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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 진화하는 유니크 베테랑 '정재훈 상무'SJ코레·현대힘스 등 투자 핵심 역할, 딜스펙스트럼 확장 포부

김경태 기자공개 2022-09-26 08:32:44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9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업계와 기관투자가에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신성' 하우스를 꼽아달라고 문의하면 다수의 전문가가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를 선택한다. 그만큼 제이앤PE는 수년간 투자 안목과 회수 성과를 입증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제이앤PE는 이준상 대표와 현상진 대표가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핵심 운용역으로는 단연 정재훈 상무(사진)가 꼽힌다. 정 상무는 대기업의 기획·재무라인을 거친 뒤 사모투자(PE)분야에 뛰어든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 후 제이앤PE에서 다양한 투자를 섭렵하면서 업계에서 주목받는 베테랑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는 운용사(GP)·출자자(LP)·투자기업 모두 동반 성장하는 딜을 구현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성장스토리: 대기업 근무 시 PE 진출 '열망', 스틱 거쳐 제이앤PE 합류
정 상무는 다른 경쟁사 운용역보다 상대적으로 늦게 PE업계에 진출했지만 본인만의 '색채'를 보유한 전문가다. 경력의 시작은 국내 최상위 대기업의 핵심 부서였다. 2005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기아자동차에 입사했다. 기획실에서 약 1년간 근무했다.

그는 "짧게나마 대기업의 최고 경영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간접적으로 체험한 기회가 됐다"며 "불완전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것은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자의 판단력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정 상무는 보다 깊이 있게 기업 경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경험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마침 대한항공에 합류할 기회가 생겨 2006년에 이직했다. 인천공항에서 업무를 담당했다. 그 후 재무본부에서 해외자금관리와 항공기금융 업무를 맡았다. 그는 이때 기업의 성장과 운영에 금융시장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를 깨닫게 됐다고 회상했다.

금융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뜨면서 그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PE업계로 향했다. 그는 당장은 PE업계로 이직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경영전문대학원(MBA) 진학을 준비했고 2013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명문 MBA 중 하나인 버지니아대 다든스쿨을 다니면서 PE업계 진출에 대한 열망이 더 커졌다.

그는 "정규 수업뿐 아니라 현지 PE산업 종사자들의 특강을 들으며 PE가 단순한 금융산업이 아닌 금융과 일반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업종임을 깨닫게 됐다"며 "일반 기업 출신으로서 가진 경쟁력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PE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MBA 방학 기간에 국내 최상위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에서 인턴을 했다. 졸업 후 정식으로 합류해 PE맨으로서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CJ로킨 등 스틱과 CJ그룹이 공동으로 해외에 투자한 딜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시너지 창출 과정과 인수 후 통합(PMI)에 대해 경험했다. 이 외에 스틱의 국내 중견기업 인수 거래 등에도 참여했다.

그 후 제이앤PE 설립 초기인 2019년 창업 멤버로 합류했다. 제이앤PE에서 현대힘스, 대보마그네틱, 에스제이(SJ)코레, 현대오일터미널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차별화된 시각' 기반 본질가치 집중, 동반성장 파트너 지향

정 상무가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것은 '본질가치'다. 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가능케 하는 핵심 경쟁력과 사업의 본질에 대한 판단, 분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재무제표를 포함한 지표를 분석하는 것 외에 사업의 역학(Dynamics), 성장 가능성 등을 내밀하게 탐구한다.

그는 "일부 기업은 핵심 경쟁력과 본질가치에 대한 자체적인 파악이 어렵고 기업의 성장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기업들을 중심으로 PE 투자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상무는 구체적으로 현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또는 부족한 부분의 내재화가 필요한 기업들을 발굴한다고 밝혔다. 그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거나 문제점에 대한 외부에서의 관점을 접목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유무형의 동력을 공급할 수 있는지 면밀히 파악한다.

그는 PE업의 의사결정과 집행 과정을 나름대로 구조화했다. 듣고, 분석하고, 판단한 후, 설득하는 순서로 의사결정 구조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런 프로세스를 통해 올바른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투자대상 기업의 비즈니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학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다양한 경험을 최적의 의사결정에 접목시킨다면 금상첨화다.

정 상무는 "증권사와 회계법인에서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PE 산업에 입문한 업계 선후배들과 달리 일반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후 PE업에 입문했기에 투자에 있어 다른 분들보다 훨씬 다양한 관점에서 투자를 판단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IRR 81%' SJ코레 투자, F&B서 거둔 기록적 성과

통상 PEF 운용사들은 식음료(F&B) 기업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이다. F&B 분야는 사업 특성상 B2C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제이앤PE는 다양한 산업의 기업에 투자해 왔는데 설립 초창기에 F&B 기업을 인수해 투자금 회수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사례가 있다.

제이앤PE는 2019년 가정간편식(HMR) 제조·판매사인 SJ코레 지분 100%를 14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SJ코레는 떡볶이 밀키트 온라인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는 업체였다. 또 경쟁사와 달리 매출의 50%를 해외 수출을 통해 달성하고 있었고 견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SJ코레 오너 측은 기업이 갈수록 커지면서 추가적인 성장에 대한 고민이 컸다. 향후 성장의 기틀을 재정립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간파한 제이앤PE는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그 후 신공장 건립, 내부 관리 시스템 확충 등 추가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정 상무는 투자설명서(IM) 작성과 PEF 설립 작업에서부터 LP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신생 PE였지만 딜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프리젠테이션에서 진심을 다해 설명했다"며 "많은 난관이 있었고 딜클로징 시점이 12월 휴가 시즌에 걸리기도 했지만 예정했던 딜클로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정 상무는 당시 SJ코레가 상승잠재력(Upside Potential)이 있다고 판단한 배경으로 국내 이커머스(E-Commerce) 플랫폼 외에 대형마트를 통한 추가적인 유통망 확대를 꼽았다. 또 해외 레퍼런스를 통한 현지 유통망 추가 확대의 가능성이 가시화되어 가는 점도 있었다. 그의 주특기 중 하나인 본사 관리도 있다. 인수 후 통합(PMI) 활동으로 재무 분야 확충을 통해 내부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였다.

인수 후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수혜를 입기도 했다.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가정 간편식 인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마존에 신규 입점하는 등 해외 판로 개척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에 발 빠른 매각 결단을 내린다. 2020년 12월 메디프론디비티에 SJ코레를 220억원에 매각했다. 단기간에 차익을 남기면서 IRR이 81%에 달하는 기록적인 수치로 엑시트했다.


◇트랙레코드2: '화려한 첫 딜' 현대힘스 투자, 업황 타개 실력·기업 파트너 '각인'

정 상무가 의미가 컸다고 꼽는 다른 딜로는 현대힘스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가 있다. 현대힘스 인수는 제이앤PE가 설립된 후 처음으로 투자한 건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를 약 1000억원에 인수했다는 점에서 당시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정 상무 입장에서도 제이앤PE에 합류해 의욕적으로 추진한 첫 딜이었다.

현대힘스는 조선기자재 전문 업체다. 2019년 투자 당시에 조선 경기가 불황을 맞이하면서 투자 매력도가 낮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대힘스가 제작하는 조선블록은 경쟁사와 달리 고난도 작업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향후 조선산업의 턴어라운드 시 충분히 추가 성장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 기존 거래처인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와 안정적인 매출 거래가 유지된다는 점이 있었다. 여기에 임직원들의 기업 성장에 대한 의지가 컸고 경쟁사와 다른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강점이었다.

제이앤PE 설립 이후 첫 투자 건이었던 만큼 정 상무도 투자의 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투자 후에도 현대힘스 밸류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상무는 울산에서 매월 정기적으로 임직원들과 스킨쉽을 갖는다. 또 경영협의회를 통해 당면 현안을 논의하는 등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볼트온(Bolt-on) M&A도 성사시켰다. 현대힘스는 작년 선박 및 산업용 질소·산소발생기 제조업체인 원하이테크를 인수해 매출처 다변화를 시작했다. 또 추가적인 설비투자(CAPEX)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개의 신공장 추가 건립, 기존 공장시설 현대화 작업을 차례대로 진행하고 있다.

정 상무는 "최근 조선경기의 회복과 함께 매출처의 추가 물량 공급 요청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2023년 현대힘스의 기업공개(IPO) 실시를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큰 이슈 없이 IPO가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업계 평가: 한결같은 부지런함·겸손함 갖춘 전문가, LP들도 호평

업계 전문가들은 정 상무가 다른 PEF 운용사의 동년배인 전문가들보다 늦게 PE업계에 진출했지만 자신의 강점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웠다고 입을 모은다. 이전 경력에서 몸에 밴 습관과 행동이 사업을 펼치는 데 중요한 LP들에게 호감을 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태영 신한은행 투자금융부 혁신투자팀 팀장은 "정 상무는 대기업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단히 예의가 바르다"며 "제이앤PE가 성장하면서 업무가 크게 확장된 상황에서도 과거와 다름없이 한결 같이 겸손하다"고 밝혔다. 이어 "LP들에 투자 현황에 관한 피드백을 주는 속도도 엄청 빠르며 늘 흐트러짐 없이 부지런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성기 오케이캐피탈 IB사업3본부 이사는 "정 상무가 담당한 딜에 출자한 사례가 있는데 투자한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아 배당을 받는 등 성공적으로 투자가 진행돼 굉장히 만족한다"며 "일반적으로 LP 마케팅에서 밸류에이션을 부풀리기도 하는데 정 상무는 오히려 보수적으로 작성해 LP에게 진솔하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겉으로는 유해 보이지만 강한 면모가 있으며 맡은 딜에 끝까지 책임감을 갖는 게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앤PE 내부에서도 급속도로 성장하는 데 정 상무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현상진 제이앤PE 대표는 "정 상무는 업무의 모든 부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며 "워낙 책임감이 강하고 치밀하고 꼼꼼해 딜을 수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 포트폴리오기업 밸류업 집중, 딜스펙트럼 확장 추진

정 상무의 취미는 크로스핏이다. 크로스핏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원래 운동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건강 관리와 스트레스 해소를 해야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5년 전부터 시작했다. 그만큼 그의 시선은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향후 계획에 있어서도 그렇다. 정 상무는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단기적으로 현재 운용을 맡고 있는 각 포트폴리오 회사의 가치제고(Value up)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대내외적 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더 내실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사업 성장과 볼트온 M&A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투자 초기 계획했던 PMI 계획 실천에 몰입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LP와 투자기업, 운용사 모두 동반 성장하게 만든다는 투자철학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중장기적으로 제이앤PE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 딜스펙스트럼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LP와 산업계 네트워크 외에 기업 최고경영층, 산업계 전문가 등과 교류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정 상무는 언젠가는 제이앤PE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과정에서 국내를 넘어 해외에 투자할 시기가 올 것으로도 본다. 대한항공에서 국제금융을 담당한 경험을 살려 미래에 있을 해외 투자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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