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하나금융 vs KT-신한금융, 다른 듯 닮은 혈맹 플랫폼 내 경제시스템 타고 수천만 고객풀 확보, 전통산업 한계·시장포화 돌파구
원충희 기자공개 2022-07-28 14:09:57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13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그룹이 4000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혈맹관계를 강화한다. 앞서 1월 KT와 신한금융그룹이 지분교환으로 혈맹을 맺은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과 KT의 전선이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으로 확대된 구도다.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모델을 추진할 예정인데 핵심은 양사의 고객 공유다. 별도 제휴 없이 메타버스 같은 플랫폼 내 경제시스템을 타고 자유롭게 이동해 수천만명에 달하는 서로의 고객 기반을 끌어들이는 구조다.
◇SKT-하나·KT-신한, 짝짓기 핵심은 '고객기반 공유'
SK텔레콤과 하나금융 혈맹은 디지털 전환 차원에서의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서비스 구축, 메타버스와 금융의 융합, 통신과 금융의 정보 데이터 결합, SK스퀘어 산하 커머스·미디어·보안 영역에서 새로운 금융 융합 등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SK텔레콤은 오래 전부터 하나카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을 모색했으나 하나금융지주 외에는 매수자가 마땅치 않았다. 둘 사이의 연대는 시간이 갈수록 느슨해졌다. 그러다 올 초 KT와 신한금융이 4375억원 규모의 지분교환을 통해 혈맹을 맺었다. 그것이 하나카드, 핀크 지분 정리에 이어 그룹 차원의 대규모 지분교환이 이뤄진 기폭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2020년 초 구현모 대표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회동 후 그 해 8월 대규모 협업 MOU를 발표했다. 물밑으로는 지분교환이나 합작법인 설립 등 좀 더 강한 의미의 연합이 추진됐었다. 금융권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9월 우리금융 완전민영화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내놓은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KT가 사는 대신 우리금융도 KT 지분을 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고 KT는 신한금융으로 눈을 돌렸다.
SK텔레콤과 하나금융이 내서운 혈맹 기치는 KT-신한금융과 결이 비슷하다. 세부적인 내용은 좀 다르지만 정보통신(ICT)과 금융이 결합된 디지털 플랫폼 및 신사업을 추진한다는 맥락은 유사하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란 메타버스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 반해 KT는 아직 구축 전이라는 것과 신한금융은 은행이, 하나금융은 카드가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게 눈에 띌 정도의 차이다.
◇성장 더디고 내수시장 포화, ICT-금융 동맹으로 돌파
통신과 금융이 지금껏 계속 손잡으려 했던 이유는 네트워크 산업이란 공통된 특성이 있어 제휴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이 LG유플러스 통신망을 타고 알뜰폰 '리브M'으로 효과를 거둔 것처럼 시너지 날 부분이 많다. 통신 데이터를 활용해 좀 더 세밀하고 대안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개발, 씬파일러(Thin Filer)로 불리는 금융 소외층들을 파고드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통신과 금융은 내수성향이 강한 산업인데 국내 시장은 거의 포화된 상태다. 통신 3사의 시장점유율은 거의 고정된 채 가입자 뺏고 뺏기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금융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둘 다 전통산업이라는 인식 탓에 기업가치도 저평가돼 있다. SK텔레콤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9배, 하나금융지주는 0.30배 수준으로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
통신과 금융 간 혈맹의 초점은 양사의 고객을 공유하는 사업모델이다. 별도의 제휴를 맺지 않아도 플랫폼 내 경제시스템을 따라 자유롭게 이동해 언제든 서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 양사가 가진 거대한 고객기반을 감안하면 상당한 경쟁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준 무선가입자 수는 SK텔레콤이 2988만1825명, KT가 1746만6923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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