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막차 CB 점검] 대주전자재료, 왜 승계 발판 포기했을까⑩콜옵션 조건 없어, 대주주 지배력 7%대…투자자 당근책 해석
황선중 기자공개 2022-12-26 08:04:47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 코스닥기업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잇따랐다. 메자닌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CB를 발행하려는 기업의 수요가 넘쳐났다. 다수 상장사들은 유동성 확보부터 지배력 강화, 개인자산 증식과 같은 과실을 누리기 위해 저마다 CB를 찍었다. 더벨은 약 1년 전 CB 막차를 탔던 기업들의 현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2일 08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대주전자재료'가 지난해 발행한 5회차 전환사채(CB) 특징은 콜옵션(매도청구권)이 없다는 점이다. 창업주인 임무현 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이양하는 상황인 만큼 콜옵션을 승계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CB 투자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콜옵션을 포기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11월15일 운영자금 800억원을 조달한다는 명분으로 5회차 CB를 발행했다. 메자닌 규제를 강화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시행 보름 전이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자회사인 IMM크레딧솔루션이 투자에 나섰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자로부터 CB 일부를 되사올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이 담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메자닌 규제 강화 전에 CB를 찍은 만큼 콜옵션을 적절히 활용하면 최대주주 지배력 보강이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콜옵션 행사한도를 발행 당시 최대주주 지분율까지 제한하는 현행 규정에 얽매이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주전자재료는 수년 전부터 경영권 승계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창업주인 임무현 회장은 자녀인 임일지 사장과 임중규 부사장에게 경영권을 점진적으로 이양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는 아예 대표직에서도 물러나고 사내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임일지·임중규 남매가 각자대표로서 경영을 함께 책임지고 있다.
지분구조상 최대주주는 지분 7.36%를 보유한 임중규 부사장이다. 누나인 임일지 사장은 6.8%, 부친인 임무현 회장은 4.69%를 가지고 있다. 일가친척으로 구성된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한 오너일가 지배력은 27.43%에 달하지만, 최대주주 개인 지분율이 다소 낮은 편에 속한다. CB 콜옵션을 활용하면 이같은 약점을 일부 보완할 수 있었다.
시장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5회차 CB 투자자에 일종의 '당근'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콜옵션을 포기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5회차 CB는 발행사인 대주전자재료에 유리한 조건으로 짜여졌다. 우선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외부에서 800억원을 빌리면서도 이자비용 부담이 전무하다는 뜻이다. 만기일은 무려 2028년 11월이다.
반대로 투자자인 IMM크레딧솔루션 입장에서 800억원을 투자했지만 한 푼의 이자수익도 거두지 못한다. 유일한 수익창출 방법은 전환권 행사를 통해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지만, 5회차 CB에는 리픽싱 조건마저 담기지 않았다. 주가가 하락해도 전환가액이 낮아지지 않아, 전환권 행사에 따른 시세차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콜옵션이 없는 점은 IMM크레딧솔루션에 유리한 조건이다. 통상 주가가 상승하면 발행사는 콜옵션으로 투자자가 보유한 CB 일부를 다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투자자는 울며 겨자먹기로 발행사에 CB를 넘겨야 하지만, IMM크레딧솔루션은 5회차 CB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대수익을 독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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