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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LT그룹]희성전자와 구본식 회장 간 거래는 '윈윈'이었을까③LT삼보 5년 전 대비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구 회장, 희성전자 2대주주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29 10:39:3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6일 15: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T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LT삼보는 옛 삼보이엔씨 시절이던 2012년 수요예측 밸류에이션 불만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5년 후인 2017년 LT삼보의 최대주주인 희성전자는 구본식 LT그룹 회장(사진) 부자(父子)에 보유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 공모가격에 불만을 표시했던 희성전자는 LT삼보 매각 금액에 만족했을까.

2012년 IPO 추진 당시 밸류에이션(예상 시가총액)은 2500억원 수준이었다. 희성전자가 보유한 지분( 93.47%)을 구 회장 부자에게 매각한 금액은 4816억원이다. 희성전자는 IPO를 통해 구주매출을 시도하던 5년 전 대비 2배가량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가격에 매각하면서 상당한 차익을 거뒀다.

LT삼보 인수는 구본식 회장이 희성그룹에서 LT그룹으로 독립하는 단초가 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주식거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구 회장은 여전히 희성전자의 2대주주(16.7%)라는 점에서 2배 이상 비싼 가격을 주고 매입했어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2012년 기업가치 2500억...2017년 매각가치 4500억+@

LT삼보가 상장을 추진할 2012년 당시 수요예측 희망공모가 밴드(1만~1만2000원)에 근거한 기업가치는 밴드 하단 기준 2209억원, 상단 기준 2651억원이었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는 7000~8000원의 가격을 제시했다. 당시 발행주식총수는 2209만4820주였다.

수요예측 결과대로 상장을 진행했다면 LT삼보의 IPO 밸류에이션은 1546억원에서 1767억원 가량이다. 당시 LT삼보 최대주주였던 희성전자가 희망하는 기업가치 대비 최대 1000억원 넘게 차이가 났다. 희성그룹이 LT삼보 상장을 접은 배경이다.


5년이 지난 희성전자 측은 보유한 주식 전량을 구본식 회장 부자에게 매각했다. 매각가격은 4816억원이다. 희성전자가 보유했던 LT삼보 지분율이 93.47%(3097만9680주) 가량임을 감안하면 한주당 1만5545원에 매각한 것이다. 매각단가가 2012년 상장 당시 희망공모가밴드보다 3000~5000원 가량 높아진 셈이다.

결과적으로 희성전자는 IPO 구주매출보다 오너일가인 구본식 일가에게 매각함으로써 훨씬 더 큰 규모의 차익을 남긴 셈이다.

희성전자가 구본식 회장에게 넘긴 LT삼보의 주식 평가액은 적정했을까. 2012년 상장 추진 당시 밸류레이션 산정식은 다음과 같다.

2012년 반기순이익(148억원)을 연환산한 297억원에 당시 발행주식총수를 감안한 주당순이익(EPS)는 1078원이었다. 여기에 동종업계 주가순이익비율(PER)를 곱한 주당평가액은 1만3964원이었다.

물론 IPO를 위한 밸류에이션과 비상장사 인수합병(M&A)을 위한 평가방법이 같을수는 없다. 통상적으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에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보충적 평가방법을 이용한다. 1주당 순손익가치와 1주당 순자산가치를 3:2로 가중평균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다만 LT삼보가 2012년 IPO를 추진했고, 당시 밸류에이션의 핵심이 당기순이익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기순이익의 변화는 LT삼보의 기업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 구본식 회장 측이 LT삼보의 지분을 취득한 2017년 직전년도의 당기순이익은 418억원으로 2012년 연환산한 당기순이익(297억원) 대비 12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렇다고 구본식 회장 측에서 비싼 값에 LT삼보를 매입한 것은 아니다.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구 회장은 희성전자로부터 LT삼보를 사와 희성전자에서 LT그룹으로 독립을 이뤄냈다. 둘째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그늘에 가려져 있다 독립경영 체제를 갖추게 됐다.

무엇보다 구 회장은 여전히 희성전자 지분 2대 주주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희성전자에 지급한 LT삼보 인수 대금은 희성전자의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고 향후 투자 재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희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볼 때 2대주주인 구본식 회장에게도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다.

◇2015년 단행한 무상증자...향후 IPO 재개 시 '호재'

구본식 회장의 LT삼보 주식 매입에 앞서 눈길을 끄는 거래가 있었다. LT삼보가 2015년 초 단행한 무상증자 거래다.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는 0.5주로, 총 1104만7410주를 무상증자했다. 이에 따라 LT삼보의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2209만4820주에서 3314만2230주로 1000주 넘게 늘어났다.


무상증자는 말 그대로 주식대금을 받지 않고 주주에게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는 것을 뜻한다. 비상장사의 경우 통상적으로 IPO를 앞두고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을 시도한다.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모두 이론적으론 기업가치엔 변동이 없고 주식 수만 늘어나게 하는 조치다. 공모가를 거래하기 쉬운 저렴한 가격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LT삼보가 또 한번 IPO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LT삼보 측은 이를 부인했다. LT그룹 관계자는 "당시 싱가포르에서 건설 입찰이 있었는데 자격 조건이던 자본금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입찰에 참가하려면 자본금을 늘려야 했고, 이를 위해 무상증자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LT삼보의 2015년 무상증자 당시 재원은 자본잉여금이었다. 무상증자를 할 경우 자본총계는 변함이 없지만 주식 발행총수가 늘어나면서 자본잉여금이 감소하는 대신 자본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자본총계는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무상증자 이후 LT삼보의 자본금은 110억원에서 165억원으로 증가했다.

LT삼보의 무상증자는 향후 IPO를 다시 시도할 경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가치가 동일하다는 전제 하에 주식총수가 증가하면 주식 한주당 가격은 이전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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