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시장 내 증권사와 은행 간 충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랩어카운트를 철회한 것이 시중은행 상장지수펀드(ETF) 실시간 매매 시스템 구축에 제동이 걸린 것과 연결돼 뒷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업권 관계자들은 "뒷얘기가 나오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두어 달 전 고용노동부는 퇴직연금 운용상품으로 랩어카운트를 지정할 수 없다는 새로운 법령해석을 내놨다. 당시 퇴직연금 랩을 운용하고 있던 금융회사는 미래에셋증권뿐. 미래에셋 측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약 12년 동안 해당 랩을 운용해왔다. 랩 운용자금은 1조원을 훨씬 웃돈다.
고용부 해석은 새로운 게 아니다. 금융당국은 2014년 퇴직연금 운용에는 명시적 지시가 있어야 한다며 관련 시행령을 개정했다. 퇴직연금 운용 가능상품에 보험계약과 신탁계약을 포함하고 투자일임 상품인 랩은 배제했다. 다만 시행령 개정 전 관련 랩을 운용해 온 곳은 예외로 인정해줬다.
이는 미래에셋 측의 퇴직연금 랩 운용 근거가 됐지만 업계 불만도 적잖이 제기됐다. 미리 출시했다는 것만으로 사실상 단독 운용을 허락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새로운 법령해석에 퇴직연금 시장 사각지대가 해소됐다며 반색한 이유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고용부의 입장 번복 배경을 궁금해했다. 고용부는 제도 전반을 검토한 결과라고 설명했지만 지금 이 시점 새 해석을 내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이 주목한 곳은 은행. 최근 신사업이 엎어지자 괜한 곳에서 화풀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최근 증권사가 IRP 수수료 등을 낮추는 등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자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일부가 증권사로 이동했다. 위기감을 느낀 은행들은 ETF 시스템 개발에 착수, 상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증권업 고유업무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머니무브 현상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던 은행들은 눈엣가시 제거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1조원 이상 규모의 퇴직연금 랩은 공격 타깃으로 제격이었단다. 풍문 사실 여부를 가리긴 쉽지 않지만 퇴직연금 시장 플레이어들이 동종·이종 가리지 않고 서로 눈을 부라리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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