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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출구전략 짜는 산업은행, 남은 CB '골치' 3조2800억 규모, 62만주로 전환 가능…매각 최대 걸림돌 거론

고설봉 기자공개 2021-07-05 07:39:57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2일 1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은 HMM 전환사채(CB) 주식 전환 청구권 행사로 초기 투자했던 3000억원대 자금 회수를 단번에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를 통해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까지 지분율을 끌어올려 향후 매각(M&A)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다만 여전히 남아 있는 CB가 상당 수준이어서 향후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대 2050년까지 만기가 남아 있는 영구채가 무려 3조원대에 달한다. 원매자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산은은 3000억원 규모의 HMM(옛 현대상선)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바꾸는 전환 청구권을 최근 행사했다. 이번 청구권 행사로 2016년 이후 5년여 만에 HMM에 지원했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산은이 행사한 전환가는 5000원, 전환주식 수는 6000만주다. 지난달 30일 종가 4만3900원을 적용하면 약 2조6340억원 규모다. 산은은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평가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구조조정 이후 HMM을 매각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했다. 이번 CB 전환을 통해 산은의 HMM 지분율은 24.99%로 늘어나게 됐다. 산은은 이번에 전환하는 주식을 당장 매각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선 HMM 민영화를 고려한 CB 전환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한국해양진흥공사(3.44%), 신용보증기금(6.06%) 등 관계기관 지분을 합하면 산은 측 HMM 우호지분은 총 34.49%에 달한다. 단독으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수준의 지분이어서 매각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됐다. 원매자 입장에선 산은과 정부 기관 측 지분만 매입해도 경영권 행사가 가능하다.

다만 그 걸림돌로 아직까지 남아 있는 CB가 거론되고 있다. 산은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HMM에 대규모 자금을 수혈하기 시작했다. 매분기 수천억원대 순손실을 내던 HMM의 운전자본과 각종 시설 투자금을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나눠분담했다. 4년 넘는 기간 동안 이뤄진 일이다.

산업은행은 주로 HMM의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신종자본증권(영구채) 형태로 수혈했다. 차입금으로 수혈할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져 회사의 재무구조가 망가지고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HMM은 2016년 12월 19일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영구채를 발행했고,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이를 인수하는 형태로 자금을 지원했다.

이렇게 8번에 걸쳐 조달한 자금이 총 3조5800억원이다. 이에 따른 전환 가능 주식수는 총 679만6470주다. 이 가운데 이번에 3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6000만주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미상환 CB는 3조2800억원이며 주식전환 가능 주식수는 6억1964만주다.

단순 계산으로 이번 전환한 CB보다 10배 정도 많은 규모의 CB가 상환해야할 부채 혹은 주식으로 전환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만약 산은이 현재 가지고 있는 모든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HMM 지분 70.36%를 보유할 수 있다. 영구채를 그대로 떠안는 방식으로 HMM을 인수하더라도 그만큼 갚아야 할 빚이 많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원매자로선 그만큼 HMM 내부에 남아 있는 CB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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