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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VC 돋보기]'캐시카우' 우신벤처, 아세아 일반지주 지정 걸림돌①2013년 아세아 지주 전환 때 매각 이슈 부각, CVC 허용으로 '새국면'

김진현 기자공개 2022-05-02 07:59:22

[편집자주]

CVC(Corporate Venture Capital, 기업형 벤처캐피탈)는 일반 기업이 재무적·전략적 목적을 가지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최근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까지 CVC를 두고 있다. 전방위적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CVC에 대한 규제 완화에 나서면서 그 숫자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CVC의 전략과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7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아그룹은 시멘트·제지 사업을 영위하는 탄탄한 중견기업이다. 공장을 가지고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전형적인 굴뚝산업 기업이다.

아세아그룹은 아농 등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회사는 우신벤처투자다. 우신벤처투자는 창업투자회사로 아세아그룹에서 유일한 금융회사다.

최근 들어서는 우신벤처투자의 투자 성과가 점차 좋아지면서 아세아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아세아그룹의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하고 성과를 내면서 그룹 내 '알짜' 사업으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37년 역사 1세대 VC 부산산업·중진공 합작 '우신개발금융' 출발

우신벤처투자는 1986년 '우신개발금융'으로 출발했다. 당시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인가를 받아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한 뒤 1988년 1호 펀드 '우신 제1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창업 당시만 하더라도 아세아그룹 뿐 아니라 부산, 경남 지역을 거점으로 레미콘 제조 및 판매를 하는 부산산업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주주로 참여했다. 부산산업은 2011년 우신벤처투자 주식을 처분하며 주주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재는 감자 등을 통해 아세아시멘트 83.3%, 중소기업진흥공단 16.7%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가 됐다.

굴뚝산업에 전념하던 아세아그룹이 우신개발금융을 설립한 건 이병무 아세아그룹 명예회장의 뜻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59학번인 그는 우신개발금융 설립 당시 대표이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빌트인 가전 기업 윈텍, 에디슨모터스의 모회사인 에너지솔루션즈 등과 같은 제조업 베이스 기업에 주로 투자하다 점차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 투자 비중을 늘리며 하우스 색채에 변화가 나타났다.

랩지노믹스, 큐라켐, 압타바이오, 파멥신, 신라젠, 제넥신, 에이치엘비 등 기업에 투자를 하면서 바이오 투자 전성기의 투자 성과를 누렸다. 2013년 정길용 바이오전문 심사역이 합류하면서 바이오투자 비중이 확대됐다.

최근 들어서는 피플펀드, 제주맥주, 스파크플러스, 셀러허브 등 바이오 업체가 아닌 기업들에 대한 투자 비중도 늘려가고 있다.

꾸준히 투자 포트폴리오를 채워온 덕분에 실적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지난해 설립 후 최대 매출액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매출액은 361억원으로 아세아시멘트 전체 매출 8925억원의 4.05% 비중을 차지했다. 2013년 인적분할로 아세아시멘트 자회사로 처음 편입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7억원)에 불과했다.

◇아세아, 일반지주 조건 미달 '우연의 일치?'…CVC 허용 일반지주 재도전 할까

이렇듯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한 우신벤처투자이지만 아세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아세아가 '완전한' 일반지주사로 전환하는 데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세아그룹은 2013년 지주회사로 전환을 꾀하면서 아세아를 인적분할했다.

존속회사인 아세아는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신설회사인 아세아시멘트는 시멘트사업을 가져갔다. 이때 아세아의 자회사였던 우신벤처투자도 아세아시멘트 밑으로 재편됐다.

이후 아세아는 아세아시멘트 지분을 취득하는 등 지주회사 요건을 갖춰 일반지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일반지주사가 되면서 금융회사인 우신벤처투자 매각 이슈가 생겼다.

금산분리법에 따라 일반지주사인 아세아는 손자회사 우신벤처투자를 매각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당시 아세아그룹은 공정위에 우신벤처투자 처분 유예를 요청했다. 주식 취득 및 처분이 곤란한 경우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얻어 2년간 주식 처분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다.

시장에선 아세아그룹이 우신벤처투자를 매각해 정리할 것으로 봤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반지주 회사는 자회사로 금융회사인 창업투자회사를 소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부로 아세아가 지주회사 요건 미달로 지주회사 지정이 해제되면서 우신벤처투자를 매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사실상 지주회사 포기를 통해 우신벤처투자 매각을 막은 셈이었다. 지주회사 제외의 마법은 지주비율(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회사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50% 밑으로 낮춘 덕이었다.

2016년 기준 아세아의 지주비율은 67.2%였다. 해당 비율이 50% 아래로 낮아지면서 지주비율을 충족하지 못한 아세아는 일반지주 지정이 해제됐다. 아세아가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법적으론 지주사가 아닌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일반지주사도 이제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을 소유할 수 있기 때문에 아세아가 다시 일반지주 요건을 맞춰 지주사 지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CVC 보유를 위해서는 창업투자회사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아세아가 지주사 재지정에 도전할 경우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보유한 지분 16.7% 매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앞서 매각을 피했던 점과 최근 우신벤처투자의 경영성과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CVC 편입이 좀 더 유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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