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Story]삼양사, '얼어붙은' 투심에도 공모채 증액까지수요예측 참여금액 모두 발행, 1800억 규모 '사업 안정성 부각'
이지혜 기자공개 2022-02-18 07:31:43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6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사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치른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를 넉넉히 확보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공모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결과라는 평가다. 5년물과 7년물 등 만기구조가 비교적 긴 편인데도 투자심리는 꺾이지 않았다.삼양사는 공모채를 증액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시간이 지나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시장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차라리 지금 공모채를 증액 발행해 자금을 넉넉히 마련하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투자수요 ‘견조’…안정성으로 투심 잡았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양사가 전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을 웃도는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5년물은 모집금액 1000억원에 1200억원, 7년물은 모집금액 400억원에 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수요예측 경쟁률은 약 1.3배다.
모집금액 기준 조달금리는 공모희망금리밴드 상단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민평금리를 기준으로 5년물은 +26bp, 7년물은 +25bp에 금리수요가 형성됐다. 삼양사는 공모희망금리밴드로 5년물과 7년물 모두 개별민평금리 대비 -30~+30bp를 제시했다.
절대금리를 놓고 보면 조달금리가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삼양사의 개별민평금리가 워낙 낮아 AA+ 등급민평금리에 버금가기 때문이다.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15일 기준 삼양사의 개별민평금리는 5년물 2.925%, 7년물 3.178%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중 유일하게 삼양사만 미매각을 내지 않았다”며 “워낙 실적과 재무안정성이 좋아 삼양사를 선호하는 투자자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요 투자자군은 보험사와 일부 연기금이다.
공모채 시장은 15일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기업들로 북적댔다. 삼양사 외에도 코리아에너지터미널, SK어드밴스드, 한국토지신탁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좋지 않았다. 세 기업 모두 모집금액을 채우지 못했다.
안정성이 투자심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양사가 다각화한 사업포트폴리오에 힘입어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양사의 주력 사업은 크게 식품과 화학으로 나눌 수 있다. 식품부문에서는 제당, 제분, 유지, 전분당 등을 생산한다. 화학부문에서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과 이온교환수지 등을 생산한다. 삼양패키징과 해외법인, KCI 등도 삼양사의 화학부문 자회사다.
삼양사는 원료가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나빠져 지난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연결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은 2조3845억원으로 2020년보다 16.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826억원으로 2020년 대비 26% 줄었다. 그러나 안정성에 금이 가지는 않았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곡물가격이 올라 식품부문 이익이 줄었지만 화학부문에서 실적이 개선돼 수익성을 방어했다”고 분석했다.
◇공모채 증액발행 확정, 시장 불확실성 대비
삼양사는 수요예측에서 자금을 넉넉히 모은 만큼 공모채를 증액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각 만기 구조 별로 5년물은 1200억원, 7년물은 600억원 발행할 계획이다. 공모채 모집금액은 1400억원이지만 최종 발행금액은 1800억원이 될 예정이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모두 발행하는 셈이다.
다만 최대 증액 발행 가능규모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삼양사는 수요예측에서 크게 흥행할 경우 공모채를 최대 2400억원으로 증액발행할 수 있다고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
시간이 지나도 공모채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삼양사가 수요예측에 참여한 투자수요 모두 받아들여 공모채를 발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자금 조달 시점을 미룬다고 해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더 흥행하거나 금리가 낮아진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양사는 이번 공모채를 22일 발행하기로 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조달자금은 2017년 발행한 5년물 공모채 1400억원을 차환하는 데 쓴다. 증액분은 운영자금과 기타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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