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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투자 줄인 LG이노텍, 그룹과 다른 행보 ⑤반도체 쇼티지로 완성차 생산차질, 광학·기판소재 CAPEX 집중

원충희 기자공개 2021-12-28 08:03:19

[편집자주]

기업은 미래의 이윤 창출과 가치 취득을 위해 끊임없이 투자한다. 시설과 장비를 구입하고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며 생산능력을 확대하는데 막대한 자금을 쓴다. 이를 위해 유·무형자산 취득에 들인 돈이 '자본적지출(CAPEX)'이다. CAPEX를 분석하면 회사의 미래 사업방향과 성장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더벨은 기업의 CAPEX 분석을 통해 이들이 지난 온 길과 나아갈 방향을 가늠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이노텍은 2019년을 기점으로 기판소재 투자를 늘린 반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자동차 전장부품을 되레 줄였다. 기판소재는 5세대 이동통신(5G)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확산에 따라 통신용 반도체기판 수요가 늘면서 개발·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다만 전장부품은 아직 적자인데다 반도체 공급부족(쇼티지) 사태로 차량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시설투자를 마냥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룹 차원에서 전장사업을 육성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애플 향 광학솔루션에 시설투자 78% 쏠림

LG이노텍은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소재 제조기업으로 카메라모듈이 유명하다. 애플 아이폰에 부착되는 카메라모듈 부품의 주요 공급사다. 카메라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실적에 따라 LG이노텍의 매출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만큼 시설투자도 광학솔루션에 쏠려있다. 2016년만 해도 전체 자본적지출(CAPEX)의 54% 수준이었으나 9월 말 기준으로는 78%에 이른다. 고객사 수요 증가에 따른 생산능력(캐파) 확대를 위해 올해 3분기에만 6788억원을 투입했다. 이는 작년 한해 수준(4731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다.


또다른 효자부문인 기판소재사업은 통신용 반도체와 스마트폰 경기를 따라간다. 연평균 1000억원 정도를 투입하는데 2017년 2094억원으로 두 배가량 늘어난 반면 2019년 74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반도체 경기와 비슷한 흐름이다.

그러던 중 작년과 올해는 다시 1000억원대를 훌쩍 넘었다. 반도체 쇼티지로 호경기를 맞으면서 기판소재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LG이노텍은 지난 9월 기판소재사업 생산시설에 1000억원 미만을 투자하는 대규모 시설투자 안건을 승인했다.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통신용 반도체기판 수요 대응에 1274억원을 투입한데 이은 추가 투자다.

◇전장부품 투자 400억대로 감소, 반도체 공급부족 '악재'

반면 전장부품사업은 반도체 쇼티지의 풍파를 그대로 맞았다.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자동차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전장부품 역시 영향을 받았다. 결국 올해도 적자 탈피에 실패했으며 손익과 밸런스를 맞추는 차원에서 시설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가 어려워졌다.

전장부품은 2017~2018년 연간 1300억원을 투자하면서 CAPEX가 대폭 늘었지만 2019년을 기점으로 투자액이 400억원대로 감소했다. LG그룹이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전장사업을 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LG이노텍은 다른 궤도를 타고 있는 셈이다.


같은 반도체 쇼티지에도 기판소재와 전장부품이 다른 상황에 처한 것은 반도체 제조사들의 전략적 선택 결과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는 폭증하니 좀 더 수익성이 좋은 분야, 즉 차량용 반도체보다 통신용 반도체의 손을 들어줬다. 스마트폰보다 자동차의 생산차질이 심했던 이유기도 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의 재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아직 적자인 전장보다 주문이 쏠리는 기판소재에 더 집중한 것"이라며 "전장부품 투자는 계속해야 하지만 적자가 부담되는 만큼 투자 밸런스를 맞출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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