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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3개월 승인 첫 사례…"글로벌 사업 확장 기반될 것"②서혁진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법인장 “국내 금융위 인가 경험, 큰 도움 돼”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25 07:32:2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09: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현지 법인 인수 작업이 다소 지지부진한 상태가 됐다. 김정기 현 우리카드 사장의 추진력 덕분에 연내 출범이 가능했던 것 같다”

우리카드는 올해 3월 주식매매계약 이후 단 3개월만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 OJK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금융사의 현지 법인 사례 중 최단 기간에 해당한다. 서혁진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법인장(사진)은 그 첫 번째 비결로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의 추진력을 꼽았다.

OJK는 해외 자본의 최대 지분율이나 해외 임·직원 수를 엄격하게 관리하며 해외 금융사에 대한 규제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부실 금융사 정리 차원에서 멀티파이낸스사 수를 빠르게 줄여나가는 중이다. 신규 설립 인가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며 인수 승인 역시 이전에 비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 법인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 시장에 멀티파이낸스사가 약 160~170개 정도였는데 그 수가 약 140개로 줄어들었다”며 “OJK 입장에서는 들어올 해외 자본은 이미 다 들어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점차 금융사 수를 줄여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해외 자본에 대한 OJK의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올해 초부터 인수 작업을 재추진하지 않았다면 연내 출범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인도네시아 국회에서 해외 자본 소유 멀티파이낸스사의 대표이사를 내국인으로 선임해야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되는 등 규제 강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서 법인장은 “법안 통과 가능성은 발의와 별개지만 기류 자체가 외국 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며 “OJK도 이러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비슷하게 부실 금융사를 끼워서 매각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카드 영업추진센터 부장으로 있었던 서 법인장은 올해 급하게 인도네시아 법인 인수 업무를 맡게 됐다. 그는 앞서 2019년 인수 추진 당시 실사 업무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김정기 우리카드 사장은 그에게 최대한 빠르게 인수 작업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고 그는 2월 초 인도네시아로 입국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회복되기 이전 시기다.

서 법인장은 “글로벌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려는 김정기 사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추진 타이밍이 현재보다는 조금 늦었을 것”이라며 “만약 2월이 아닌 3~4월쯤에 인도네시아에 들어왔다면 규제 강화 흐름과 맞물려 출범이 장기간 지연됐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서 법인장의 인가 관련 경험도 빠른 인수 승인에 힘을 보탰다. 서 법인장은 과거 2013년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할 당시 카드 분사 추진 사무국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한국 금융위원회의 인가 프로세스를 미리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은 것이다.

서 법인장은 “재무제표 상의 심사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그 것은 기본”이라며 “금융당국은 당시의 금융 정책에 맞춰 인가를 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정책 방향에 맞춰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OJK도 마찬가지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잘 설득을 해야 승인이 빨리 날 수 있는 것”이라며 “관계자 면담 요청을 많이 하고 대화를 통해 우리카드의 인도네시아 진출 의지, 법인 인수 계획, 향후 일정 등을 많이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우리카드는 현재 첫 번째 해외 법인인 ‘미얀마투투파이낸스’가 군사 쿠데타, 코로나19 등의 대외 변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사업 성과를 위해서는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가 최대한 빨리 시장에 안착해야 한다. 지난해 미얀마투투파이낸스의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36억원) 대비 3분의 1 규모로 줄어들었다.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관계자는 “미얀마 법인이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선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신규 영업이나 연체 회수 등이 아직은 제한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도네시아 현지 회사 중 우수한 곳을 인수했기 때문에 빠르게 우리카드 글로벌 실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법인장은 출범 초기 ‘게임체인저로의 퀀텀점프 달성’을 목표로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영업 자산을 빠르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재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Gearing Ratio는 약 0.6으로 업계 평균치인 2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다. GR은 국내 시장의 레버리지배율과 유사한 개념으로 그 수치가 낮을수록 타인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자금 조달 및 영업이 경색돼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기존 바타비야 프로스페린 파이낸스는 경영진의 보수적인 영업 정책, 매각 이슈 등으로 인해 소극적인 영업을 이어왔다.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는 향상된 자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중고차 할부금융뿐만 아니라 신차, 전기 오토바이 등으로 리테일 상품을 늘려 나갈 예정이다. 영업 포트폴리오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법인 영업의 비중도 적절히 유지해 나갈 방침이다.

서 법인장은 “리테일과 법인 영업의 비중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의 장점 중 하나”라며 “어느 한 쪽으로 비중이 쏠리면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고승용차 할부금융에 더해 신차, 오토바이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중장비 등 기업 부문 영업도 함께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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