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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3사는 지금]스카이라이프, 시끌벅적한 지배구조 이슈 일단락?⑤MPP 계열사 스카이라이프TV 중심 통합, KT와 갈등 국면서 무드 전환

이장준 기자공개 2022-12-21 09:49:11

[편집자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미디어 산업 지형을 흔들면서 유료방송 업계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 등 업권은 구분되나 사실상 같은 고객군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이동통신 계열 대표 사업자 SK브로드밴드, KT스카이라이프, LG헬로비전은 최근 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꺼내 들었다. 이들 3사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 주요 사업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등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그동안 모회사 KT와 유료방송 시장에서 경쟁하며 숱하게 부딪혔다. 지난해 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인수할 때 자회사 현대미디어를 KT스튜디오지니가 가져가면서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새로 만든 미디어·콘텐츠 컨트롤타워 'KT스튜디오지니'에 힘을 실으려는 조치였다.

최근 들어 KT그룹 내 동일한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 계열사를 통합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회사를 내줄 수 있다는 스카이라이프의 우려와 달리 스카이라이프TV가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했다.

KT스튜디오지니 산하에 관련 계열사를 몰아주는 대신 스카이라이프의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그룹 차원의 시너지 확대에 집중키로 했다. 추후에도 KT와 스카이라이프가 갈등 국면을 넘어 관계 개선에 나설지 주목된다.

◇스카이라이프, 유료방송 경쟁·현대미디어 인수주체 변경 등 KT와 갈등

인터넷 보급이 본격화하기 전 세계 각국은 방송을 주변국까지 전파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위성을 활용했다. 1999년 국내 최초 방송목적 위성인 무궁화위성 3호를 발사하고 위성방송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와 지상파 사업자가 주도하는 KDB 컨소시엄과 데이콤(현 LG유플러스)이 주도하는 KSB 컨소시엄의 경합을 벌였다.

이후 2000년 12월 KDB 컨소시엄이 승리하며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본격 출범했다. 당시 주주는 KT 15%, KBS 10%, MBC 10%, SBS 1% 등으로 구성됐다. 2002년 3월 첫 전파를 쏘아 올리며 본방송을 시작했다.

*출처=skylife 20년사

하지만 초반 적자를 거듭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이르러 증자가 불가피했다. 당시 방송사들은 참여하지 않았으나 KT만 꾸준히 자금을 투입하며 지분을 늘렸다. 2010년 4월 KT 그룹사로 편입됐고 이듬해 지금의 사명(KT스카이라이프)으로 간판을 바꿨다.

현재는 KT가 스카이라이프 지분 49.99%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KBS가 2대 주주(7.68%)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MBC와 SBS는 지분을 처분하며 주요 주주에서 배제됐다.

문제는 스카이라이프가 최대 주주인 KT와 여러 방면에서 충돌해 왔다는 점이다. KT 본체가 영위하는 인터넷TV(IPTV) 중심으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밥그릇' 다툼이 벌어진 게 근본 원인이다.

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과 KT IPTV서비스의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가입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스카이라이프 노조를 중심으로 KT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KT가 수직계열화 작업에 나서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작년부터 자체 미디어·콘텐츠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KT스튜디오지니를 만들고 산하에 관련 계열사를 배치하며 힘을 실었다.

문제는 이맘때 스카이라이프가 유료방송 시장 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옛 현대HCN(HCN)와 자회사 옛 현대미디어(미디어지니) 인수를 결정했는데 현대미디어 인수주체를 KT스튜디오지니로 바꾸면서 나타났다.

스카이라이프로서는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와 합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를 내주는 것이기에 경영진을 배임 행위로 고발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KT는 투자와 채널편성 정책을 세울 때 현대미디어와 스카이라이프TV를 차별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스카이라이프 구성원을 달랬다.

결국 현대미디어는 KT스튜디오지니 산하로 편입됐고 이름을 미디어지니로 바꿨다. 다만 이후에도 스카이라이프 내부에서는 알짜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를 KT스튜디오지니가 가져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스카이TV로 통합된 미디어지니…KT 전략 변화 후 스카이라이프와 관계 주목

실제로 KT그룹은 경영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미디어지니와 스카이라이프TV를 합병했다. 다만 일부 우려와는 반대로 존속법인을 스카이라이프TV로 정했다는 점이 달랐다.

올 초부터 양사를 합치려는 물밑작업은 지속됐다. 이미 윤용필 대표가 양사 CEO를 겸해온 데다 4월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는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핵심 채널을 'ENA' 패밀리 채널로 새롭게 개편했다.

지난달 스카이라이프TV는 미디어지니를 흡수합병했다. 합병법인의 1·2대 주주인 스카이라이프와 KT스튜디오지니의 지분율은 각각 62.7%, 37.3%가 된다. 이로써 처음 스카이라이프가 HCN을 인수하고 계획한 대로 MPP 통합 작업이 마무리됐다.


이는 KT스튜디오지니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고집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다. KT그룹 차원의 미디어 전략이 바뀐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초에도 OTT '시즌(seezn)'을 운영해온 KT시즌이 CJ ENM 산하 티빙으로 흡수합병됐다. 모든 밸류체인을 직접 확보하고 있지 않더라도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도 KT그룹이 MPP를 단일화한다면 미디어지니보다 스카이라이프TV 중심으로 이뤄지는 게 합리적이라고 봤다. 스카이라이프TV는 '나는SOLO', '강철부대' 등 히트작으로 역량을 입증했지만 아직 미디어지니는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라이프TV의 콘텐츠에 힘입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는데 KT스튜디오지니에 이를 내주면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를 시작으로 KT와 스카이라이프 간 관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디어 밸류체인의 한 축인 채널을 온전히 스카이라이프에 몰아준 만큼 손발을 맞춰 시너지를 키우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진행 중인 KT 대표이사 선임이 확정된 이후 그룹사 CEO 인사를 통해 향후 양사 관계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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