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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앞둔 대우건설, '독립경영' 향방은 전문경영인 체제 및 자율성 보장에 무게…PMI 감안시 합리적 선택

고진영 기자공개 2021-07-05 09:27:59

이 기사는 2021년 06월 3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속전속결'로 진행 중인 대우건설 매각이 이르면 연내 마무리될 전망이다. 무려 12년 만에 산업은행 품을 벗어나는 셈인데 주목되는 점은 대우건설의 자율성이 얼마나 보장될지 여부다. 변수는 있겠으나 원매자들과 대우건설의 체급 차이를 고려하면 깊숙한 경영 간섭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매각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를 두고 업계서는 불발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2파전을 벌이고 있는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의 인수 의지가 상당한 데다 산업은행 측으로서도 또다시 매각 시기를 놓치는 일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낭패이기 때문이다. 500억원의 이행보증금에 붙은 몰취조항 역시 고려해야 한다.

결국 큰 이슈가 없는 한 둘 중 하나가 대우건설의 차기 주인이 된다는 말인데, 새 지붕 아래서 경영체계가 어떻게 짜일지는 또 다른 문제다. 2018년 호반건설이 인수자로 낙점됐을 때를 돌아보면 대우건설에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었다.

당시 김상열 회장이 실무진 회의를 소집해 대우건설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호반건설을 통한 우회적인 경영을 하지 않고 직접보고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미다. 독립경영 보장을 보장함으로써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불안을 최대한 잠재우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평가다.

중흥그룹이나 DS네트웍스 역시 비슷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두 회사는 전문경영인 체제인 대우건설과는 경영 방식에 간극이 상당하다. 중흥그룹의 경우 정찬선 회장 등 총수일가가 사업 전반에 걸쳐 직접 의사결정을 내리는 오너 경영체제다.

계열사 중 대우건설 인수주체로 나설 것으로 확실시되는 중흥토건은 정찬선 회장의 장남 정원주 부회장이 지분 100%를, 중흥건설은 정찬선 회장이 76.74%를 가지고 있다.


DS네트웍스도 마찬가지로 오너 중심이다. 1981년 정재환 회장의 부친이 설립한 대승실업이 모체이며 현재 정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정 회장과 인연이 오래된 김영철 대표이사가 CEO로 올라있지만 최대주주 겸 사내이사인 정 회장이 최종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모두 사실상 오너 개인의 사업적 판단이 경영 전반을 좌우하는 셈이다. 하지만 대우건설을 기존의 방식으로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덩치도 버거울뿐더러 그간 커버해온 사업분야에도 차이가 있다. DS네트웍스의 경우 국내 시행업만 해왔기 때문에 국내외 안팎 건설업을 통제할 역량이 있을지 걱정하는 시선이 적지않다. 중흥그룹도 국내 주택사업을 주력으로 큰 회사인 만큼 해외, 플랜트사업이 낯설기는 매한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우건설 인수 직후에 부서 본부장 등 실무진 인력을 물갈이하거나 인수 측 인력을 대우건설에 대거 심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전망이다. 다만 재무나 인사 등 주요 포스트에 인수회사 측 인물을 보낼 가능성은 있다.

합병 후 통합(PMI) 측면에서 봐도 독립경영 보장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대우건설 내부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에 인수된다는 점에 대한 거부감, 경영능력에 대한 의심이 널리 깔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중흥그룹이 최종 인수자가 될 경우 주택 브랜드 역시 통합없이 '각자도생'이 예상된다. 현재 중흥은 '중흥 S클래스',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를 아파트 브랜드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두 브랜드를 합칠 경우 시너지보다는 잃는 게 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노른자위 지역들은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많이 따지다 보니 고급화가 추세인데 굳이 브랜드를 합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우건설 내부에 정비사업 수주전 등에서 푸르지오 브랜드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고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통합시) 반발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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