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포스코케미칼]위상 높아진 CFO, 투자 확대 속 조달·건전성 과제해외 투자 본격화 자금조달 바빠질 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1-07-29 07:40:00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케미칼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내화물 및 생석회 제조 기업으로 존재감이 그리 크지 않았지만 몇 년 전부터 포스코그룹 안팎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회사로 떠올랐다.회사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스케일 업’한 만큼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도 달라졌다. 과거 단순히 재무건전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포스코케미칼의 효율적인 자금조달과 재무건전성 강화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포스코케미칼에선 기획지원본부장이 CFO 역할을 한다. 포스코케미칼 이사회는 앞서 3월 2019년에 선임된 강득상 전 기획지원본부장을 재선임하지 않고 김주현 본부장을 신규 CFO로 추천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이사 임기는 1년이다.
김주현 본부장은 포스코 IR그룹장을 지내는 등 그룹 내 재무 전문가로 분류된다. 포스코케미칼에 몸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앞으로도 돈 들어갈 곳이 많은 만큼 한층 중량감 있는 인물을 선임해 자금조달에 힘을 쏟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극재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에 투자한 결실을 제대로 보는 중이다. 앞날도 밝다. 당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꾸준한 호실적은 김 본부장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케미칼은 2분기 매출 4800억원, 영업이익 356억원을 거둬 1분기에 세운 분기 최대 실적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4.4% 증가했다.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의 영업이익이 139억원으로 전사 이익 기여도가 40%에 육박했다. 더욱 긍정적인 건 앞으로의 성장성도 밝다는 점이다. 양극재는 대량생산 체제로 본격 진입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음극재는 2분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전기차의 생산 차질로 실적이 악화됐는데 수급 문제가 3분기 이후에는 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포스코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1250억원에서 올해 2500억~2900억원대까지 이를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EBITDA는 세전영업이익에 유형자산과 무형자산감가상각비 등을 포함해 산출한 수치로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때 보는 지표다.
1분기에 이어 재무구조도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다.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되면서 순차입금 5300억원에서 순현금 7863억원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2분기에는 순현금이 6822억원으로 소폭 줄긴 했으나 여전히 순현금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 역시 104%에서 1분기 47.8%로 대폭 개선된 데 이어 2분기에도 같은 수준을 보였다.
실적도 좋고 재무안정성도 우수하지만 고민이 마냥 없는 건 아니다. 차입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앞으로 영업현금창출력과 유상증자 대금을 훌쩍 웃도는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매출이 늘고 이익이 증가해도 그 이상 투자가 늘어나는 데 따른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성장가도를 걷는 회사의 CFO가 안고가야 하는 과제인 셈이다.
1분기 말 기준으로 확정돼 진행 중인 투자 규모만 해도 1조413억원에 이른다. 여기에서 이미 투자된 금액을 제외하고 앞으로 쓰이는 투자금 합계는 8847억원이다. 아직 구체적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투자 역시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양극재 40만톤(국내 16만톤, 해외 24만톤), 음극재 26만톤(국내 19만톤, 해외 7만톤)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국내 생산 체제를 조기에 완성하고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위한 투자도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보통 양극재 1톤을 증설하는데 900만~1000만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아직까지 양극재와 음극재 모두 국내에서만 생산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양극재 24만톤을 생산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해외 투자에만 2조16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음극재는 증설 비용이 양극재보다는 적은 데 역시 수천억원에 이르는 투자는 불가피하다. 이는 증설 비용으로 초반 부지 확보 등은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다.
증권가는 포스코케미칼이 하반기에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인조흑연 기업을 인수하고 양극재 해외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는 구체적 밑그림도 거론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1962년생으로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포스코 전략사업실 부장을 거쳐 2014년까지 포스코 IR그룹장을 지냈다. 이후 포스코AST로 옮겨 2016년까지 포스코AST 경영지원본부장을, 이후 포스메이트로 이동해 2018년까지 상임감사를 지냈다. 최근까지는 포스코ICT 상임감사를 맡다 올해부터 포스코케미칼 기획지원본부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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