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 고가 인수' 케펠인프라, 폐기물 M&A '큰 손' 될까 7000억 후반대 가격으로 입찰 승기, 공격 베팅 지속 여부 '주목'
감병근 기자공개 2022-07-14 08:18:13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3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싱가포르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이하 케펠인프라)가 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 새주인으로 낙점됐다. 폐기물 처리단가 하락 추세에도 공격적인 가격을 제시, 인수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형 전략적투자자(SI)들이 최근 폐기물 처리업체 M&A에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케펠인프라가 새로운 ‘큰 손’으로 부상할 지 관심이 쏠린다.1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EMK 최대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와 산업은행은 전날 EMK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케펠인프라를 선정했다. 지난달 말 이뤄진 본입찰에는 케펠인프라와 함께 종합폐기물 처리업체 에코비트가 참여했다.
케펠인프라는 가격 경쟁에서 에코비트에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에코비트는 내부적으로 6000억~7000억원 사이의 금액을 베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본입찰에서 7000억원 수준의 금액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케펠인프라가 7000억원 후반대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EMK를 품에 안았다.
업계에서는 에코비트가 제시한 7000억원의 가격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EMK는 이번 매각대상에서 빠진 자회사 신대한정유산업을 제외하고 지난해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4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부터 폐기물 매립 영업을 시작한 EMK 자회사 KD환경의 가치는 업계에서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를 고려하면 7000억원이라는 가격에도 20배를 웃도는 EBITDA 멀티플이 적용됐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계산에 따르면 케펠인프라가 제시한 7000억원 후반대 가격에는 24배 가량의 EBITDA 멀티플이 적용된 셈이다.
이는 국내 폐기물 처리업체 M&A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이후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면서 폐기물 처리업체 몸값은 최근 2년여 동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0배를 훌쩍 웃도는 EBITDA 멀티플이 적용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펠인프라는 전례 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해 인수를 추진할 만큼 EMK를 품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0년 SK에코플랜트가 최종 승자가 된 EMC홀딩스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케펠인프라는 국내 폐기물 처리업체에 그동안 큰 관심을 보여왔다.
케펠인프라는 싱가포르 케펠그룹 소속으로 인프라 관련 투자를 전담하고 있다. 케펠그룹은 인프라 투자 외에도 부동산, 선박 등도 투자처로 삼고 있다. 케펠그룹 최대주주는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케펠인프라가 국내 폐기물 처리업체 M&A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폐기물 처리업계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로 관련 업체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국내 폐기물 처리업체 M&A는 SK에코플랜트, 에코비트 등 대형 SI들이 주도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EMK 인수전에 SK에코플랜트는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고 에코비트는 정해진 예산을 지키면서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대형 SI들의 신중한 M&A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폐기물 처리단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고밸류 인수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폐기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10% 수준의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매립단가와 소각단가는 향후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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