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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필먼트 힘주는 CJ대한통운, 자신감 원천은 '네이버' [플랫폼 손잡는 택배사]②사업개시 1년3개월·입점사 10여곳, 센터 구축 속도…스마트스토어 46만 셀러 '잠재고객'

유수진 기자공개 2021-07-30 09:25:27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 중 하나는 '택배시장의 급성장'이다. 비대면 소비의 확산으로 시장이 기존보다 빠른 속도로 팽창하며 택배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들은 신규 일감 확보 및 영향력 확대 방안으로 플랫폼사와의 결합을 선택했다. 플랫폼 이용자를 잠재적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각사별 전략을 알아보고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09: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대한통운이 다음 달 용인에 콜드체인 풀필먼트센터를 가동한다. 지난 6월 경기 군포에 두번째 거점을 오픈한 지 불과 두달 만이다. 용인센터는 기존 곤지암메가허브, 군포센터와 달리 저온 제품을 보관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온도 제약이 사라지면 다룰 수 있는 제품군의 범위가 이전보다 넓어진다.

최근 CJ대한통운의 최대 관심사는 바로 '풀필먼트'다. 잇따라 센터를 오픈하고 적극적으로 고객사 유치에 나서는 등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촉발한 뉴노멀 시대 물류의 핵심 키워드가 'e-풀필먼트'와 '라스트마일'이라는 판단에서다.

풀필먼트 판매자가 제품을 센터에 미리 입고해 놓으면 고객의 주문이 들어왔을 때 물류사가 제품 선별부터 포장, 배송까지 나머지 전 과정을 처리하는 서비스다. 복잡한 물류 과정을 단순화 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물품의 이동 단계를 줄여 배송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다. 이르면 주문 이후 12시간 내에 상품 수령이 가능하다.

<출처:CJ대한통운>

사실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 사업에 뛰어든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4월 서비스 출시 후 이제 막 1년3개월을 넘겼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기간은 그보다 더 짧다. 아직 입점 업체도 10여 곳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거침없이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의 근거가 '네이버'란 해석이 나온다.

이종산업 기업인 CJ대한통운과 네이버가 손을 잡은 건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이들은 전략적 제휴설에 대해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전략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해명공시를 낸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지분 맞교환(3000억원 규모)을 결정했다. 협업 목적은 심플했다.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 강화'다.

양측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는 형태로 신뢰를 다졌다. CJ대한통운이 179만1044주를 넘겼고 네이버는 104만7120주를 건넸다. 그뿐 만이 아니다. 네이버는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 지분도 함께 확보했다. 동맹 상대가 단순 계열사가 아닌 CJ그룹이라는 얘기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들 협력의 무게감을 남다르게 받아들였다.


이때는 이미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 셀러 중 일부(5개사)가 풀필먼트 고객으로 합류한 상태였다. CJ대한통운은 이보다 6개월 전인 작년 4월 경기 광주시 곤지암 메가허브 2~4층에 첫번째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했다. 국내에서 이커머스업체가 아닌 물류업체가 서비스에 나선 최초 사례였다. 첫 손님은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입점사 LG생활건강이었다.

풀필먼트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한 건 '전략적 동맹' 체결 후다. 서로 윈윈(win-win)하는 성격이 강했다. 쇼핑사업을 강화하려는 네이버는 자체 물류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고민이 많았다. 전국으로 뻗어 있는 CJ대한통운의 배송망을 활용하면 쿠팡 등 경쟁사 못지 않은 물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걸로 기대됐다.

이전까지 네이버쇼핑 입점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택배사와 계약을 맺어 물량을 처리해왔다. 이 경우 보관센터와 서브터미널을 거쳐 허브터미널로 가기 때문에 통상 오후 3시 이전에 주문해야 다음날 배송이 가능하다. 물류 처리과정이 복잡하고 이동이 잦아 상품 파손 가능성이 높다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풀필먼트는 다르다. 물류 과정 중 두 단계를 줄여 주문부터 배송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익일 배송완료 기준으로 주문마감 시간이 밤 12시까지 연장된다. 판매자 입장에선 구매시간 연장으로 구매율이 높아지고 빠른 배송으로 단순 변심을 막는 효과도 있다.

CJ대한통운 입장는 네이버와의 맞손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네이버 쇼핑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등록한 46만명의 셀러가 잠재고객이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중개를 맡으면 그간 경쟁사들에 분산됐던 물량을 오롯이 혼자 흡수할 수 있다. 단발성이 아닌 장기고객 유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사업 안정화에 보탬이 된다.


이에 CJ대한통운은 지속적으로 풀필먼트 센터 구축에 투자를 진행해 다음달 세번째 센터(경기도 용인) 오픈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운영을 개시한 군포센터(1만1600평)는 연말까지 무인운송로봇, 포장 자동화 시스템 등 첨단 물류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두 곳 모두 곤지암 메가허브와의 거리가 1시간 정도로 가까워 서브터미널 등을 거치지 않는다.

최근 새로운 청사진도 발표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발맞춰 풀필먼트 센터를 20만평 이상 추가 확보해 서비스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지금까지 마련한 센터의 네 배 이상 되는 규모다. 이곳 역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중심으로 운영된다. 여기에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운영시스템과 AI로봇, 무인운송로봇 등 최첨단 물류기술이 적용된다.

다양한 라스트마일 서비스 제공도 고민하고 있다. 배송방식 다변화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현행 '24시 주문 마감-익일 배송' 뿐 아니라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 시간대별로 세분화된 신규 서비스 모델을 만들 방침이다. 제품별 특성에 적합한 배송은 소비자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협력을 통해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를 대상으로 기술과 인프라 역량이 집중된 다양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CJ대한통운은 안정적인 수요 확보로 미래를 위한 투자를 지속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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