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외화채 콜옵션 논란]콜옵션 행사에 채권가격 회복, 투심 회복은 '미지수'당초 불안한 흐름에 흥국생명이 기름부은 격, 올해 사실상 '북클로징'
김지원 기자공개 2022-11-09 07:27:1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8일 1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생명이 오는 9일 기존 계획대로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으나 한국물 시장의 분위기가 곧바로 개선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이미 한국물 신뢰도에 한 차례 금이 간 상황에서 올해 공모 외화 조달 일정이 마무리된 만큼 내년 초까지 투심 회복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을 비롯한 한국물의 유통시장 가격은 다시 반등했다.◇'설상가상' 한국물 시장…"신뢰 회복에 시간 필요"
흥국생명은 7일 2017년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 5억달러에 대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오는 9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이 흥국생명의 RP(환매조건부채권)를 매입하고 보험사들이 나머지 금액을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올해 안에 한국물 투심이 되살아나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물 시장은 흥국생명이 콜옵션 미행사를 공시하기 전부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달 기업은행이 6억달러의 소셜본드를 발행한 이후 유통시장에서 한국물 선순위채 스프레드가 급격히 벌어졌고 일주일 뒤 리오픈을 개시한 KDB산업은행도 목표금액에 못 미치는 2억달러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뒤이어 달러채 발행을 준비하던 한국투자증권은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해외 투자자들은 레고랜드 사태와 국내 단기 자금시장 경색, 증권업황 부진에 우려를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10월 말 호주 시장에서 캥거루본드 발행을 시도한 하나은행도 원하는 금리에 충분한 수요를 모으지 못해 일정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일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국물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악화했다.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을 비롯한 후순위채 가격이 급락한 것은 물론 내년 콜옵션 만기가 돌아오는 타 보험사들의 외화조달 가능 여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일부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물 매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상 '북클로징'…발행 재개 가능성 ↓
흥국생명이 약 일주일 만에 입장을 번복함에 따라 최근 급락했던 신종자본증권 채권가격은 이전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 수가 상당한 만큼 한국물에 대한 신뢰가 단시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원래대로 행사하겠다고 밝힌 이후 채권가격 문제는 봉합됐지만 한국물 평판에 먹칠을 한 셈"이라며 "결과적으로 시장에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해 한국물 전반의 투심을 위축시켰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선언한 지 하루 만인 8일 신한은행이 4억호주달러 발행에 성공함에 따라 한국물 시장의 문이 다시 열렸지만 사실상 이번 발행이 올해의 마지막 공모 외화 발행이 될 전망이다.
최근 발행 연기를 결정한 한국투자증권,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금융공사가 올해 안에 발행을 재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큰 손실을 본 아시아 펀드, 증권사, 은행 등이 추가 채권 매수를 접은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달 투자자 모집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큼 다시 발행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여전히 불안해 최근 발행을 연기한 발행사들이 일정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제법 걸릴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새로 윈도우를 받아 조달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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