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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불모지, NFT로 접점 높인다" [thebell interview]하성엽 마리나체인 대표

이민우 기자공개 2022-12-06 13:07:1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2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크립토 윈터 장기화로 NFT 등 다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부침을 겪는다. 코인, 토큰 가격 등락을 거듭해 불안한데다, 상당수 NFT가 소장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이에 업계는 다양한 실물 자산, 혜택과 연계해 현실 내에서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유틸리티 NFT'를 주목 중이다. 마리나체인 역시 탄소배출권 NFT로 큰 가능성을 지닌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과 기업의 ESG 필요성 및 불편함 개선을 겨냥하고 있다.

하성엽 대표와 마리나체인은 현시대 글로벌 산업을 강타한 친환경과 블록체인 두 키워드를 사업 정체성으로 삼았다. 과거 선박에 승선했던 경험을 기반으로 해운업의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키려 했던 모토가 어느새 탄소배출권, 대체불가토큰(NFT)까지 닿으며 진화했다. 하성엽 대표와 마리나체인이 그리는 탄소배출권 시장 개척과 NFT 등 블록체인 기술 결합에 대한 청사진을 들어봤다.

◇글로벌 거래 80% 차지하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국내 시장은 불모지

하성엽 마리나체인 대표
탄소배출권은 시장에 따라 크게 2가지 종류다. 하나는 공공주도 탄소 배출권 거래시장(CCM)에서 환경부같은 규제당국을 통해 발행된 '규제 탄소배출권'이다. 다른 하나는 민간 스스로 수행한 탄소저감 활동에 근거한 '자발적 탄소배출권'이다. 자발적 탄소배출권은 규제 탄소배출권보다 거래 가능 국가 및 지역이 넓고, 다양한 배출권이 나올 수 있다. 공급, 거래도 많아 글로벌에서 오가는 탄소배출권 80%가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속한다.

다만 하성엽 대표에 따르면, 국내는 아직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의 불모지에 가깝다. 기업 및 지자체 등에서 풍력 발전기(윈드 터빈)와 태양광 패널 등을 다수 설치한 상태지만 이를 자발적 탄소배출권 프로젝트로 연결시키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국내 금융권에서 니즈가 있지만 방글라데시 등 제3국 투자를 거쳐 자발적 탄소배출권을 받아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는 국내의 탄소저감에 대한 인식이 글로벌과 비교하면 초기 수준에 해당해 일어나는 일이다. RE100 가입과 ESG 경영 확대를 추진하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중견, 중소기업은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수요를 이해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반면 싱가포르 등을 비춰보면 탄소저감은 단순 친환경만 아니라 금융권의 ESG, 그린 파이낸싱과 연결되고 있다. 규제와 관련 없는 선사도 고객사, 공급망에 의해 탄소배출권 구매를 강제 받는 경우가 많다.

하성엽 대표는 "과거에는 저렴한 부품을 써서 빠르게 만들기 위해 중국 쪽으로 수요가 몰렸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조선소를 예로 들면 요즘은 친환경적인 작업과 ESG 담당자 유무 등을 어필해 고객사의 ESG 경영, 목표에 부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리나체인도 이런 기업을 겨냥해 탄소 배출이나 ESG 등급을 측정해 블록체인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국내 금융권과도 협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과 NFT는 어디까지나 기술, 현실 산업 완성도 높이기에 집중

마리나체인은 자체 개발자팀을 보유하고 있고 직접 플랫폼 등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지만, 자체 블록체인 메인넷을 만들거나 코인·토큰 ICO 등에 섣불리 집중하는 것은 지양 중이다. 자체 토큰으로 탄소배출권 NFT 등의 유틸리티성을 높일 구상은 있지만, 당장은 현실 산업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블록체인을 어디까지나 '기술'로만 활용하고, 고객과 생태계 참여자에 어려운 진입문턱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미다.

하성엽 대표는 "블록체인 관련 전시를 방문해 다른 곳에서 추진한 자발적 탄소배출권 관련 프로젝트를 확인했는데, 상당수는 실제로 자발적 탄소배출권이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이 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 '우리 코인을 구매해라'로 대부분 귀결이 됐다"며 "그렇다면 마리나체인은 오히려 반대로 코인 이야기를 배제하고 실제 탄소 배출권 사업과 관련 컨설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마리나체인이 블록체인, NFT 기업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는 이유도 비슷하다. 블록체인과 NFT 기술이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효용성을 높여주지만, 산업 내 용어가 어렵고 부정적인 인식도 있어 기업 정체성을 국한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현재로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자체만으로도 시장에서 상당한 수요가 존재하기에 이를 NFT화하고, 고객사나 기업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하성엽 대표는 "고객사에도 NFT나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많아, 탄소배출권 NFT를 설명할 때도 NFT에 집중하기보단 '쿠브(COOV)'처럼 편리한 증명서로 받아들이시라고 말씀드린다"며 "추후 탄소배출권에 대해 토큰을 이용해 투자하고 스테이킹을 하는 그린 디파이(De-fi) 형태도 구상하고는 있지만 이를 당장 진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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