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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고심 끝 내놓은 기업가치 방정식 EV/Sales 평가지표에 성장률 요소 더해…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이후 첫 등장

최석철 기자공개 2021-07-06 13:34:4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05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고심 끝에 기업가치 밸류에이션 방법을 ‘성장률 조정(Growth-adjusted) 기업가치/매출액(EV/Sales)’으로 확정했다. 적자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기업가치/매출액을 기초 지표로 하되 최근 3년간 카카오페이의 매출 성장률과 조정을 거친 비교기업의 성장률 계수를 추가 적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아직 적자기업이라는 점과 금융플랫폼 기업으로는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한다는 점 등을 감안해 최적의 기업가치를 내놓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다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지표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업 고도화 단계에 따른 매출액 성장률 격차 반영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할인 전 기업가치로 16조6192억원을 제시했다. 이는 ‘성장률 조정 기업가치/매출’ 평가방법에 근거한 수치다.

해당 기업가치는 카카오페이의 2018년 대비 2021년(1분기 연환상) 매출액 성장률과 매출액을 곱한 숫자에 성장률 조정계수를 곱한 값이다. 성장률 조정계수는 각 비교기업의 EV/Sales 배수를 매출액 성장률로 나눈 값의 평균이다.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비교기업 중 매출액 성장률이 높은 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적용 EV/Sales 배수를 낮추고, 반대로 성장률이 낮은 기업이라면 적용 EV/Sales 배수를 높이는 조정단계를 거쳐 이를 카카오페이 실적에 적용한 셈이다.


주로 적자기업이 기업가치 산정에 사용하는 EV/Sales 방식을 뼈대로 하되 사업 초기 단계인 카카오페이와 성숙기에 접어든 비교기업간 성장률 격차까지 포함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향후 카카오페이의 사업이 본궤도에 안착했을 때 기업가치를 산정한 모습이다.

카카오페이와 주관사단은 이번 밸류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페이팔(PayPal Holdings, Inc.)과 스퀘어(Square, Inc.), 파그세구로(Pagseguro Digital Ltd) 등 3곳을 선정했다. 결제서비스 관련 매출 비중이 30% 이상, B2C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등을 기준으로 삼아 선별한 결과다.

페이팔과 스퀘어, 파그세구로는 모두 설립된 지 최소 10년 이상인 기업으로 성숙기에 접어든 플랫폼 회사다. 스퀘어와 파그세구로는 지난해 2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으며 페이팔의 경우 지난해 5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확보했다.

이들 비교기업의 단순 ‘EV/Sales 배수’ 평균값은 9.8배다. 다만 비교기업의 매출액 성장률이 각각 16.0%(페이팔), 83.0%(스퀘어), 24.0%(파구세구로)라는 점을 감안해 조정된 EV/Sales 배수는 44.7배로 산정됐다. 여기에 카카오페이의 매출액 성장률 83.4%를 감안한 최종 성장률 조정 EV/Sales 배수는 37.3배다.


◇국내에서 '생소한 지표' 한계...향후 플랫폼 기업가치 산정 바로미터 될까

카카오페이가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상장하는 금융 플랫폼 기업인만큼 이번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 향후 금융 플랫폼 기업의 상장 과정에서도 기업가치 측정의 바로미터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해당 방식은 국내에서는 아직 다소 생소한 지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한 차례 사용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수익이 발생하는 기업과 비교한다는 점, 과거 매출 성장률을 근거로 미래 기업가치를 산정한 점 등이 논란을 불러왔다.

앞서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등이 비교기업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에 휘말린 것과는 달리 카카오페이의 경우 기업가치 산정방식 자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카카오페이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사하게 아직 적자기업으로 성장기 단계에 있지만 현재 완숙기에 접어든 비교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삼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한 논란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다만 현재 국내에서 ‘적자 플랫폼 기업’의 최초 상장인 만큼 시장의 평가에 맡겨야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 국내에서 적용된 사례가 드문 만큼 가치산정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는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다.

금융결제 플랫폼 기업이 갖고 있는 확장성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선 특정 사업의 수익 지표를 이용하기보단 플랫폼의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아야할 필요성도 컸다.

향후 카카오페이가 투자자에게 제시한 매출액 증가율을 달성하고 상장 이후 주가 역시 해당 기업가치에 준하는 수준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기업가치평가 모델이 자리잡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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