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내츄럴스, '신사업 노크' 투자형 지주사 진화 해외투자·라이센스 등 사업 추가, 제조사업 넘기고 오너3세 기업 흡수
이우찬 기자공개 2022-05-19 07:28:4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8일 11: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 모기업인 삼양내츄럴스가 지주회사 체제 공고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 사업부문을 삼양식품에 넘긴 대신 투자형 지주사로 정체성을 강화한다. 제약, 친환경 발전업 등 신사업 발굴, 해외투자, R&D(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오너3세 개인기업을 정리하며 삼양내츄럴스에서 삼양식품, 기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 작업도 단행했다.◇제조사업 양도, 지주사 역할 강화 신사업 발굴
삼양내츄럴스는 최근 농산물 공급·후레이크 제조사업 부문을 삼양식품에 348억원을 받고 넘겼다. 삼양식품은 라면 제조 공정에서 원료 공급부터 제조, 판매까지 일원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삼양내츄럴스의 경우 제조사업 부문을 정리하며 그룹 차원의 사업을 관리하고 자회사 사업을 지배하는 지주사 고유의 역할을 강화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확고한 지주회사 체제로 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문을 떼어낸 삼양내츄럴스는 투자형 지주사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11일 변경된 사업목적을 보면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식품 제조·가공업, 부동산임대업, 상품중개업, 음식점업, 축산물판매업 등 기존 사업목적은 삭제됐다.
빈자리를 지주회사 기능의 사업목적과 라면사업 이외의 신사업이 채웠다. 지주사업, 자금조달·투자사업, 지적재산권 관리·라이센스업, 친환경 에너지발전업, 해외투자업, 식품·제약산업 기술 연구사업, 제약산업 제품개발 등이 추가됐다.
신사업 발굴은 핵심 계열사 삼양식품의 라면사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꼽힌다. 삼양식품 매출의 약 95%는 라면에서 발생한다. 불닭면에 힘입어 외형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지만 라면사업 이외에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기업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삼양내츄럴스 산하에는 중앙연구소가 설립된다. 현재 인력을 기업 내외부에서 구성하는 단계로 파악됐다. 원주에 있는 라면, 스낵 개발의 식품연구소와 별도 조직이다. 중앙연구소 밑에는 미래, 식품, 품질안전 등 3개 센터가 있다. 글로벌 수준의 품질관리 기준 수립, 친환경 소재 개발, 건기식 사업 등에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삼양내츄럴스를 삼양식품 각자대표인 장재성 부사장에게 맡겨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며 "삼양내츄럴스는 계열사 신사업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너3세 개인기업 흡수합병, 옥상옥 구조 정리
삼양내츄럴스의 지주사 체제 강화 작업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2대 주주였던 아이스엑스를 흡수합병했다. 아이스엑스는 오너3세 전병우 이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지난해 말 삼양내츄럴스 주주는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42%), 아이스엑스(27%), 김 부회장의 남편 전인장 회장(21%) 순이다.
이번 합병으로 아이스엑스 주식 27%가 자기주식으로 전환되고, 아이스엑스와 삼양내츄럴스간 합병비율에 따라 전 이사의 지분율이 결정된다. 구체적인 합병비율에 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일에 쌓여 있던 아이스엑스를 소멸시키는 동시에 삼양내츄럴스의 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작업이다. 오너일가-삼양내츄럴스-삼양식품-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아이스엑스는 삼양내츄럴스 지분을 보유한 기업으로 옥상옥 구조를 만든 요인이었다.
아이스엑스는 1994년생으로 김 부회장, 전 회장의 장남인 전 이사의 개인 기업이었다. 외부 감사대상에 속하지 않아 그동안 정보는 외부에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태양광 패널 등 친환경 사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을 뿐이다.
오너가 개인기업의 경우 계열사와 내부거래 등 일감 몰아주기로 수익을 창출해 승계 자금 마련을 위한 창구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이스엑스 합병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투명한 지배구조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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