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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지각변동]웨이브, 다가오는 IPO 약속기한 '2024년'④FI로부터 2000억 조달, SK스퀘어 선택에 달린 성장전략

김슬기 기자공개 2022-12-16 12:14:00

[편집자주]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글로벌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토종 OTT의 생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티빙이 KT시즌을 합병하면서 판을 뒤흔들고 있고 SK스퀘어와 지상파 연합인 웨이브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다. 왓챠는 자금조달에 힘을 쓰고 있다. 국내 토종 OTT를 중심으로 각 사의 현 상황과 향후 사업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콘텐츠웨이브(이하 웨이브)는 2019년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다. 통합 OTT 서비스에 SKT가 뛰어들면서 자금유치에도 속도가 붙었다. 당시 SKT(현 SK스퀘어)도 유상증자에 참여했지만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 2000억원을 전환사채(CB)로 추가적으로 조달했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는 조건이 붙었다. CB를 조달하면서 5년 이내 기업공개(IPO)도 약속했다. 결과적으로는 2024년 11월까지 IPO를 하지 못하면 CB 만기상환이 불가피하다. IPO 시한이 2년 정도 남은 시점에서 외형을 키우고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다만 대주주인 SK스퀘어는 올해 원스토어, SK쉴더스 등 상장을 철회하면서 IPO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 2000억 CB 조달 조건은 'IPO', 못하면 만기보장수익율 높여야

현재 웨이브의 최대 주주는 지분 36.36%(전환주 포함)를 보유한 SK스퀘어다. SBS, 문화방송(MBC), 이케이비에스(KBS의 100% 자회사)가 각각 21.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4개 회사가 함께 한 것은 2019년부터다. 당초 투자자는 SKT였으나 2021년 SKT가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를 인적분할하면서 웨이브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SK스퀘어(당시 SKT)는 2019년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18년말 기준으로 '콘텐츠연합플랫폼(푹 운영사)'의 보유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67억원이었다. 차입금은 23억원선으로 순현금 규모는 144억원이었다. 사실상 무차입 구조였으나 대규모 투자를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플랫폼 통합으로 인한 유증으로 자금 숨통이 트였다.


유증과 동시에 FI도 함께 유치했다. 웨이브는 20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고 미래에셋벤처PE와 SKS PE가 공동으로 조성한 펀드 '에스케이에스미래에셋콘텐츠'가 이를 인수했다. 표면이자율은 0.5%, 만기이자율은 3.8%였다. 만기는 5년이었다. FI는 CB를 전환할 경우 현 기준으로 15.38%의 지분 확보가능하다. CB 발행 당시 프리머니(pre-money·투자 받기 전 회사의 가치)는 1조원이었다.

웨이브는 2019년에만 총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끌어오면서 실탄을 확보했다. 다만 유증과는 달리 CB에는 5년 이내 IPO를 하겠다는 조건이 있었다. 조기상환청구권은 없고 전환권 행사기간은 IPO 결정일부터 2024년 11월 28일까지다. 결국 IPO를 전제하고 CB를 발행한 것이다. 전환가능주식은 87만여주다.

또한 기업공개에 필요한 형식적 심사 요건들을 충족했음에도 4년 이내에 IPO 절차에 착수(상장예비심사신청서 제출)하지 않거나, 기업공개 절차 착수 후 합리적 이유 없이 회사가 상장절차를 임의로 중단 또는 철회하거나 고의로 상당기간 지연하여 상장기한 내 기업공개를 완료하지 않을 때 내부수익율(IRR) 9%로 변경하는 등 만기보장수익율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 IPO 현실성 '유료가입자 500만명·매출 5000억원' 달성 여부에 달렸다

2019년 통합 OTT 출범 당시 웨이브는 야심찬 계획이 있었다. 2023년까지 유료 가입자 500만명을 확보하고 매출을 5000억원 규모로 키운다는 것이었다. 또한 IPO를 통해 사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2021년에는 SKT가 추가적으로 100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하면서 2025년까지 1조원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매출을 보면 2019년 973억원, 2020년 1802억원, 2021년 2301억원이었다. 매출증가율은 각각 49.4%, 85.2%, 27.7%으로 연 평균 54.1% 였다. 2022~2023년에 연 평균 50%대의 매출 성장이 있어야 2023년에 매출 5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올해 매출 추이를 보면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88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5% 성장했다. 이미 웨이브의 연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급격한 성장은 쉽지 않다. 또 경쟁사인 티빙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가 국내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2022년 성적이 중요하다. 올해 티빙 매출은 2000억원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넷플릭스는 2021년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유료가입자수는 향후 매출과 현금흐름을 가늠하는 중요한 수치다. 유료가입자수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관련 목표 달성 여부는 알 수 없다. 다만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웨이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420만명이다. 2021년말(474만명)에 비해 11%가 감소했다.

또한 2019년 이후 줄곧 대규모 투자로 인해 영업적자를 보였음에도 성장률이 꺾인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영업적자폭은 2019년 137억원,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으로 총 865억원의 손실을 봤다. 다만 아직 현금성자산은 2021년말 기준 1905억원 수준으로 올해와 내년까지는 투자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 관계자는 "수익성 부분은 변수가 많고 콘텐츠 투자를 어느 정도 하느냐에 따라 개선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도 "투자를 보수적으로 하면 흑자전환은 가능하지만 현재는 성장을 해야 할 때여서 어느 정도로 투자 수준을 조정할지는 경영진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 SK스퀘어의 전략적인 판단은

결국 IPO는 대주주인 SK스퀘어의 전략적인 판단에 달려있다. 웨이브의 사내이사 중에 SK스퀘어 측 인사는 없지만 기타비상무이사와 감사 자리는 가지고 있다. 기존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윤풍영 SK스퀘어 CIO1 센터장은 최근 인사에서 SK㈜ C&C 대표로 이동했다. 감사인 오중석 재무담당은 유임됐다. 윤 CIO의 이동으로 향후 웨이브 이사진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SK스퀘어는 투자전문회사로 웨이브 외에도 비상장사 11번가, SK플래닛, SK쉴더스, 원스토어, 티맵모빌리티 등을 가지고 있다. 올해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 절차를 밟았지만 금리인상 등 시장 상황 악화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SK쉴더스는 IPO 대신 FI 유치 등을 논의하면서 다른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웨이브의 성장 속도에 따라 SK스퀘어는 2024년 IPO와 CB 상환 등을 선택해야 한다. CB를 상환할 경우 웨이브에는 2000억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이 필요하다. 다만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위해 공격적으로 자금을 집행하고 있어서 추가적으로 현금성자산을 확보하긴 쉽지 않다. 결국 웨이브의 성장 외에는 남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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