주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해운업이 호황기에 막 접어든 만큼 향후 HMM의 몸값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형 M&A 막 올랐다…'현대차·포스코' 인수 후보군 거론

대형 M&A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투자은행(IB) 업계와 재계 등에서는 인수 후보군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인수자금 동원력은 물론이고 HMM 인수 뒤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을 만큼 재무여력도 탄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인수 뒤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해운업 호황기에 올라탈 수 있을 정도로 기존 영위하는 사업군과 시너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시장에서는 이미 몇 곳의 대기업집단을 잠재 인수 후보자로 지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과거부터 HMM 인수를 노렸던 SM그룹과 CJ그룹도 잠재 원매자로 이름이 거론된다. 의외의 곳들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이다. 2019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을 만큼 사업 다각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우선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수출과 각종 물류 SCM(공급망관리)를 위해 물류업을 키우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동북아, 동남아, 북미, 중남미, 유럽, 동유럽, 아랍,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생산공장과 물류·판매 시설을 갖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다. 이러한 각 거점들을 연결하고 효율화 할 수 있는 SCM을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SCM 체계에서 핵심은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는 미주·유럽·중국을 3대 축으로 완성차와 부품을 조기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SCM 체계는 아직 미완성 단계다. 핵심 수단인 해운업이 빠졌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모듈화해 조립라인을 간소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천문학적인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단점은 자동차 부품이 대부분 부피가 큰데다, 모듈화까지 진행해 부피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품 모듈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해운업이 필요하다. 해운업은 대량 운송이 가능하고, 부피가 큰 화물을 운송하는데 최적화 돼있다. 하지만 최근 해운업 공급량 부족으로 운임이 상승하고, 제때 배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HMM 인수 필요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포스코는 최근 들어 HMM 인수 후보군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포스코는 자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물류업 확대를 노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종합상사의 기반 위에 자원개발 등 굵직한 해외사업을 추진한다. 종합상사와 자원개발 모두 해상운송이 뒷받침되면 시너지가 큰 사업이다.

더불어 포스코의 주력인 철강산업도 해운업과 뗄려야 뗄 수없다. 포스코는 원재료와 완성품을 모두 선박을 이용해 수출입한다. 원재료는 벌크선으로, 완제품은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으로 운송한다. HMM이 현재는 컨테이너부문만 남았지만 과거 벌크선부문도 규모가 컸다. 포스코로서는 충분히 인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

더불어 선박 건조의 주 재료인 후판을 포스코에서 직접 생산한다. 일반적으로 선주들은 선박 발주시에 조선소에 선박의 스펙은물론 재료까지 꼼꼼하게 주문한다. 원하는 제품을 사용해달라고 요구한다. 포스코가 HMM을 인수하면 조선소를 뺀 수직계열화가 만들어진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유일의 원양선사라는 이점과 최근의 밸류 상승, 향후 경기 전망 등등에서 인수가치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자금여력이 되면 무조건 인수전에 뛰어든다는 게 공통적인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운업 시너지 SM그룹, 글로벌 물류사 도약 CJ그룹, 사업 다각화 HDC그룹

SM그룹의 경우 2017년부터 꾸준히 HMM M&A를 정부에 건의해 왔다. SM그룹은 옛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해 자회사 SM상선을 출범시켰다. 이후 ‘국적 원양선사 통합’을 요구하며 정부에 HMM 인수를 건의했다. 양사를 합해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을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SM그룹은 SM상선과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3개의 해운사를 보유한 해운그룹이다. 과거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해운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미 국내 4대 벌크선사인 대한해운과 국내 3위 컨테이너선사인 SM상선 등이 있는 상태에서 HMM이 SM그룹에 편입된다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HMM의 초대형선 함바다호 진수식. 사진제공=HMM
CJ그룹은 CJ대한통운을 중심으로 글로벌 종합 물류기업을 꿈꾸는 곳이다. CJ대한통운은 국내 최대 종합물류기업을 넘어 아시아 시장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아시아지역에 걸친 자체 일괄 물류네트워크와 사업역량을 갖추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 톱(TOP) 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왔다.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주요 거점별 현지 물류사를 인수해 글로벌 물류체인을 구축해왔다. 동북아는 물론, 동남아, 중앙아시아, 유럽, 북미 등지에 육상운송체인을 완성했다.

이렇게 구축된 글로벌 육상운송에 더해 HMM의 해상운송을 결합한면 CJ대한통운의 글로벌 물류체인은 한층 더 고도화 될 수 있다. 각 대륙별로 떨어져 있는 육상운송 물류 시스템의 연결고리가 해상운송인데, HMM을 인수하면 그 고리가 완성된다.

다크호스는 HDC그룹이다. 오크밸리 인수에 이어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만큼 건설업을 벗어나 면세점과 레저·호텔, 항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곳이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자금동원력은 HMM 인수에도 무리가 없다는 점을 증명한다.

또 HDC는 범 현대가의 일원이다. HMM은 2017년까지 현대그룹의 계열사였다. 하지만 경영 부실화와 유동성 위기로 현대그룹의 품을 떠나 산업은행 품으로 왔다. HDC가 인수전에 뛰어든다면범 현대그룹의 HMM 재인수라는 명분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재계 안팎에서는 이미 HMM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있고, 실제 스터디에 돌입한 곳들도 적지 않다”며 “채권단과 직접적인 협의 등이 오가는 것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M&A가 시작되면 곧바로 산은과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사전 준비에 나선 선 곳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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