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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실적 발표한 HMM, 주주 달래기 일환?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경신, 이례적으로 발표 시간 앞당겨

유수진 기자공개 2021-11-12 15:32:36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1일 08: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이 또 다시 창사 이래 최대 성적을 냈다. 3분기에만 2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작년 연간 실적을 두 배 이상 뛰어 넘었다. 특히 이례적으로 장 중 실적 발표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HMM은 통상 장 마감 후 실적을 공시해왔다.

이를 두고 주주 달래기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9월 말 이후 주가가 급격히 빠지며 소액 주주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HMM 주가 하락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SM상선의 발목을 잡는 등 업계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 측 역시 고공행진하는 실적과 반대로 움직이는 주가 때문에 고민이 깊은 상태다.

HMM은 올 3분기 매출액 4조164억원, 영업이익 2조2708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3.7%, 영업이익은 719.6%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56.54%까지 치솟았다.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 중 절반 이상이 수익으로 남았다는 의미다.

당기순이익은 9240% 증가했다. 산업은행이 190회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순이익을 깎아먹던 파생상품 평가손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그간 HMM은 주가 상승으로 CB 전환가격과 시가간 괴리가 발생하며 파생상품 평가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실제 현금유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재무지표 훼손이 불가피했다.


어닝 서프라이즈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주와 유럽 등 전 노선의 운임 상승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촉발한 컨테이너선 공급부족 사태는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물동량 증가로 컨테이너 적취량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눈에 띄는 건 이날 HMM이 오후 2시에 실적 발표를 단행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장 마감 후 공시를 했던 것과 다른 스탠스다. 보통 재계에선 기업들이 예년보다 일찍 실적 발표를 진행하는 걸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한다. 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HMM은 늘 장 마감 후 영업실적을 공시하곤 했다.

심지어 지난해 흑자를 내기 시작한 후로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사업 구조상 자회사 등의 실적을 취합해 연결 실적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날짜도 대부분 데드라인(분기 말로부터 45일 내)에 맞췄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잘 나갔을 때는 모르겠지만 최근엔 HMM이 장 중에 실적을 공시한 걸 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이번에 장중 실적을 공시한 것이다. 주가 급락에 반발하는 주주들을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주주들에게 회사 차원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 5만11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9월 말 이후 급락하는 모양새다.

최근 HMM은 주가흐름에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달 13일 배재훈 대표이사 명의의 글을 올려 주주친화정책을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오히려 역효과가 일었다. 내년 초 스텝업이 도래하는 제191회 영구CB의 상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불과 며칠도 되지 않아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HMM은 22일 해당 영구채에 대해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했다. 하지만 나흘 뒤인 26일 해당 CB를 보유한 해양진흥공사가 주식 전환을 결정하며 무위로 돌아갔다. 주주들은 HMM이 사실상 해진공이 주식 전환을 행동에 옮길 수 있는 판을 깔아줬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상태에서 이들의 동의 없이 조기상환 청구권을 행사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근거다.

HMM의 주가는 심지어 SM상선 IPO에도 영향을 미쳤다. SM상선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운업호황 분위기에 올라타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으나 예상치 못했던 암초를 만나 철회했다. 그게 바로 HMM 주가다. 산은과 해진공이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주가가 급락한 시기와 맞물려 불똥이 튀었다.

SM상선 경영진들이 HMM의 주가흐름이 해운업황과 무관하다고 선을 긋는데 주력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얻었다. 결국 IPO 추진 일정을 접고 잠시 쉬었다 가기로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HMM 측도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풀이된다.

HMM 관계자는 "실적 발표 시간을 앞당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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