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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헤드 릴레이 인터뷰]"부동산PF 명가 '빅딜 신화' 이어간다"③마곡MICE 딜 PF '새역사' 쓴 박성국 메리츠증권 전무

이지혜 기자공개 2022-02-16 13:12:26

[편집자주]

기준금리 인상 등 자산관리 시장의 암초가 도처에 깔리면서 증권사들이 'IB'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2022년 IB 분야의 수익이 증권사 전체 실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IB 헤드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더벨이 각 증권사의 IB 조직을 이끄는 키맨을 만나 올해의 전략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4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1년 메리츠증권은 국내 부동산금융 시장에 새 역사를 썼다. 서울 마곡MICE 복합단지 개발사업의 공동 금융주관사로서 활약했다. 무려 2조5000억원 규모의 딜이다. 국내 부동산금융 사상 최대 규모다.

새 역사의 앞장에는 박성국 전무(사진)의 이름이 쓰여 있다. 메리츠증권이 ‘부동산PF 명가’라면, 박 전무는 기업금융사업본부장이자 투자금융사업본부장이라는 직함을 단 ‘장인’이다. 삼성생명에서 여신업무를 맡다가 사수였던 김기형 사장의 추천으로 메리츠증권에 합류했다.

성과의 화려함과 달리 장인의 성공비결은 담백함이다. 마곡MICE 딜의 성공비결을 묻자 박 전무는 “믿어준 덕분”이라고 답했다. 단순해 보이지만 수 많은 과정이 함축된 답변이다. 마곡MICE 딜에는 40여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다. 각 투자자에게 충분한 의사결정 시간을 벌어주고자 메리츠증권은 1조1000억원가량을 인수하기도 했다.

밖으로는 투자자를, 안으로는 경영진을 설득해 믿음을 얻는 과정은 매 순간이 도전 그 자체였다. 메리츠증권이 아니었다면 딜을 성사시키기 어려웠다는 평가는 이런 도전에 대한 찬사다.

2022년에도 역사는 이어진다. 1조원짜리 대형 부동산PF 딜을 진행한다. 시장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 등 각종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렸다. 박 전무의 손끝으로 세간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고공행진의 비결, 공격성 아닌 '적극성'…선순위 딜 '원칙'

“메리츠증권은 벌써 수년 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공격적이라서가 아니다. 적극적이라서 그렇다."

메리츠증권의 고공행진은 부동산금융으로 귀결되곤 한다. 수년 동안 부동산금융 관련 IB시장에서 10% 안팎의 점유율(나이스신용평가 기준)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업계 선두권이다. 동시에 시기 어린 우려의 시선도 받았다. 부동산 익스포저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무는 이런 우려를 한 마디로 일축했다. 그는 “최대한 많은 딜을 수임하되 아무 딜이나 맡지 않는다”며 “보수적 관점에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고 딜의 근원부터 파헤쳐서 리스크를 보완하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리스크관리의 핵심은 선순위 딜 참여다. 익스포저는 커져도 리스크는 오히려 적다. 언제든 해당 자산을 셀다운해 익스포저를 조절할 수도 있다.

그는 “선순위 중심으로 딜을 진행한 덕분에 과거 부동산 자산을 빠르게 털어냈는데도 이익을 남겼다”며 “인허가 착공, 분양 등 가장 불확실성이 큰 과정은 우리가 끝내고 투자자에게 셀다운하면서 사업성이 좋다는 점을 확실히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그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위험익스포저는 2019년 말 17조원에 가까웠지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2조원대로 줄었다. 그런데도 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박 전무는 “메리츠증권이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성장하며 늘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를 받곤 했다”면서도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이 막상 뜯어보고 나면 ‘생각보다 리스크가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 효율성도 잡았다

적극성은 효율성이 뒷받침한다. 박 전무는 “너무하다 싶을 만큼 많은 딜을 한꺼번에 검토하는 비결은 심사역의 역량”이라며 “현업부서와 함께 리스크를 파악하며 효율적 의사결정시스템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의 IB조직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최적화했다. 리스크 심사도 마찬가지다. 각 심사역이 특정 부동산과 특정지역을 맡아 보는 심사역 전담제를 실시한다. 효과는 뚜렷하다. 시장흐름을 장기적으로 볼 수 있고 심사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현업부서도 실질 공정률을 체크하는 등 보유자산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른바 투트랙 관리다.

최종 의사결정시스템도 합리적이다. 문제가 발견되면 즉각 리스크관리위원회에서 해결책을 강구한다. 최희문 부회장도 참여한다. 문제 발견부터 해결, 최종 의사결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박 전무는 “딜을 많이 수임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가 가진 자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며 “직원에게 불필요한 업무를 주지 않고 결과만 놓고 따지기보다 최선을 다했는지 여부를 살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안주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나는 여전히 배 고프다’는 히딩크 감독의 명언처럼 메리츠증권은 DNA에 헝그리 정신이 새겨져 있다”며 “작년에 잘했다고 올해 쉬어가지 않으며, 내년 시장을 올해 미리 대비한다”고 말했다.

◇"오랜 경험은 좋은 IB를 만들지만 창의성은 훌륭한 IB를 만든다"

"나는 대주와 투자자를 모두 해봤다. 투자자가 꺼려하는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설명해서 명분을 제공해야 할지 알겠더라."

박 전무는 삼성그룹 출신이다. 1995년부터 삼성생명의 본사융자과에서 여신업무를 담당했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제정된 뒤에는 리츠와 부동산펀드 투자 업무를 맡았다. 이후 부동산 관련 투자 리스크 분석업무를 주도하다가 메리츠증권의 종금부문 기업여신본부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기업여신본부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부터 투자금융본부장까지 겸직하고 있다.

그는 “기업금융에 뿌리를 두고 인프라, 선박, 에너지 등 여신과 투자쪽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증권업에 뛰어들고 싶더라”며 “당시 종합금융사였던 메리츠증권은 여신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기에 김기형 사장의 추천으로 메리츠증권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박 전무와 김 사장의 인연은 삼성생명에서 시작됐다. 김 사장은 20년 넘게 부동산개발사업 자금조달 관련 분야만 판 ‘부동산 금융통’이다.

부동산 금융시장을 연 두 장인이 삼성생명에서 메리츠증권으로 다시 모인 셈이다. 메리츠증권이 부동산PF 명가로 발전한 것은 두 사람의 시너지라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처음 메리츠증권에 왔을 때는 기업문화 차이가 커서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며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증권사는 개인의 역량에 따라 회사 성과가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어떤 역량이 중요하냐는 물음에 박 전무는 창의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금융지식과 경험은 시간이 가면 쌓이지만 창의성은 인위적으로 공부한다고 생기는 자질이 아니다”며 “IB업무는 각 참여자가 리스크를 적절히 떠안고 만족할 수 있는 금융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중요한 자질이 창의성과 유연함”이라고 말했다. 투자자의 입장까지 헤아리는 혜안이야 말로 박 전무가 지닌 창의성의 원천인 셈이다.

◇부동산금융 역사 ‘한 획’…성공신화 이어간다

마곡MICE 딜은 박 전무의 장인정신이 발현된 대표적 사례다. 국내 부동산금융 시장의 한 획을 그은 딜이기도 하다. 무려 2조5000억원 규모다. 증권업계의 부동산PF 딜 가운데 역대 최대다.

딜의 개요는 이렇다. 메리츠증권이 롯데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2019년 12월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마곡MICE 복합단지에는 프라임 오피스시설과 컨벤션센터, 상업시설, 생활형 숙박시설, 호텔 등이 들어선다. 2024년 6월 준공이 목표다. 총 사업 규모는 4조1000억원이다.

교보생명과 DB손해보험, 신협중앙회 등 43개 국내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메리츠증권 등 그룹이 2조5000억원의 PF대출 가운데 1조1000억원을 인수했다.

박 전무는 “투자자가 대형PF 딜 참여를 결정할 때에는 시간이 걸리기에 주관사가 대규모 물량을 인수하며 시간을 벌어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렇듯 최종 정리를 할 수 있는 역량은 중소형사가 따라잡기 힘든 대형사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도 ‘조 단위’ PF딜을 진행할 계획이다 인천검단 101 역세권 복합단지 공모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약 1조원 규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박 전무는 "안 될 프로젝트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지 끊임없이 고민한다"며 "메리츠증권의 리스크 관리는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으니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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