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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신작 공백' 투자수익으로 채웠다 재작년 말부터 힘 빠진 검은사막 매출... 펄어비스캐피탈 평가이익 덕 '톡톡'

황원지 기자공개 2022-02-16 14:02:55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5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펄어비스가 신작 공백으로 부진한 매출을 투자수익으로 채웠다. 펄어비스는 'AAA 게임(Triple-A Game·대량 자본을 투자해 개발하는 블록버스터급 게임)'을 주로 내는 게임사로 신작간 출시 간격이 길다. 현재 히트작 '검은사막' 이후 후속작 '붉은사막'의 출시가 늦어지면서 매출도 숨고르기에 들어선 상태다.

떨어진 매출 극복 방안은 유망 IT기업 투자 수익이다. 지난해 일본 미디어그룹 '카도카와' 투자에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 '두나무' 지분 매각으로 큰 수익을 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와 조석우 CFO 등 VC(벤처캐피탈)출신 임원진들의 노하우가 높은 수익률의 배경으로 꼽힌다.

◇신작 공백으로 매출 부진... 투자성과로 채웠다

15일 펄어비스는 지난해 매출 4038억원, 영업이익 4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72.6% 줄어든 성적이다. 당기순이익은 6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9.4% 하락했다.


눈여겨볼 점은 매 분기 전체 매출과 게임 지식재산권(IP) 매출 사이 간격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IP 매출이란 검은사막, 이브 등 순수하게 게임을 통해 얻은 매출이다. 4분기 전체 매출은 118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 늘었으나, 게임 IP 매출은 854억원으로 4% 이상 줄었다. 전체 매출의 약 30%에 달하는 326억원이 게임 외 항목을 통해 발생한 셈이다.

게임 IP매출이 떨어진 건 신작 공백 때문이다. 펄어비스는 오픈월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검은사막’과 같은 트리플A게임을 주력으로 출시한다. 게임 규모가 큰 만큼 개발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신작 출시 사이 간격도 크다. 2020년 5월 검은사막의 후속작 ‘섀도우 아레나’의 얼리엑세스 버전이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대형 신작은 공백이 이어졌다. 후속작 ‘붉은사막’은 올해 하반기 중 출시 예정이다.

게임을 통한 매출이 하락세임에도 전체 매출이 증가한 건 투자성과 덕분이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2월 128억원을 들여 일본의 미디어그룹 카도카와 지분 매입에 나섰다. 이후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면서 3분기까지 총 투자액은 37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 카카오가 추가 투자에 나서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펄어비스가 처음 매입할 당시 주가는 1주당 2132엔이었으나, 11월 중순 잠시 3440엔까지 치솟았다. 주가 상승으로 펄어비스가 얻은 평가이익은 최소 70억원에서 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펄어비스 산하의 펄어비스캐피탈의 기여도 컸다. 2018년 6월 설립한 펄어비스캐피탈은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에 접어든 지난해부터 순이익이 급증했다. 19년 8억원, 20년 1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 순이익 규모는 42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두나무’의 주식 2만주를 60억원에 매도했는데, 이때 거둔 매도차익 규모가 컸다. 잔여물량 4만주에 대한 평가차익도 이번 매출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높은 수익률 배경엔 정경인 대표·조성우 CFO의 'VC 노하우'

이처럼 높은 수익률의 배경엔 펄어비스 임원진의 벤처캐피탈(VC) 운용 경험이 있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국내 유명 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의 게임부문 투자심사역 출신이다. 심사역으로 근무하던 당시 펄어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사에 투자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정 대표가 투자했던 팩토리얼게임즈는 지난해 펄어비스가 지분 100%를 인수했다.

조석우 CFO도 VC에서 일했던 투자 전문가다. 조 CFO는 2011년까지 삼정KPMG에서 일하다가 2012년 국내 벤처캐피탈검 포스코기술투자에서 4년간 투자심사역으로서 이력을 쌓았다. 이후 2016년 펄어비스로 자리를 옮긴 뒤 지금까지 펄어비스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다. 재작년 말부터 은사막의 매출이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면서 비용 절감 역할이 부각된 바 있다.

펄어비스캐피탈의 김경엽 대표도 정 대표와 인연이 깊은 벤처캐피탈리스트다. 김 대표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에서 담당 심사역을 맡았다. 펄어비스 창업자인 김대일 의장과 당시 LB인베스트심사역이던 정 대표와 자주 교류해오다 펄어비스캐피탈로 합류했다. 임원진들의 VC 심사 경험은 펄어비스의 높은 수익률에도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올해 붉은사막 출시 전까지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펄어비스는 펄어비스캐피탈에 유상증자를 진행해 300억원의 실탄을 추가했다. 재작년 진행한 200억원의 유상증자와 자본금 200억원을 합쳐 누적 출자금액은 700억원이 됐다. 확보한 실탄을 통해 펄어비스의 투자 속도와 실적 모두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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