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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타이밍 고심 현대오일뱅크, '135일룰'이 변수 증시 상황 변수, 시장과의 밸류 간극도 커...3년 전 프리IPO 8조가 하한

오찬미 기자공개 2022-04-19 07:14:04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LG에너지솔루션 다음으로 초대어로 꼽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시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상장을 위해 ‘135일 룰’에 따라야 하지만 5월 중순까지 납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증시 침체로 대형 딜에 투심을 모으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밸류에이션과 증권가 전망 간의 간극도 꽤 벌어져 있어 상장 시기를 올해 3분기 이후로 미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적 올해 더 좋은데, 주가는 아직...IPO 타이밍 저울질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IPO 삼수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이번에도 증시 침체라는 큰 벽을 만났다. 앞서 IPO에 도전할때마다 번번히 장이 좋지 못했던 까닭에 상장 철회를 택했다. 지난해 증시가 우호적으로 형성돼 IPO 삼수에 도전했지만 올해 역시 시장 분위기가 크게 꺾이면서 예상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2021년 재무제표를 토대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5월 중순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돼야 한다. 미국 등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지켜야하는 ‘135일룰’ 때문이다. 해외 투자설명서에 포함되는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 등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을 말한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2021년 12월 13일 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일정을 맞추기 빠듯한 상황이다. 거래소 상장심사위원회가 열려야 심사를 받을 수 있다. 통상 심사 2주 전 기업실사와 대표 인터뷰 등이 이뤄진다. 하지만 아직 기업실사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예심청구일을 기준으로 늦어도 4개월 후에는 결과를 통보하기 때문에 이달 말이나 다음달초 상장심사위원회가 열릴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증권신고서 제출 후에도 청약, 배정, 납입까지는 최소한 45일 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5월 15일까지 공모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1분기 검토 보고서를 포함시킬 경우에는 135일룰의 기한이 8월 15일까지로 늘어난다. 하지만 증시 상황을 더 살피기 위해 반기 보고서를 포함시켜 11월 15일까지 기한을 여유있게 가져갈 수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예비심사 승인이 나더라도 신고서를 낼 수 없어 큰 의미가 없다"며 "회사도 IPO를 서두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 1분기 검토 보고서를 포함시켜 8월 15일까지 상장 일정을 여유있게 진행하든지, 반기 검토보고서를 기반으로 연말까지 일정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여윳돈 넉넉한 지주, 급할 것 없다...증시 상황 더 지켜볼까

이번 현대오일뱅크의 IPO가 현대중공업지주의 구주매출과 관련된 만큼 밸류에이션 조정 등에 대한 발행사측의 고민은 크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분율이 73.85%에 달하는 만큼 이번 IPO에서 일부를 구주매출할 계획이다. 약 3조원 내외를 공모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약 10%~20%를 구주매출하면 3000억~6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당장 자금 조달이 급하지는 않다. 현대오일뱅크도 자체적으로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어 IPO가 급한 회사는 아니다. 정유업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면서 순이익 약 9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대비 실적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상장 기업처럼 재무적투자자(FI)의 투자 회수(EXIT) 압박도 없다.

오히려 최소 8조원 이상의 밸류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해야 하는 게 현대오일뱅크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3년 전 사업적 협력을 위해 전략적투자자(SI)로 합류한 사우디 아람코가 8조원의 밸류로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참여했다. 지분 17%를 1조3749억원에 인수해 현대오일뱅크의 IPO 밸류 마지노선은 정해져 있다. 시장과의 평가 간극을 좁히는 게 IPO 시기를 결정할 핵심 요인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6조원대의 밸류에이션을 거론하고 있다. 상장사인 에쓰오일(S-Oil)이 단골 비교 대상이다. PER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현대오일뱅크의 적정 밸류를 6조원 수준으로 타진한다.

하지만 증권가의 기대치는 10조원이다. 올해는 실적도 더 좋고, 3조원을 투자한 석유화학공장도 가동하기 때문에 미래가치를 더 반영할 수 있다는 논리다.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하고 있다. 수소 사업,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소재 사업 등 미래사업을 통해 에쿼티 스토리를 확장중이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이미 IPO에 나섰다가 시장이 안좋아지면서 두번이나 IPO를 철회한 이력이 있다"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경우 이번에도 강행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 IPO의 경우 당장 공모자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도 충분한 딜”이라며 “정유업 외 분야로 이미지 쇄신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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