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충격 회사채 시장 긴급점검]수요예측 미매각 '속출'...연초효과 사라지고 '찬바람'만①스프레드 확대 '가속화', 채권평가손실 급증...밴드 상단 높여도 투자자 참여 저조
이지혜 기자공개 2022-04-28 12:48:42
[편집자주]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치솟자 채권평가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외면하고 있다. 크레딧 스프레드가 벌어지고 미매각률도 높아졌다. 신용등급별, 크레딧 이슈별 발행사와 주관회사의 고민도 한층 깊어졌다. 더벨이 금리상승기 회사채 시장을 긴급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08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 회사채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시장금리가 치솟으면서 채권평가손실을 우려한 투자자가 회사채를 기피하고 있다.이에 따라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내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지난해 연간 미매각 규모에 버금간다. A급은 물론 AA+ 회사채조차 투자주문을 받는 데 고전하고 있다.
연초효과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연초효과는 1~2월 투자자들이 활동을 재개하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올해는 회사채 스프레드가 오히려 벌어졌다. 금리를 얹어주겠다는데도 투자심리가 녹지 않아 수요예측 경쟁률이 예년 대비 반토막 났다.
◇우량채도 예외없다, 수요예측 미매각률 '껑충'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진행된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종목은 모두 1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해 동안 미매각 난 종목이 19건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증가했다.
AA급 신용도를 보유한 우량채조차 미매각을 기록했다. 연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정부의 추경발표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코리아에너지터미널과 울산지피에스가 미매각을 냈다. 초도발행인 데다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에너지업종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공모채 시장의 단골이자 AA+ 신용도를 보유한 롯데케미칼도 투자자에게 냉대를 받았다. 10년물에서 모집금액만큼 투자주문을 받지 못해 추가청약까지 진행했다.
A급 발행사는 상황이 더 나빴다. SK어드밴스드나 SK에코플랜트 등 SK그룹 계열사는 물론 CJ프레시웨이, LS전선 등 대기업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기록했다.
오히려 BBB급 회사채 투자심리가 견조한 편이다. 미매각을 낸 BBB급 회사채가 한진칼이 발행한 1년 6개월물 한 건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BBB급 회사채 발행규모가 예년 대비 증가했다"며 “LG에너지솔루션 등 올해 대형IPO를 염두에 둔 하이일드펀드가 BBB급 회사채에 투자하면서 수혜를 봤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확실히 대비된다. 2021년 공모채 시장에서는 A급 이하 회사채가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고전했다. 전체 미매각 회사채 종목 19건 가운데 BBB급은 7건, A급 9건이었다. 미매각을 낸 AA급 회사채는 3건에 그쳤다.
미매각이 발생한 시점도 지난해와 상이하다. 올해는 미매각 사례가 1월과 2월에 특히 몰렸다. 지난해 미매각 사례가 연말에 주로 발생한 것과 분위기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이 연초 특수를 누렸다가 연말에 투자수요가 빠지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 회사채 시장에서는 연초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깐깐하게 고르면서 조달전략이 어긋나거나 비인기업종인 회사채는 어김없이 미매각을 냈다"고 말했다.
◇‘연초효과’ 실종, 밴드 높여도 투자심리 ‘찬바람’
올해 공모채 시장에서 연초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초효과는 1~2월에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회사채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경향을 가리킨다.

그러나 2월부터 다시 벌어지더니 최근 70bp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보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더 벌어졌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불확실성이 극대화했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돼 회사채 수요예측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연초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회사채 스프레드 확대는 공모희망금리밴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월까지만 해도 예년처럼 밴드 상단을 개별·등급민평금리 대비 +10~+20bp로 설정하는 발행사가 많았지만 2월부터 분위기가 바뀌었다. 밴드 상단이 30~40bp로 높아졌다.
한국콜마 등 일부 발행사는 밴드 상단을 개별민평금리 대비 +70bp 수준으로 책정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아예 절대금리를 제시하는 식으로 조달전략을 짰다.
밴드 상단에서 최종금리가 결정되면 이는 다시 민평금리에 영향을 미쳐 스프레드 확대 속도가 빨라진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발행사가 금리를 더 얹었는데도 회사채 수요예측 경쟁률은 부진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 수요예측 경쟁률은 2.4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요예측 경쟁률이 5배를 넘었던 것과 대비된다. 2021년 연간 수요예측 경쟁률은 4.1배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으로 회사채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유효경쟁률이 낮고 개별민평금리보다 조달금리가 높아져도 일단 완판됐다는 데 안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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