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조직 해체에 신한PWM 간판 존속 여부 관심 은행-증권간 협업 시너지 의문…껍데기 전락 우려도
이돈섭 기자공개 2022-12-21 08:43:46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9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지주가 연말 조직 개편 과정에서 부문제를 해체키로 가닥을 잡으면서 신한PWM 브랜드 간판 존속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지주 산하 계열사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신한PWM 브랜드는 계속 유지하되,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이 별도의 영업 채널을 통해 초고액자산가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것이다.다만 일각에서는 부문제 폐지로 각 사업 총괄직이 없어지는 경우 계열사 협업 채널을 구축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주 차원에서 매트릭스 조직을 없애고 계열사 사업조직 체제로 전환할 경우 향후 어떤 식으로 계열사 간 협업 채널을 구축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금융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지주는 연말 조직개편을 앞두고 현 부문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 대부분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부문제 폐지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진옥동 회장 내정자에게 구체적 조직개편 안을 계속 보고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주 부문 조직에 참여해 온 계열사 개편 작업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이 매트릭스 조직을 꾸리고 있는 WM사업그룹의 경우에도 각 계열사가 사내 별도 사업조직을 설치해 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한PWM 개편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신한지주는 2012년 국내 금융업권 최초로 부문제를 선보이고 지주 차원에서 은행과 증권 협업을 주도해 신한PWM을 론칭했다. 금융자산 3억원 이상 고액자산가에게 복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는 신한PWM은 서울과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 25개 점포를 운영하면서 PB 130명을 거느리고 있다.
신한PWM 출범 이후 사업은 확대 추이를 그려왔지만 내부에서는 은행과 증권 간 시너지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신한은행이 구축한 전국 네트워크에 신한투자증권이 힘을 보태면 사업 파이를 크게 키울 수 있으리란 기대가 있었지만 오히려 계열사 간 갈등 요소가 늘었다는 지적이었다.
은행 고객이 신한PWM 점포에 방문해 상담을 받으면 증권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은행에서 불만이 터져나왔고 반대로 증권에서는 은행에 단순한 상품 제공자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신한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 성과측정 방식이 있었지만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도화선은 과거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신한은행 불완전판매 이슈였다. 감독당국이 WM사업그룹 내부통제가 미흡했다고 지적하면서 부문제 재고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신한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신한은행이 부문제 개편 논의를 사실상 주도해 왔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선출됐고, 신임 행장 체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부문제 폐지안이 부각됐다. 부문제 폐지가 연말 공식화되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은 자체 채널에서 VVIP 영업을 전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신한PWM도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문제가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신한PWM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거버넌스에 변화를 주는 데 그칠 것"이라며 "최근 사업 트랜드를 고려했을 때 초고액자산가 대상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등은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복합점포 형태로 현 지점 운영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소속 부장급 프라이빗뱅커(PB)는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해오던 내용이 있는데 신한PWM 브랜드를 완전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고객 편의성을 고려했을 때 브랜드는 유지하면서 각 계열사가 다른 형태 협업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이라는 얘기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한PWM 브랜드 폐지론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계열사 간 협업 모델을 구축하면 되기 때문에 잡음을 감내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계열사 사업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은행업권 관계자는 "지주 총괄이 없어진 상태에서 계열사 간 협업을 추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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