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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막판까지 '줄다리기'…기아 7억달러 조달 '막전막후''NFP 충격' FPG 숫자 아닌 '범위' 제시하기도…美 투심 덕 성공 발행

박기수 기자공개 2022-02-10 07:49:14

이 기사는 2022년 02월 09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1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서 줄다리기 끝에 7억달러를 성공적으로 조달했다. 3년물과 5년물로 만기를 구성했고 각각 미국 국채에 90bp, 105bp를 가산한 금리로 발행했다.

7억달러 발행에 25억달러라는 주문이 몰려 겉으로 보면 흥행한 것 같지만 딜 과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다. 4년 만의 한국물 시장 복귀로 순조롭게 발행했던 작년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였다.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는 '발행 취소' 가능성까지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못했다.

◇NFP '충격'에 하루 연기

원래 예정됐던 타임라인 상으로는 기아의 이번 달러채는 한국시간 기준 9일이 아닌 8일에 최종 발행됐어야 했다.

다만 전주 금요일이었던 이달 4일 미국에서 발표됐던 비농업고용지수(NFP)가 미국 시장에 충격을 줬다. NFP가 시장 예상치보다 3배가량 늘어난 '46만7000명 증가'로 발표된 것이다.

NFP가 긍정적으로 발표되자 곧바로 이달 10일에 있을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이에 따른 3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 내 공포심이 커졌다. 시장이 충격을 받은 상황 속에서 기아는 기획재정부로부터 주어진 윈도우의 마지막 날로 발행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월요일 NFP 충격으로 딜에 나섰던 해외 발행사들이 한 곳도 없었다"면서 "하루 관망한다고 해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옳았던 판단"이라고 말했다.

8일 수요예측이 시작됐지만 시장의 충격은 가시지 않았다. NFP 발표 후 미국 국채의 매도세가 강해졌다. 특히 미 국채 10년물의 경우 수익률이 1.96%까지 솟아 2019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년물과 5년물도 약 4~6bp 확대됐다.

기아는 최초 제시 금리(IPG)로 3년물과 5년물에 각각 미 국채에 120bp, 13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했다. 1년 전 발행 당시 IPG는 3년물은 110bp, 5.5년물은 125bp를 제시했다. 1년 전보다 3년물은 10bp, 5년물은 5bp 높은 수준을 제시한 셈이다.

◇'범위'로 제시됐던 FPG…투심 위축에 보수적 접근

IPG 기반의 주문량을 토대로 최종 제시 금리(FPG)를 결정할 때도 기아는 끝까지 고민했다. 통상 발행사들은 FPG를 단일 숫자로 제시하지만 기아는 이번 3년물의 경우 FPG로 단일 숫자가 아닌 '범위'를 제시했다. 기아는 3T+90~95bp를 FPG로 제시했다.

그만큼 발행사 입장에서 끝까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는 증거다. IB업계 관계자는 "FPG가 범위로 제시됐다는 것 자체가 딜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진행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3년물의 금리는 90bp로 정해졌다. 다행히 기대를 걸었던 미국 시장에서의 반응도 견조했다. 기아는 3년물에 총 15억달러, 5년물에는 10억달러의 주문을 모았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주문량의 약 절반 수준이 미국 시장의 몫이었다.


업계는 기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국 내 견조한 인지도를 기반으로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 탓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용등급이 높은 발행사들도 상당 부분의 뉴 이슈어 프리미엄(NIP)을 얹고 발행에 나서는 상황"이라면서 "기아차는 전통적으로 미국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이번에도 그 덕을 봐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모든 트랜치를 ESG채권으로 구성한 점도 세일즈 전략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 채권 대비 수요가 비교적 많은 ESG채권 형태로 발행해 어려운 시장 상황을 극복하려고 했던 점도 유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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