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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본 생보업 판도변화]10년치 점유율 살펴보니…삼성생명 영향력 '줄었다'②'1위' 유지했지만 M/S는 하락, 교보·한화생명도 '엎치락뒤치락'

이은솔 기자공개 2021-10-28 07:33:40

[편집자주]

과거 고금리 시절 생명보험사는 모기업에 현금을 공급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현재 보험사들은 주어진 대규모 자산을 운용하는 데 골치를 앓고 있다. 십 수년 간 유지돼 온 ‘빅3’ 중심의 경쟁 구도도 금융지주가 앞장선 M&A가 활발해지면서 변화가 감지된다. 더벨은 금융사들이 제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해 보험업권의 판도 변화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은 '업앤다운'이 가장 적은 업권으로 꼽힌다. 금융권 자체가 안정적인 산업이지만 여기에 더해 상품의 수명이 길고 이익의 발생이 연속적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가령 은행은 당장 수신과 여신을 한 달 동안 멈추면 이익의 발생 역시 멈춘다.

반면 보험은 신규 판매를 중단해도 과거 수십 년 간 팔아놓은 상품에서 계속 보험료가 들어온다. 규제 사업이어서 상품과 정책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사별로 보장이나 가격에서 차별화를 두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세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의 치열한 변화들이 관찰된다. 금융감독원 정보통계시스템에는 매분기 보험사들의 신계약과 보유계약의 건수와 금액이 공시된다. 이중 없어지거나 통합된 곳은 제외하고 상위 10개사를 추려 10년간 보험사가 체결한 신계약의 규모와 시장점유율(Market Share)의 변화를 파악했다.

◇삼성생명 점유율 28%→25%로…'2등' 다툼도 치열

보험업계의 시장점유율을 계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준은 초회보험료다. 그해 들어온 보험료의 총합을 뜻하는데, 여기에는 저축성보험과 한 번에 수억원을 맡기는 일시납도 포함된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면 팔수록 회사에는 불리하지만 초회보험료상 점유율은 높아진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금감원 시스템에 공시된 신계약가입금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다시 매겼다. 신계약가입금액은 새롭게 계약된 보험 계약상 보험자가 피보험자에게 보상하는 보상액의 최고 한도액을 말한다.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규모가 큰 저축성보험은 신계약가입금액이 적게 잡힌다. 반대로 보장성보험은 신계약이 크게 잡힌다.

삼성·한화·교보생명이 업계 '빅3'를 차지하는 구조는 10년 전에도 현재와 다르지 않았다. 업계 1위사의 자리도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2010년에도 2020년에도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많은 신계약을 체결했다. 2010년 기준 삼성생명의 신계약 금액은 5조5100억원, 2020년에는 5조6300억원이었다.

다만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상위 10개사의 신계약 총합에서 삼성생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 28%였는데 2015년 급격하게 하락해 최저치인 23%를 찍었다. 이후 2018년 다시 점유율을 소폭 회복했지만 10년 전에는 미치지 못하는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영향력이 10년 전에 비해서는 줄어든 셈이다.

2,3위권의 점유율 경쟁은 치열했다. 총자산 기준으로는 한화생명이 교보생명을 앞서지만 매년 신계약에서는 두 회사가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까지만 해도 교보생명의 신계약 점유율은 18%로 한화생명(15%)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2012년부터 교보생명의 신계약 판매고가 점차 줄어들었고, 한화생명은 반대로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펴면서 점유율을 10%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두 회사는 최근까지도 1%포인트 차이를 오가고 있다. 다만 전체 보유계약은 지난 6월말 기준 한화생명이 313조원으로 교보생명(296조원)을 앞선다.

생보업권 전체의 신계약 규모는 10년전에 비해 유의미하게 성장하지는 못했다. 상위 10개사의 신계약 금액 총합은 2010년 21조원에서 2020년 23조5000억원으로 10년 동안 12% 가량 성장하는데 그쳤다. 이미 보험 가입율이 높아 신규 계약이 크게 늘어날 수 없는 업권의 정체된 상황을 보여준다.



◇농협·라이나·미래에셋생명…중형사 '폭풍변화' 눈에 띄네

중형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상위사보다 훨씬 큰 폭으로 휘청였다. 상위사들이 순위를 거의 유지하며 그 안에서 규모가 조금씩 변동됐다면, 중형사들은 매년 판매전략에 따라 신계약 규모의 순위도 크게 달라졌다.

4위권을 다투는 농협생명과 신한생명은 2010년 중반대 판매고를 높였다가 최근에는 이전보다 보수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다. 농협생명은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출범했음에도 지역 농축협을 기반으로 빠르게 물량을 늘렸다. 출범 첫해 신계약이 바로 16조원을 달성했고 2014년에는 약 30조원 수준까지 늘었다. 그러나 2020년에는 다시 신계약이 16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신한생명의 신계약도 2010년부터 2016년 경까지의 신계약금액은 매년 20조원에 달했지만 이 규모는 2019년 13조원까지 축소됐다. 라이나생명도 한때 대형 3사를 따라잡을 정도로 신계약을 늘렸다가 이후 빠르게 판매전략을 바꿨다. 2010년 라이나생명의 시장점유율은 7%였는데 2014년에는 무려 14%로 한화생명, 교보생명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라이나생명은 전체 자산 규모는 작지만 저축성보험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보장성보험 판매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는 대형사를 넘볼 정도로 신계약 가입금액이 높아졌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까지 신계약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2010년에는 신계약이 8조원 규모였는데 PCA생명 합병 등 인오가닉 성장전략을 취하면서 2015년에는 신계약가입금액이15조원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해에도 약 14조원을 기록하며 점유율도 6%대로 올라섰는데, 이는 주식 시장에 고객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변액보험의 강자인 미래에셋생명의 보험 판매 자체가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상위 10개사에 포함하지는 않았지만 우량 외국계 생보사들도 점유율이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푸르덴셜생명의 신계약은 2010년 3조6000억원에서 2020년 5조원으로 늘었고 메트라이프생명은 같은 기간 6조8000억원에서 9조3000억원으로 판매고가 훌쩍 뛰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은 2010년 8조7000억원에서 매각 논의가 진행되던 2016년 12조원까지 신계약 판매를 늘렸다가 2020년에는 다시 8조원대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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