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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고유자금, 메자닌 블라인드펀드 '러브콜' 신한은행 이어 하나은행·BNK은행 등 투자…CB 등 포트폴리오상 이점

양정우 기자공개 2021-09-03 13:26:1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30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 시중은행과 보험사가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메자닌펀드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미 고유계정에서 투자 무게감이 확대된 신한은행을 필두로 캐피탈사에 이르기까지 펀드 출자에 힘을 쏟고 있다.

30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하나은행과 BNK은행 등 시중은행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의 메자닌 블라인드펀드에 출자를 하고 있다. 고유계정 투자에서 포트폴리오의 균형감을 강화하고자 메자닌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미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자닌펀드 수십여 곳에 1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벌이고 있다. 투자 성과도 맛본 터라 펀드 출자 방식으로 메자닌을 공략하는 건 중장기적 스탠스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직접 출자한 헤지펀드의 경우 펀드명마다 'The banks'를 기입해 관리의 효율성을 꾀할 정도다.

보험사에서는 흥국생명이 대표적이다. 메자닌펀드에 출자하고자 헤지펀드 하우스를 개별 접촉하는 건 물론 직접 메자닌을 인수하기도 한다. 캐피탈업계의 경우 대다수가 메자닌펀드의 출자자 자리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금융권의 러브콜은 앞으로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WM업계 관계자는 "그간 신한은행이 메자닌펀드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왔으나 다른 시중은행과 보험사가 줄줄이 출자에 나서고 있다"며 "몇몇 금융사가 카카오게임즈 전환사채(CB) 등으로 대박을 터뜨리자 너도나도 일단 자금 일부를 투자해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메자닌펀드 전문 하우스마다 영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 금융사가 메자닌 블라인드펀드에 꽂힌 건 독특한 상품의 특성 때문이다. CB 등 메자닌은 국내 발행시 리픽싱 특약이 붙는 게 일반적이다. 이 덕분에 시장 전반이 폭락세에 처한 시기엔 투자 단가가 자동적으로 낮아지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 상장주식과 비교해 운용 여건이 매우 유리하다.

메자닌을 향한 시각이 전향적으로 바뀐 것도 메자닌펀드 바람에 한몫을 했다. 그간 시중은행과 보험사 고유계정 파트에서는 주로 채권 담당 인력이 메자닌 상품을 다뤄왔다. 어쨋든 정식 명칭이 '사채'로 기재돼 있는 탓이다. 하지만 채권 운용의 관점에서는 메자닌을 안정성이 취약한 상품으로 볼 수밖에 없다. 사모 메자닌 발행사는 코스닥 업체가 주를 이루는데 이들 기업은 신용등급조차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이제 메자닌을 주식 담당 인력이 다루는 게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 인사의 시각에서는 메자닌이 일반 상장주식에 안정성을 더한 상품이다. 다만 내부 인력이 직접 메자닌 투자와 관리를 도맡는 건 인적, 물적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 운용사의 메자닌펀드에 출자하는 방식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헤지펀드 시대를 뒷받침하는 건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관 투자자다. 무엇보다 분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융권에서는 전통 자산만 담은 펀드(주식 60%, 채권 40%)에 헤지펀드를 20% 추가(주식 48%, 채권 32%)할 때 표준편차(STD·standard deviation)가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실증 데이터가 풍부하다.

이런 결과는 헤지펀드 특유의 다양성에 비롯된다. 기본 에쿼티 전략(Long/Short)뿐 아니라 관계(Fixed Income Arbitrage), 기회(Global Macro Strategy), 이벤트(Event Driven)에 맞춘 각양각색 전략이 즐비하다. 물론 이들 전략을 모두 구사하는 멀티 전략(Multi Strategy)을 쓸 수도 있다. 이 광범위한 다양성은 결국 변동성(STD)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진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의 경우 메자닌펀드가 기관의 뭉칫돈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국제컨설팅기관(CEM Benchmarking)이 미국(CapPERs, CalSTARs), 중국(CIC), 캐나다(CDPQ) 등 글로벌 대표 연기금(28개)을 조사한 결과 전체 자산에서 헤지펀드, 사모투자펀드 등 대체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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