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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점검]'세대 교체' 현대차, 이사회 발길 늘린 정의선 회장2019년 전후 출석률 변화 시작, 책임경영 강화 차원 관측…올해 절반 이상 '참석'

유수진 기자공개 2021-06-28 13:09:21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4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세대 교체'를 실감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이사회 참석률'이 꼽힌다. 정의선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인 주요 그룹사 이사회에 발걸음을 하는 빈도를 늘린 시점이 2019년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전반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정 회장은 이사회 출석률이 상당히 저조한 편에 속했다. 부친 정몽구 명예회장보단 상대적으로 나았지만 별반 차이가 없었다. 등기임원인 그룹 총수나 오너일가의 이사회 참여는 책임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이사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의 이사회 출석률은 2019년을 전후해 큰 폭의 변화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경우 2018년 27.3%에 그쳤으나 2019년 100%로 네배 가까이 뛰었다. 당시 정 회장은 연간 아홉차례 열린 이사회에 빠짐없이 모두 참석했다.


현대차만큼은 아니지만 기아와 현대모비스 이사회에도 70% 이상 출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제철만 25%로 다소 부진했다. 올해도 4월까지 출석률이 현대차 60%, 기아 50%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3사 중 가장 많이(6회) 열린 현대모비스 이사회에는 4회(66.7%)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이전과 확연히 다른 행보다. 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참석 여부 확인이 가능한 첫해(2016년)부터의 추이를 살펴보면 3년간 기아 이사회에는 아예 발길을 하지 않았다. 2002년부터 등기임원을 지내고 있는 현대모비스도 10~20% 수준에 불과했다. 그나마 3사 중 가장 출석률이 높은 현대차가 20~30%대다.


사실 현대차 오너일가는 이사회 출석률이 저조하기로 유명했다. 그나마 정 회장은 드물게라도 얼굴을 비쳤지만 정몽구 명예회장은 아예 발길을 하지 않았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이사회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전 사업연도는 관련 정보 제공 의무가 없어 구체적인 확인이 불가능하다.

경제개혁연대가 "이사회 출석이라는 최소한의 의무를 하지 않겠다면 스스로 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며 수차례 낮은 출석률을 문제 삼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2018년 현대건설에 이어 2020년 현대차, 올 3월 현대모비스 이사회에서 각각 물러날 때까지 '출석률 0%'를 유지했다.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등기임원이 이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사회가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잦은 결석은 책임경영에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회의에 참석해 안건을 심의하는 게 등기임원의 주요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수의 계열사에 이름만 올려놓고 높은 보수를 챙겨가선 안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책임경영을 명분삼아 여러 계열사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면서 정작 이사회에 불참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다수 기업의 등기임원을 겸직하는 경우 같은 날 열리는 이사회 중 일부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상장사들에 모든 이사의 출석률과 의안별 찬반 현황을 공시하도록 기업지배구조 관련 정보 제공 범위를 확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전까지는 사외이사에 대한 내용만 구체적으로 기재하면 문제가 없었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2019년 이전까지 사외이사들의 출석률만 공개했다.

이 같은 측면을 고려할 때 정 회장이 이사회 참여 빈도를 늘리고 있는 건 긍정적인 변화로 볼 수 있다. 그룹 회장이자 오너일가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이사회 멤버들과 비교했을 때 정 회장의 출석률은 낮은 편이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모두 다섯 차례 열린 현대차 이사회에 정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내·외이사 전원이 100% 출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불참'은 정 회장이 유일했다.

올해 현대차 이사회 출석 현황. <출처:기업지배구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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