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200만원 목표' 절실한 SK㈜, 자사주 '소각'까지 결정 2025년까지 매년 시총 1% 규모로 실시, TSR 극대화 집중
김위수 기자공개 2022-09-02 07:42:41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1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가 200만원' 달성을 목표로 하는 SK㈜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획한 시가총액 1% 규모 자사주 매입을 이행한다. 매입한 자사주의 소각까지 추진해 주가 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SK㈜의 계획이다.2000억원 규모로 이행될 자사주 매입의 재원은 투자수익이다. 지난해까지 투자수익을 특별배당에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총 배당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당장의 배당금보다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으로 총주주환원률(Total Shareholder Return)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 SK㈜는 30일 이사회를 통해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했다. 이날 기준 SK㈜의 시가총액인 16조8690억원의 1%가 넘는 금액이다. 자사주 매입은 증권사 신탁 계약 방식으로 6개월 안에 진행될 예정이다.
SK㈜는 앞서 지난 3월 2025년까지 매년 시총의 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자사주 소각 여부에 대해서는 옵션으로 두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유지했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 시행 발표에는 '계약 기간 종료 후 별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전량 소각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자사주 매입만해도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심리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도 기대해볼만한 효과다. 여기에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일은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주주환원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발행 주식 수 자체가 감소해 EPS(주당순이익)가 상승,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SK㈜가 자사주 매입 계획만 확정해 발표했던 당시 라이프자산운용이 SK㈜에 주주서한을 통해 주주소각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가장 확실한 주가 부양을 위한 선택지이기는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해도 소각까지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경영권 방어 혹은 투자, 임직원 보상 등 자사주를 활용할 방안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SK㈜가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이유는 그만큼 기업가치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SK㈜의 최고경영자(CEO)인 장동현 부회장이 지난해 직접 2025년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한 일이 있다. 목표를 설정한지 1년이 훌쩍 넘게 지났지만 SK㈜의 주가는 22만7500원에 불과하다.
주가 200만원 목표를 차치해도 주가상승이 필요한 내부적인 요인이 또 있다. SK그룹은 올해 CEO 평가 항목에서 주가의 비중을 30%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최태원 회장이 중장기 성장전략이 담긴 SK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가 기업가치와 연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초 SK㈜의 주가는 25만5500원이었는데 오히려 10%가량 주가가 빠진 상황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SK㈜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자사주 매입의 재원은 투자로 얻은 수익이다. 그동안 SK㈜는 투자수익을 중간배당 형태의 특별배당으로 지급해왔다. 2020년에는 528억원, 2021년에는 793억원, 올해는 85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집행했다. 다만 SK㈜가 투자수익을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고 밝힌 만큼 내년부터는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거나 규모를 대폭 줄일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배당보다는 기업가치 향상에 더 집중해 TSR 개선을 이루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TSR이란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거둘 수 있는 수익이다. 배당금뿐 아니라 주가의 상승·하락에 따른 가치 변동을 반영한 지표로 기업의 시총 등락과 주식 보유시 얻을 수 있는 배당 수입 등을 토대로 계산한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금액을 반영하기도 한다.
그동안 SK㈜가 투자수익을 배당으로 지급하기는 했지만, TSR이 우상향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20년에는 마이너스(-) 지표를 기록하다 지난해 9%로 상승했지만 등락이 심한 편이다. 기업가치의 변동이 배당금 규모보다 크다보니 배당금이 TSR 개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SK㈜가 매년 배당금을 꾸준히 늘려왔음에도 TSR이 매년 널뛴 이유이기도다.
이번에는 자사주 정책에 투자수익을 직접 투입하며 TSR 확대에 나서려는 모습이다. SK㈜는 "투자전문회사로서 거둔 투자수익을 주주환원과 연계하여 중장기 주주가치와 TSR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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