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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헤지펀드]교보증권 인하우스, 펀딩 여건 악화에도 '몰아치기'2000억 연거푸 결성…PBS 없이 NH은행 직접 수탁

양정우 기자공개 2022-11-09 08:15:22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4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증권의 인하우스 헤지펀드가 금리 인상 여건에서 주축인 레포펀드(Repo)를 줄줄이 조성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시장의 폭락기에 펀드레이징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으나 기존 수익자를 중심으로 신규 펀드를 내놓고 있다.

4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인하우스 헤지펀드(사모펀드운용부)는 최근 '교보증권 밸류인컴솔루션 일반사모투자신탁(1000억원)'을 비롯한 채권형 펀드 4개를 연달아 조성했다. 전체 결성 규모는 2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펀드는 증권사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활용하지 않은 게 특징이다. PBS를 거치는 대신 NH농협은행과 직접 수탁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된다. 수탁은행마다 레포펀드의 수임을 지양하는 가운데 몇몇 시중은행이 펀드 론칭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레포펀드의 경우 기초자산이 안정적인 채권이지만 전략에 레버리지가 가미된 탓에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수탁은행이 손사래를 치고 있다. 레포펀드 고유 특성에 따라 복잡한 거래 과정을 거쳐 업무 강도가 센 것도 수탁은행이 거부감을 표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교보증권은 시중은행이 아닌 한국증권금융에 레포펀드의 직접 수탁을 맡기기도 했다.

이번 레포펀드 역시 기본 전략은 그간 교보증권이 내놓은 상품과 동일하다. 레포펀드는 채권이 투자 타깃이지만 레버리지 극대화를 노리기에 '마법의 채권투자'로 불린다. 먼저 국고채와 통안채, 은행채(AAA급)를 매입한 후 이 기초자산을 담보로 현금을 차입(레포 매도 포지션)한다. 현금은 다시 여전채 등 크레딧물을 사는 데 투입된다.


결과적으로 여전채 금리에서 차입 금리(레포 매도 조달금리)를 차감한 스프레드만큼 '플러스알파(+α)'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레포 펀드의 운용 과정(여전채 매입→레포 매도→여전채 재매입)을 계속 반복할 경우 400% 정도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게 가능하다. 레포 매도엔 최소증거금률(헤어컷)이 적용되기 때문에 레버리지가 무한히 반복될 수는 없다.

국내 헤지펀드업계의 레포 펀드는 대부분 레버리지가 200% 수준으로 운용돼 왔다. 고객 수익의 극대화보다 운용 안정성을 고려한 행보였다. 하지만 교보증권은 기관 투자자를 타깃으로 삼아 레버리지를 최고치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운용 콘셉트를 설정하고 있다.

근래 들어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금리가 큰 폭으로 뛰었으나 섣불리 채권 투자에 나설 수 없는 건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탓이다. AA급 회사채를 노리면 4% 대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으나 또다시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값의 하락 폭이 수익을 상쇄할 수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전일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 단행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채권형 펀드는 운용 역량에 따라 고금리 기반을 십분 활용할 여력을 갖고 있다. 단기채 투자나 매칭형 구조가 대표적이다. 단기채는 듀레이션(duration)이 1년 이내여서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격의 하락 타격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펀드 만기와 편입 채권의 만기가 일치하는 구조를 짜도 결국 최종 수익률을 쿠폰금리로 유도할 수 있다.

WM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국내 레포펀드의 맏형 격인 하우스인 만큼 펀딩 시장이 위축된 여건 속에서 신규 펀드를 속속 결성하고 있다"며 "오랜 기간 운용의 묘를 발휘할 수 있는 노하우를 확보해온 만큼 기존 수익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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