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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그룹, 글로벌 인지도 높은 만도에 HL 넣는 까닭은 만도, 처음으로 그룹사명 접목…브랜드 각인효과·그룹 중심축 선언

허인혜 기자공개 2022-08-23 07:46:46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그룹이 사명을 영문 Halla에서 착안한 HL그룹으로 바꾸면서 주요 계열사인 만도의 이름도 HL만도로 변경한다. 만도는 한라그룹의 지주사·주요 계열사와 달리 사명에 한라를 포함하지 않아왔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만도를 활용해 HL 브랜드의 각인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또 만도에 HL을 붙이며 한라그룹의 계열사라는 점을 더욱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도 되찾기'에 공을 들였던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직접 추진한 사명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변화다.

◇한라그룹, 내달 HL그룹으로 사명 변경…만도도 HL만도로

한라그룹은 내달 9일부터 HL(Higher Life·하이어 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한라의 이니셜을 활용하는 한편 '더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모태는 1962년 고(故) 정인영 회장이 세운 현대양행으로 1984년 Halla(한라)로 브랜드를 변경한 뒤 38년간 사명을 유지해 왔다.

사명을 변경하며 계열사 이름 앞에도 HL을 붙인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면서도 사명에 한라를 붙이지 않아왔던 만도에게 가장 큰 변화다.

한라그룹의 계열사들은 지역의 이름 담은 지역개발 건설 사업체를 제외하면 모두 '한라'의 이름을 새겨왔다. 지주사인 한라홀딩스를 포함해 한라리츠운용, 한라건설, HL클레무브(HL klemove), 한라OMS, 한라GLS 등이다. 한라대학교와 골프장인 제이제이한라에도 한라가 붙을 만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높았다.

만도는 한라그룹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기업이다. 현대양행 시절 설립된 알토란 계열사로 한라그룹의 재건에 가장 큰 도움이 됐던 계열사이기도 하다. 1969년에 자동차 부품 생산을 시작했고 '만도'라는 이름은 1980년 만도기계가 설립되며 얻게 됐다. 외환위기(IMF) 당시 한라중공업이 부도가 나면서 JP모건과 UBS가 맞손을 잡아 설립한 네덜란드계 지주사 선세이지로 팔렸다.

정몽원 회장의 애정이 각별한 계열사로도 알려져 있다. 2005년 만도 매각설이 나오며 정몽원 당시 한라건설 회장도 매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당시 유력한 인수후보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지만 3년간의 분투 끝에 한라건설의 품에 안겼다.

정몽원 회장에게는 '선친의 회사'를 찾아와야 한다는 결심도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몽원 회장이 만도 매매계약을 체결한 직후 선친의 묘를 찾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도 임종 직전까지 만도 되찾기에 매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만도 인지도 활용·HL그룹 결집력 강화 효과

한라그룹은 'HL만도'로 두 가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만도의 높은 인지도가 새로운 사명을 각인시키는 데에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만도의 글로벌 순위는 50위권 안에 든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가 선정하는 'Top 100 Global Suppliers'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만도를 포함해 범현대가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들이 상위에 포진해 있다. 만도보다 우위에 있는 자동차 부품사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한온시스템 정도다.

해외거점 투자도 활발히 이뤄져 왔다. 미국과 중국, 인도, 폴란드와 튀르키예 등에 생산법인을 설립했다. 남미와 유럽 등에도 진출해 있다. 핵심 고객이 해외수출에 매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인 점을 감안하면 해외 매출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도에도 HL의 사명을 부여하며 한라그룹의 결집도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만도는 스스로도 글로벌 인지도가 분명해 독립적인 사명을 사용해 왔다.

한라그룹이 그룹의 주요 사업으로 미래차 부품을 점찍은 만큼 만도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결집도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HL 브랜드의 첫 타자로 만도의 자회사이자 자율주행 전문사인 HL클레무브를 낙점한 점도 만도의 그룹내 중요성을 방증하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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