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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DB 머니무브]마케팅 포인트 'OCIO' 미래에셋 최대펀드 클로징③아웃소싱 콘셉트 파고들어…전략·재량 극대화 '윈윈'

양정우 기자공개 2022-05-17 08:07:08

[편집자주]

172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머니무브가 본격화되고 있다. DB 적립금은 오랜기간 예·적금과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돼 왔지만 최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시행을 계기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속속 옮겨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DB 적립금 시장 변화 판도를 더벨이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06: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72조원에 달하는 국내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의 이동이 시작되자 거대 자금을 노리는 국내 자산운용사의 경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운용사마다 전담 본부를 신설하는 가운데 마케팅 포인트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하나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수익률이 1% 대인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 하지만 다음 행보에서 어떤 실적배당형 상품을 선택해야 하느냐의 문제에 부딪힌다. 이 지점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게 최고책임투자자(CIO)를 외주화하는 콘셉트인 OCIO다.

운용업계에서 위탁 기업의 경영 여건에 맞춘 OCIO 펀드가 하나둘씩 조성되고 있다. 특정 DB에 맞춰 설계된 사모펀드들이다. OCIO 파트에 힘을 싣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들어 국내 최대 규모로 사모 OCIO 펀드를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운용, 2000억 OCIO 사모 결성…유한킴벌리 DB 확보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최근 국내 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2000억원 안팎의 OCIO 사모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의 결성금은 유한킴벌리의 DB 자금으로 퇴직연금사업자는 신한은행인 것으로 파악된다. 유한킴벌리는 올해 초부터 DB 일부를 OCIO 펀드에 맡기고자 국내 연금사업자를 상대로 입찰 제안을 받아왔다.

OCIO는 무엇보다 위탁 운용의 포괄성이 압도적으로 높은 특징을 갖고 있다. OCIO라는 콘셉트를 곧이곧대로 풀이하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투자 자산군의 종류뿐 아니라 운용에 수반되는 단계별 의사결정 과정을 일괄적으로 운용사에 맡기는 구조다. CIO를 아웃소싱한다는 개념인 만큼 펀드의 목표수익률만 제시하면서 운용 재량을 폭넓게 부여 받는다.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이 체계가 각광을 받는 건 갈수록 복잡해지는 시장에 난해한 고차방정식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부 운용 인력이 큰 틀을 잡아가는 게 어려울 뿐 아니라 기업의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 대처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 전문가 집단이 개별 기업의 고유 사정을 고려해 맞춤형 전략을 제시하는 OCIO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DB 자금이 타깃일 때도 OCIO가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잡은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간 수익률이 1% 대에 묶여있던 원리금보장형 상품에서 벗어나고자 애써도 막상 스스로 대체 상품을 고르는 게 녹록치 않다. 기업의 재무 파트에서는 자칫 손실이 발생할까 우려할 수밖에 없다. OCIO 펀드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그래도 운용사의 선별된 포트폴리오와 운용 노하우가 결집돼 있다. 통상 목표수익률은 연 4~5%가 제시되고 있다.

퇴직연금 적립금 추이.

앞으로 원리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으로 DB 머니무브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OCIO 펀드는 주축 상품의 자리를 꿰찰 것으로 관측된다. DB 자금이 타깃인 OCIO 펀드는 공모 또는 사모 형태로 결성될 수 있다. 아무래도 자금 규모가 조 단위인 대기업의 경우 독자적 특화 전략이 제시되는 사모펀드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 OCIO 펀드를 만든 미래에셋운용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상위 하우스 간 경쟁이라면 트랙레코드가 승기를 잡는 데 한몫을 할 수 있다. 이 운용사는 최근 비정기 조직개편에 나설 정도로 OCIO 파트에 힘을 싣고 있다. 옛 기업 OCIO부문은 이제 OCIO솔루션부문으로 간판을 바꿔 새로운 OCIO총괄 체제에 편입됐다.

공모 OCIO 펀드 시장은 미래에셋운용과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국내 대표적 OCIO 공모펀드는 '미래에셋OCIO-DB표준형펀드', 'KB타겟리턴OCIO펀드', '삼성OCIO솔루션성장형증권투자신탁', 한화자산운용의 '한화OCIO솔루션 펀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OCIO알아서펀드' 등이다.

단위:백만달러, 2017년 기준.

◇맞춤형 OCIO 펀드 운용, 고유 IPS 기반…근퇴법 개정으로 펀드 설정 속도

지난달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도 OCIO 펀드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이 DB를 선택했을 경우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고 투자정책서(Investment Policy Statement, IPS)를 매년 1회 이상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자산운용사가 OCIO 펀드를 만들 때 설계의 기반은 무엇보다 IPS다. 공적 기금과 민간 기업은 물론 사기업 간에도 운용자산의 조성 목적과 운용 목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 동일한 DB 자금이어도 자사의 임금상승률, 퇴직률, 사망률, 승급률 등 주요 가정에 따라 산출한 퇴직급여채무에 맞춰 목표수익률과 니즈가 상이하다. 운용의 재량을 극대화한 게 OCIO 콘셉트이지만 어디까지나 IPS라는 최상위 운용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WM업계 관계자는 "실무 과정에서는 기금 성격이 엇비슷한 자금끼리 IPS가 준용되기도 한다"면서도 "OCIO 서비스의 취지를 온전히 살릴려면 기업마다 정확한 진단 아래 작성된 IPS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DB 자금의 개별 특성이 반영된 IPS가 마련된다면 운용사마다 설계하는 상품의 경쟁력이 쉽게 드러날 것"이라며 "근퇴법 개정에 따라 OCIO 전략의 실효성도 배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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