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美 소송 종결로 '1타2피' 연 300억 비용 절감 추산…美 치료·미용 시장 간접 진출 효과
최은수 기자공개 2021-06-30 07:31:35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9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툴리툼 톡신 업체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소송을 끝내고 잇달아 로열티를 확보하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시장에선 메디톡스가 벌어들일 로열티 수익보다 연간 300억원으로 추산되던 법률비용 부담 해소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미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국내 사업 공백을 메울 동력도 찾았다는 평가다.메디톡스는 이달 미국 소재 바이오벤처 이온 바이오파마(AEON Biopharma Inc.)와 라이선스 합의 계약을 맺었다. 향후 15년 간 대웅제약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도입한 ABP-450의 순매출을 기준으로 한 로열티를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올해 2월엔 대웅제약의 또 다른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와 엘러간(Allergan)과 3자 합의를 맺었다. 메디톡스는 21개월 로열티와 함께 3자간 라이선스 계약을 통한 수수료 3500만 달러(한화 약 400억원)를 선급금 개념으로 수령했다.
시장은 메디톡스가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균주 분쟁과 관련한 모든 소송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매년 지출해 왔던 300억원 규모의 법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메디톡스는 소송 부담 비용을 따로 구분해 재무제표에 기재하진 않았다. 다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에 돌입한 2017년 이후 늘어난 판관비 부담을 감수해야 했다. 메디톡스의 2020년 판관비는 987억원으로 미국 분쟁 전인 2017년(476억원)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났다. ITC 변호사를 선임해 변론을 비롯한 소송 공방을 벌이기 시작한 것과도 무관치 않았다.
특히 메디톡스는 식약당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라 주력 제품 메디톡신의 국내 판매 추이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말과 올해 초 미국 소송을 종결해 법률비용 부담이 사라지자 올해 1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작년 같은 기간(99억원)보다 55억원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메디톡스가 이번 합의를 통해 미국 바이오벤처에 지분을 확보한 점도 관전 포인트다. 합의 과정에서 이온바이오파마의 지분 267만주(발행주식 중 20% 비율)를 액면가로 받았다. 에볼루스의 주식의 경우 67만2652만주를 형식적인 가격인 67.62달러(한화 약 7만5000원)에 양도받았다.
메디톡스는 이들 지분 확보로 양사 주요주주로의 요건을 충족했다는 평가다. 이온 바이오파마는 미국에 치료용 톡신, 에볼루스는 미용용 톡신을 공급하는 만큼 향후 메디톡스가 개발하는 톡신 제품 공급 등전략적 사업 확대도 염두에 둘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열티의 경우 매출액의 일부분인 만큼 기대 수익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지분 확보를 통해 경쟁이 심한 국내 시장을 미국 미용 및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간접적으로 진출한 효과를 얻은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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