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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금융, 신경분리 10년]이사회 쇄신은 진행 중…독립성·투명성 방점⑦사내이사 자격검증 강화, 사외이사 비중 증가…지배구조 한계 속 규범 통해 개선

한희연 기자공개 2022-04-05 07:29:06

[편집자주]

농협중앙회가 신용·경제 사업분리(신경분리)를 단행한 지 꼭 10년이 지났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농협금융은 이제 어엿한 국내 5대 금융지주로 우뚝 섰다. 다만 지배구조 면에서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하다. 신경분리 10년을 맞아 농협금융의 성장기와 독립 경영을 위한 노력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8일 09: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경분리(신용·경제 사업분리) 이후 10년을 지나며 NH농협금융은 종합금융그룹의 기틀도 잡힌데다 최근들어 실적상승세도 타고 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라는 특수성 상 금융지주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지배구조는 지속적으로 지적받는 과제로 여겨져 왔다.

최근 금융회사에서 이사회의 독립성 등 지배구조 투명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져가고 있다. NH농협금융 또한 지배구조의 특수성을 완전히 바꿀수는 없으나 가능한 선에서 개선점을 찾아 미세조정을 끊임없이 시도하는 모습이다.

NH금융의 노력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최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데서 출발한다. 내부 멤버에 대한 자격을 보다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견제기능을 할 사외이사 수를 점차 늘려가며 계열사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를 꾀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NH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지난 2월말 '지배구조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사내이사의 선임요건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었다. 바뀐 부분은 두가지였는데 우선 '제3절 이사회 및 이사의 권한·책임'의 한 항목인 '이사회의 의결사항'에 한 조항을 신설했다. 이사와 관련한 여러 의결사안에 '비상임이사 후보 추천 및 사내이사(은행장, 감사위원은 제외한다)후보 자격검증'을 포함시킨 것이다. 직전까지는 비상임이사 후보 추천만 이사회의 의결사항이었다.

또 '제4절 이사의 선임·퇴임에 관한 기준 및 절차' 중 '제 11조 이사 선임의 기준 및 절차'에도 한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 기존에는 없던 "사내이사(은행장, 감사위원은 제외한다)는 은행장의 추천과 이사회 자격검증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통상 금융회사들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을 수립할 때 사외이사와 관련한 조항은 다소 빡빡하게 정해둔다. 외부에서 선별해 영입하는 이사회 멤버이다 보니 혹시 모를 독립성과 전문성 이슈 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자격 요건도 많이 제시하는 데다 후보군을 만들어두는 등 투명성을 위한 여러 장치를 해 둔다.

하지만 사내이사의 경우 복잡한 자격검증 절차가 거의 없었다. 사외이사에 비해 절대적인 수가 적은 데다 회사의 주요 임원 중 선정하다보니 복잡한 자격검증 절차 등을 정해둘 필요가 없었던 탓이다. 일반적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사내이사는 CEO를 제외하면 CFO나 CSO 정도가 주를 이뤘다. CEO가 주로 대외적인 역할에 치중한다면 좀더 안살림을 세세하게 챙기는 인물을 이사회 멤버로 선정, 회사 내부 의견을 대변한 셈이다.

이사회 질적 개선을 위한 농협은행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사외이사 정원을 늘리는 비상임이사 자리를 한 자리 줄이는 등 이사회의 견제기능 강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농협은행 이사회는 2020년까지 사외이사 3인과 비상임이사 3인, 은행장, 상근감사위원 등 8인을 운영됐다. 경쟁 은행에 비해 사외이사 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셈이다. 하지만 2021년초 임기 만료로 사임하는 사외이사 외에 추가로 한 명을 더 뽑으면서 사외이사는 4명으로 늘었다. 따라서 지난해 농협은행의 이사회는 9인(사외이사 4인, 비상임이사 3인, 은행장, 상근감사위원)으로 운영됐다.

2021년말에는 비상임이사를 한자리 추가로 줄였다. 농협은행의 비상임이사는 통상 농협 조합장이나 농협중앙회, 농협 계열사 관계자들로 채워져 왔다. 농협중앙회가 추천하는 이른바 '농협 몫'의 자리였다.

하지만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비상임이사였던 배부열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이 임원에서 사임했으며 추가선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사회 멤버는 다시 8인(사외이사 4인, 비상임이사 2인, 은행장, 상근감사위원)이 됐다. 농협 내외부 멤버의 균형을 차차 맞춰가며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쇄신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NH농협금융그룹의 지주회사인 NH농협금융지주도 여전히 100% 지배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영향력이 큰 구조다. 사외이사 추천시 농협 출신의 비상임이사 추천에 다수 의존하는 모습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손보며 조금씩 이사회 투명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하고 있다.

NH금융은 지난해 초 정관 개정을 통해 매년 이사회 소위원회를 별도로 평가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각 위원회의 역할에 따라 운영의 독립성, 적정성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지표를 만들고 위원회의 운영실적을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는 매년 1회 이상 실시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평가 과정이 전혀 없었다.

이사회 내 소위원회 종류가 많아지면서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이다. NH금융은 그동안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최소 규모로 운영해 왔다. ESG나 디지털, 글로벌 등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이사회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경쟁 금융지주와는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를 다양하게 구성하고 기능을 세분화해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NH금융은 이사회 조직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는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위원회 신설과 정관 개정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ESG위원회는 ESG전략과 추진 계획에 관련한 안건을 논의하는 기구다.

또 사외이사 수도 점차 늘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2020년말 NH금융의 사외이사 수는 6인이었다. 하지만 2021년말엔 7인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이사회 멤버 중 외부인사의 비중이 70%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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