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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레고랜드PF 리스크 '현실화', ABCP 스프레드 '급등'투자심리 급속 냉각…매입확약 조항에 증권사 유동성 부담↑

이지혜 기자공개 2022-10-13 07:21:12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PF 사태에 따른 차환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증권사와 건설사가 신용보강한 유동화증권으로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ABCP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았고 발행량도 급격히 줄었다. 투자자들이 지방자치단체 신용보강물은 물론 증권사, 건설사가 보증한 PF ABCP까지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가뜩이나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 투자심리가 나쁜 가운데 강원도 사태가 트리거로 작용해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의미다. 강원도가 레고랜드PF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에 지급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자 투자자들이 PF ABCP에 등을 돌렸다.

설상가상으로 11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PF ABCP 물량도 적잖다. ABCP의 차환발행이 막히면 증권사와 건설사가 매입확약 의무를 이행하느라 유동성에 압박을 받을 수 있다.

◇PF ABCP 발행 막히나…건설사·증권사 ‘불안불안’

11일 한국자산평가에 따르면 PF ABCP 발행량이 지난 주(10월 3~7일) 급격히 줄어들었다. PF ABCP는 부동산PF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을 말한다. 3일부터 7일까지 발행된 PF ABCP는 1489억원에 그친다. 직전 주보다 84% 줄었다.

ABSTB(자산유동화 단기사채) 발행량도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발행된 ABSTB는 2조105억원으로 직전 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투자자들이 PF ABCP 투자에 신중을 기하면서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썰렁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PF 사태까지 터지면서 투자자들이 투자를 멈췄다”며 “추가매입 금지 및 전면 재검토 조치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문제는 PF ABCP의 주요 신용보강 기업이 증권사, 건설사라는 점이다. 차환발행이 막히면 증권사나 건설사는 ABCP나 ABSTB에 대해 매입확약 조치를 실행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증권사와 건설사가 지급의무를 이행하느라 일순간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면서 유동성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으로 PF ABCP의 11월 만기 도래 물량도 10월보다 많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PF ABCP 만기물량은 10월 2조6767억원, 11월 3조2025억원 규모다.

PF ABSTB도 만만치 않다. 10월 만기분은 15조7394억원, 11월은 8조7020억원에 이른다. ABSTB는 특성상 만기가 한 달 이내로 설정되는 경우가 많아 향후 11월 만기 도래분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ABCP 금리 치솟았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ABCP 시장이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신용등급 A1 기준 3개월물 ABCP와 CP 금리의 스프레드가 연중 최고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벌어져 있다. 6일 기준으로 CP 금리는 3.4%, ABCP는 4.46%를 기록해 스프레드는 95.8bp가 됐다.

그나마도 며칠 전보다 스프레드가 줄어든 편이다. 4일에는 ABCP-CP의 스프레드가 106.2bp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중 최고 수준에 버금간다.


강원도가 레고랜드PF론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ABCP에 대해 지급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ABCP-CP 스프레드는 강원도 사태의 진행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흐름을 보였다. 9월 28일까지만 해도 58.4bp였던 스프레드는 레고랜드PF론 ABCP 만기 당일인 9월 29일 87.9bp로 치솟았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ABCP를 상환하는 대신 시행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기업회생을 법원에 신청하겠다고 밝힌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ABCP가 더이상 상환될 수 없다고 판단돼 신용등급 D를 받은 10월 4일에는 ABCP-CP 스프레드가 100bp를 넘어섰다. 지난해 100bp이상 스프레드가 벌어진 기간이 연말 하루이틀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ABCP 금리 흐름이 심상찮다는 분석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ABCP 시장은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며 “이번 달에 이어 다음 달까지 기준금리가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강원도에서 레고랜드PF론 ABCP의 디폴트까지 터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11월에도 한 차례 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가뜩이나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는데 강원도의 레고랜드PF 사태가 찬물까지 끼얹었다는 의미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PF ABCP 유니버스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며 “유동성 감소로 CP 시장의 규모가 축소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다면 시장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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