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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특수, 방산 다시보기]대우조선해양, 안정적 수주잔고 운용 ‘열쇠’는 특수선⑪최근 특수선 수주잔고 비중 11.4%→20.4%... 잠수함 넘어 수상함도 수출확대 준비

강용규 기자공개 2022-07-07 07:40:39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을 외치며 성장한 국내 방산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장기화한 교전으로 군수물자 수요가 늘면서 국내 업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업계는 전쟁 물자 공급에 머물지 않고,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 산업에도 도전한다. 더벨이 미래 수요 창출을 위해 뛰고 있는 방위산업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5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과 함께 특수선사업부를 통해 국내에서 대형 군함을 건조하는 2개 조선사 중 하나다. 두 조선사의 사업영역은 동일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수상함, 대우조선해양이 수중함(잠수함)에 비교적 강점이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과거 장기간의 수주 부진으로 실적 위기를 겪고 있다. 다만 수주 부진기에도 특수선은 꾸준히 잔고의 10% 이상을 담당하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특수선의 수출 확대를 통해 특수선의 수주잔고 안정화 기여 효과를 더욱 강화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4일 인도 언론들에 따르면 인도 국방부가 추진하는 잠수함 도입계획인 ‘프로젝트75I’ 사업의 2단계 사업자 선정이 머지않았다.

프로젝트75I는 원자력 잠수함 6척, 재래식(디젤) 잠수함 18척을 도입하는 인도의 해군 현대화 계획으로 2단계 사업은 3000톤급 재래식 잠수함 6척의 발주건이다. 총 사업규모는 4300억루피(7조원가량)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대우조선해양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가 수주전에서 최종 경합 중이다.

아제이 쿠마르 인도 국방부장관은 현지 매체 파이낸셜익스프레스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규모가 큰 글로벌 전략적 파트너십 모델은 이번이 처음으로 고유한 상황에 맞춰 특정 계약 및 조항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이와 관련한 사안들을 논의하고 있으며 곧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국내 최초의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자료=대우조선해양)
이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은 필리핀에서도 잠수함 수출의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필리핀 해군은 잠수함 6척 운용계획의 첫 단계로 1400톤급 재래식 잠수함 2척의 도입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과 프랑스 나발그룹이 사업 참여를 놓고 경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 사업규모는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방산사업의 특성상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으나 인도와 필리핀에서 잠수함 도입계획에 참여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군함 등 특수선의 해외 도입은 국방력과 직결되는 사업인 만큼 조선사의 건조 일정 준수나 기술력 수준 등에 대한 신뢰성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특히 잠수함은 비대칭전력의 성격을 지닌 ‘은밀한 무기’다. 때문에 조선사의 신뢰성이 사업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수상함과 비교해 더욱 큰 것으로 여겨진다.

이런 특성상 잠수함은 한 사업을 무탈하게 마무리하면 후속 사업 수주에서도 유리하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2003년과 2009년 잠수함 창정비사업을 통해 신뢰를 쌓은 뒤 2011년 처음 잠수함 3척을 수주했다. 이어 2017년 초도함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면서 2019년 3척을 추가로 수주하기도 했다.

인도와 필리핀의 잠수함 도입계획이 장기 계획인 만큼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사업을 수주한 뒤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인도네시아에 이어 단골 국가를 늘린다는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고질적 문제였던 ‘불안정한 수주잔고’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까지만 해도 15조4436억원에 이르렀던 매출이 해마다 감소하면서 2021년 4조486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축소형 사업 구조조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2015~2020년 조선업 불황 속에서 6년 연속으로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탓도 있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도 2018년 1조248억원을 정점으로 급감해 지난해 1조7547억원의 영업손실로 반전했다. 지난해 적자의 경우 조선용 후판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충당금을 설정한 것도 있으나 이익 감소세의 근본적 원인은 일감 부족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수주 부진기를 겪는 동안에도 잠수함 등 특수선은 수주잔고 운용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해 왔다. 대우조선해양의 수주잔고에서 특수선의 비중은 2015년부터 11.4%에서 점차 증가세를 보여 2019년에는 30% 수준에 육박하기도 했다.
(자료=대우조선해양 IR프레젠테이션)
특수선은 시황과 상관없이 각국의 필요에 따라 발주된다. 사업 기간(1척 건조 기간)이 긴 만큼 수주량 대비 수익성은 크지 않으나 조선사 입장에서는 수주잔고 운용에 안정성을 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잠수함 수출을 통해 특수선 단골 고객을 늘리고자 하는 이유다. 전체 사업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특수선의 잔고 비중을 높게 유지할 수 있다면 그만큼 일감 부족 걱정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함정 발주금액은 2020년 620억달러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2029년 7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맞춰 대우조선해양도 잠수함과 수상함을 가리지 않고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앞서 3월 대우조선해양은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함’을 건조한 방산업체 밥콕과 함정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최신 함정의 핵심기술을 확보해 해외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잠수함의 인도네시아 수출 성과와 해외수주 도전에 가려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노르웨이와 영국 군수지원함, 말레이시아 초계함, 방글라데시와 태국 호위함 등 수상함 분야에서도 수출 실적을 여럿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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