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사 리포트]'단기차입 의존' 화신, EB 카드로 반전 꾀할까자사주 활용 232억원 조달, '전기차 부품' 개발 주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1-10-19 07:35:29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5일 11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새 단기차입 의존도가 눈에 띄게 높아진 자동차 부품사 화신이 교환사채(EB) 발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교환 대상으로 자사주를 활용해 운영자금은 물론 전기차 부품 개발 비용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호조세에 힘입어 턴어라운드를 이룰지 주목된다.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화신은 232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EB는 일정 기간 후 발행회사가 지정한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교환 대상은 화신이 보유한 자사주 199만5600주(지분율 5.71%) 전량으로 만기는 5년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EB는 한양증권, 삼성증권, 신한은행 등 다수의 투자자가 매입한다.

화신은 주가가 뛰고 있는 지금이 자금흐름 경색을 해소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영업적자의 늪에 빠졌다. 그사이 재무구조가 악화하자 자금 융통 여력이 빠르게 나빠졌다.
총차입금 규모의 급격한 증가는 없었으나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심화됐다. 2017년까지 3000억원대 초반을 유지하던 총차입금 규모는 이듬해 2018년 3800억원으로 증가했다. 단기차입금은 2015년 1107억원에서 2018년 2718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총차입금에서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71.4%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장기차입금은 930억원에서 487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화신의 재무구조가 악화한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부진이 있었다. 화신은 자동차의 뼈대와 몸체에 해당하는 섀시(Chassis)와 바디(Boby) 부품을 생산한다. 현대차와 기아의 1차 벤더로 생산 부품의 90% 이상을 이들에 납품한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해외 진출에 나섰으나 2017년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로 정점을 찍었으나 이후 하락세가 지속됐다. 영업이익률은 2017년 4.7%, 2018년 2.5%로 급감했다. 같은 시기 화신 역시 2017년 영업손익 -22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 부품사업의 특성상 완성차업체의 사양 다양화와 신차 출시 일정에 발맞춰 대응해야 하므로 영업현금창출력 악화에도 투자 부담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실제 수익성이 급감한 2018년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09억원이었으나 OCF의 6배에 이르는 662억원을 자본적지출(CAPEX)로 사용했다. 실적 부진 속 투자 지출이 계속돼 재무구조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화신은 EB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재무 개선이 아닌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올들어 소비심리 회복과 현대차그룹의 신차 판매량이 증가하며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풀이된다. 화신은 올 상반기 매출액 6369억원, 영업이익 19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3.07%를 기록했다.
화신 관계자는 "차입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EB 발행을 결정했다"며 "이렇게 조달한 200억원은 운영자금 및 전기차 부품 개발, 일부 부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신은 최근 △친환경·경량 알류미늄 섀시 △배터리팩 케이스 △디지털 클러스터, 일렉트릭 워터 펌프(EWP), 모터 컨트롤 유닛(MCU) 등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인 '아이오닉 5'와 'EV6' 등에 관련 부품을 납품했다. 또한 폭스바겐의 MEB 전기차 플랫폼 부품 수주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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