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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 갈등]첫 공판서 검사가 꺼내든 결정적 증거 ‘이메일’어피너티컨소시엄·안진 이메일 증거 능력 부인

김민영 기자공개 2021-08-23 07:48:25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8: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장사인 교보생명의 주식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허위보고’와 ‘부정청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이 꺼내든 결정적 증거는 컨소시엄 측과 안진 회계사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이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다량의 이메일 증거를 토대로 이들의 혐의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피고인 측은 오히려 이 이메일이 범죄 성립이 되지 않는 ‘무죄의 근거’라고 반박했다. 피고 측 변호인들은 ‘검사의 주장이 이례적이다’, ‘비상식적이다’라는 표현을 쓰며 무죄 주장을 폈다.

20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 측 홍민유 검사는 최소 7차례에 걸쳐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이메일을 통해 안진회계법인에 평가 방법 등의 수정을 지시하며 고의로 가치평가 결과값을 높여갔다고 주장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의 지시에 따라 평가인자 등을 수정할 때마다 안진 회계사는 결과값을 송부했고, 이 결과 1주당 가치평가 금액이 20만원대에서 40만원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날 공판에서 홍 검사는 “가치평가 초기 안진과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컨소시엄에 일방적인 결과를 도출하자고 상호 합의를 한다”며 “결국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으니 투자자들에게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치평가 결과값을 높이자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메일 증거에 따르면 교보생명에 요청해야 할 자료 리스트를 작성하는 데도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직접 관여했으며 가치평가를 실제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어피너티컨소시엄이 전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난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검찰은 투자자들과 안진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토대로 평가방법, 평가인자, 가격을 투자자들이 최종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은 검사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메일이 범죄의 증거라는 점을 모두 부인했다. 회계사들과 컨소시엄 임원들을 대리하는 변호인들은 김·장 법률사무소, 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태평양 등 소속으로 이날 모두 13명이 참석했다.

변호인 측은 이메일 내용을 보면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내재가치평가법(EV평가법), 시장가치평가법, 순자산가치평가법 등 평가방법에 대한 질의와 응답으로 이뤄져 있을 뿐 가치평가보고서 작성에 관한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비교대상 회사 선정이나 멀티플 산정, 기준기간 등을 모두 안진이 독자적으로 결정했으며 투자자들의 합리적 의사를 반영해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의뢰인의 합리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통상적인 절차를 죄악시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사나 교보생명에서도 평가 결과가 잘못됐다는 주장은 하지 못한다고 맞 받았다. 고발인(교보생명)도 당초 가격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었으나 검찰 수사 과정에선 가격이 적정했는지는 쟁점이 아니라고 입장을 바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변호인들은 이번 갈등의 시발점을 교보생명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에게 돌렸다. 신 회장이 주주간 계약에 따라 약속한 기업공개(IPO)를 했거나 컨소시엄처럼 신 회장도 풋옵션(주식을 특정시점, 특정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 행사 가격을 제시했다면 이번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피고인 측의 한 변호인은 모두 진술에서 “신 회장이 민사사건의 형사화를 시도했다”고 했다.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프라이빗에쿼티·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싱가포르투자청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2012년 교보생명의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신 회장과 컨소시엄 주주간 계약을 맺으면서 2015년까지 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을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었다.

IPO가 실현되지 않자 컨소시엄 측은 3년 후인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고, 어피너티컨소시엄은 안진회계법인에 풋옵션 행사가격을 산정해달라고 의뢰했다. 안진은 상대가치법을 적용해 교보생명의 주식이 약 주당 40만원의 가치가 있다는 가치평가보고서를 컨소시엄 측에 전달했다. 주식 총액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교보생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받아들일 수 없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부정청탁과 공모가 있었다며 어피너티컨소시엄과 안진을 지난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올해 1월 안진 회계사 3명과 어피너티컨소시엄 임원 2명(어피너티, IMM PE)을 불구속 기소했다. 베어링PE 임원 1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였으나 소재가 불분명해 기소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 재판의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전 10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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