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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분석]유진증권, 각자대표 3년 더…‘관 출신’ 기조 바뀔까유창수 부회장에 의사 결정권 집중…사외이사로 경제학자 선임 등 변화 감지

최윤신 기자공개 2022-03-31 08:15:27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9일 16: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사회는 2인의 각자 대표(사내이사)와 3인의 사외이사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두 각자대표가 모두 연임에 성공하며 2020년부터 시작한 각자대표 체제를 3년 더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도 없어 기존의 이사진 구성이 그대로 이어진다. 유진증권은 사외이사로 관과 법조계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기조가 강한데, ESG경영이 강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이런 기조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 유창수 부회장에 의사결정 집중된 각자대표 체제

유진증권은 2020년 고경모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앉히며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시작했다. 2016년부터 대표이사와 기획관리부문장이 사내이사를 맡던 체제를 지속하다가, 2019년 고경모 사장(당시 부사장)을 기획관리부문장으로 영입하고 이듬해 6월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열었다.

유창수 부회장이 금융계열 경영전략을 맡고 고경모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는 구도다. 각자대표 체제를 시작한 2020년 유진증권은 설립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두 대표이사의 각자대표 체제는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최근 주총에서 연임을 확정지으며 큰 변수가 없는 한 두 대표이사가 2025년까지 각자대표 체제를 이어갈 전망이다.

각자 대표체제라고 하지만 이사회의 세부 구성을 살펴보면 최대주주 일가인 유 부회장에게 의사결정권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2007년 처음 대표이사를 맡아 15년째 장기 집권하는 유 부회장은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을 계속 겸직해왔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아야 하지만 유진증권은 예외조항에 따라 선임 사외이사를 두고 유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유지하고 있다. 유진증권은 사외이사가 아닌 이사회의장 선임 사유를 “유창수 부회장이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해오며 경영에 탁월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 부회장과 고 사장은 이사회 내 5개 소위원회 중 모든 이사가 포함된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포함돼 있는데, 유 부회장이 집행위원회 위원장도 맡고 있다. 고 사장은 이사회 내 위원장을 맡고 있지 않다.

이사회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은 이사회’ 개념인 집행위원회는 이사회로부터 위임받은 경영일반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집행할 수 있는 기구다. 사실상 유 부회장에게 의사결정의 핵심 권한이 집중된 모습이다.

유진증권 이사회 및 세부위원회 구성.

◇ESG 중요성 확대에 사외이사 기조 바뀔까

유진증권의 사외이사는 오랜 기간 판사 출신 1인과 감사원·국세청·중앙부처 출신 인사 2인 구도로 이뤄져 왔다. 언론인 출신이 사외이사를 역임한 적도 있었는데, 결국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 능력에 방점이 찍힌 인사였단 평가다.

유진증권의 관 출신 중용 기조는 비단 사외이사에 국한된 건 아니다. 장기간 미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는 유지창 회장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출신으로 한국산업은행 총재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2019년 사내이사로 영입한 고 사장도 32회 행정고시 관료 출신이다.

이런 기조의 변화는 지난 2020년 나타났다. 엄용호 연세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 미국 뉴욕연방은행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경제 전문가로 감사위원회와 보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만 이후 신규선임한 사외이사는 이전의 기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주총에서 6년 재임으로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된 김기정 전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대신해 김용대 전 서울가정법원 법원장을 영입했다. 김 사외이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출신으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 선임사외이사인 한만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 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 국토해양부 제1차관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증권업계에선 유진증권의 사외이사진에도 머지않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예측되는 변화는 ESG위원회의 신설과 관련 인사 영입, 여성 이사 선임 등이다.

ESG경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현재 유진증권은 별도의 ESG위원회를 두고 있지 않은데, ESG위원회를 설립하는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유진증권 관계자는 “ESG위원회와 전담조직 구성 등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ESG경영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올해 최초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놓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진증권의 현재 이사회 구성원의 성별은 모두 남성이다. 아직 자본총계가 1조원 수준으로 자본총계 2조원 이상의 상장 금융사에 요구되는 여성이사 선임의무가 없다. 다만 머지 않아 여성이사 선임을 위한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적 규정이 아니더라도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을 갖추는 것은 ESG경영에 있어 중요한 목표”라며 “여성이사 선임의무가 없는 회사라도 이런 흐름을 마냥 외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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